김해 정치 미래가 걱정이다 <2>
김해 정치 미래가 걱정이다 <2>
  • 박춘국 기자
  • 승인 2016.04.15 01:4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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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춘국 논설위원
 4ㆍ13 총선에서 낙동강 벨트가 무너졌다. 새누리당이 텃밭이라 여긴 부산과 경남지역 유권자들은 이번 선거에서 준엄한 심판으로 텃새를 꾸짖었다. 낙동강 벨트의 진원지인 김해는 두 곳 모두 더불어민주당이 승리했고, 양산 한곳과 부산 5곳에서도 냉엄한 심판이 따랐다.

 특히 김해시는 두 곳의 국회의원과 시장재선거에 이어 시의원까지 4곳 모두에서 더민주가 승리했다. 이쯤 되면 김해지역 새누리당은 존립을 걱정해야 할 때가 왔다고 봐야 한다.

 주목해야 할 점은 이번 선거에서 당선된 김해지역 4명의 당선인 가운데 김경수 당선인을 제외한 3명이 새누리당에서 옮겨갔다는 것이다.

 재선에 성공한 민홍철 의원은 한나라당 당적으로 정치를 시작했다. 여당의 선택을 받지 못한 그는 문재인 전 대표의 대권 도전과 함께 야권으로 당적을 옮겼다. 얼마 가지 않아 그는 여의도 입성에 성공했고 이번에 재선의 영광을 안았다.

 또 김해시장재선거에 당선된 허성곤 김해시장은 2년 전 시장선거에서는 새누리당 후보로 경선에 참여했다. 이후 부산진해경제자유구역청장에 임명되면서 당적을 내려놓은 그는 이번 선거에서는 고심 끝에 더민주행을 결행했다. 당적을 옮긴 허 시장의 선택이 ‘신의 한 수’였다는 평가가 따른다.

 김해시라선거구 시의원 재선거에서 더민주 간판을 달고 승리한 김종근 당선인도 본격 선거전이 시작되기 전까지는 새누리에 몸담았다. 김 당선인도 지역에서는 시의원감으로는 넘친다는 평가를 받았지만, 새누리는 끝내 그를 후보로 선택하지 않았다.

 새누리당으로 정치를 시작하거나 오래 몸담았던 정치인들이 꿈을 이루기 위해 야권으로 당적을 옮긴 뒤 성공하는 사례가 김해지역에서 두드러지는 이유는 뭘까? 문제는 김해지역 새누리당의 잘못된 정치 관행에서 출발한다고 봐야 한다.

 그동안 유권자의 두터운 지지를 받으면서 객관적인 우위를 점하는 당내 후보를 다양한 방법으로 찍어눌러 공천을 받지 못하도록 한 사례들이 많았다. 핵심 당원만을 중심으로 폐쇄적 운영을 이어온 새누리당 김해지역 당원협의회는 텃세와 몽니로 지난 선거들을 그들만의 리그로 전락시켜왔다. 유권자들의 지지를 받기보다는 자신들의 지지를 받는 후보를 선택해 왔다.

 김해지역 새누리당에서 상향식 공천은 남의 동네 이야기였다. 새로 입당한 명망과 실력을 두루 갖춘 외부 영입 정치인은 기존 세력들에게는 ‘경계의 대상’이었고 ‘배척해야 할 적군’이었다. 이로 인해 최근 10여 년간 새누리당을 떠난 김해지역 정치인들의 수가 낙동강을 넘치게 하고도 남을 만하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시ㆍ도의원으로 당선된 뒤 지역구 활동에 매진하면서 유권자의 신망을 얻었지만, 당직자와 당협위원장에게 밉보인 현역은 언제나 ‘낙천 대상 1호’였다. 당내 경선에서 패한 후보들은 당의 정정당당하지 못한 경선을 문제 삼았고, 그와 그를 지지하는 이들은 본선에서 역선택으로 보복했다. 그리고 다음에는 상대 당으로 옮겨갔다. 그리고 승리를 차지한 이들도 있었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새누리당 지지가 절반을 넘지만, 주요 선거에서 당선자를 배출하지 못하는 이유는 여기에 있다.

 새누리당을 지지하는 유권자들도 급기야 자신이 지지하는 정치인이 후보로 선출되지 못하는 반복된 ‘악순환의 고리’를 끊어내기 위해 대승적(?) 선택을 하기에 이르렀다. 김해지역 유권자들이 지지하는 당을 접고 인물 위주의 선택을 하기 시작한 것은 한편으로는 새누리당에 대한 실망이지만 근원의 책임은 새누리당 내 기득권 세력에게 있다.

 새누리에서 더민주로 옮겨간 이들의 승승장구는 김해에서 상당 기간 이어질 전망이다. 정치는 어디에 설 것인지를 빠르게 판단하는 기술이다. 이들은 기득권을 내려놓고 가시밭길을 자초하는 강수를 뒀다. 그 판단력이 승리를 일군 원동력인 것은 분명하다. 이제 도민들은 이들이 말이 아닌 더 빠른 행동으로 ‘정치적 묘수’를 부리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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