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장 문화재 보호 특별법 절실
매장 문화재 보호 특별법 절실
  • 박춘국 기자
  • 승인 2016.03.10 2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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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춘국 논설위원
 김해 최고 인구 밀집지역인 장유 인근 율하2지구 택지 조성지에서 신석기 시대 식량인 도토리와 호두가 발견됐다. 이번에 발견된 도토리 유적은 현재까지 3곳에 불과해 학계가 주목하고 있다. 지난 2014년 3월부터 발굴조사가 시작된 율하2지구에서는 이번에 발견된 도토리, 호두 외에 나무기둥 등 신석기시대 저습지 유적과 고려~조선시대로 추정되는 대규모 건물지 등이 확인됐다.

 현장에서 나온 나무기둥을 탄소연대측정법으로 분석한 결과, 약 5천 년 전에 사용한 것으로 추측되며 이곳이 습지여서 도토리 유구가 잘 보존됐다고 발굴조사에 참여한 경상문화재연구원은 설명했 다.

 해상무역을 통한 번성과 찬란한 철기 문화를 꽃피운 가락국의 도읍 김해는 도시 전역이 문화재 매립지다. 규모가 상당한 고인돌이 자주 발견되는 것으로 미뤄볼 때 김해는 선사시대 이전부터 우리 조상들의 터전이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최근 김해 시내 한 주택에서는 집수리를 위해 마당을 파다가 고려청자가 발견됐고, 지난해 계곡에서 물놀이하던 피서객이 유물을 발견해 포상금을 받기도 했다.

 이처럼 김해지역 곳곳에서 발견되는 유물과 문화재들이 정상적인 절차를 거쳐 박물관에 보관ㆍ전시되는 일도 있지만, 암암리에 밀거래가 이뤄지는 일도 자주 있다. 필자는 취재기자 시절 공사현장에서 흘러나온 국보급 유물이 거래되는 현장을 목격하기도 했다. 특히 사회부 기자로 활동할 때 공사현장에서 문화재가 발견됐지만, 현장 책임자의 지시하에 은폐됐다는 제보도 수 없이 받았다.

 지난해에는 김해 율하지역 아파트 공사 현장에서 토목공사를 하던 중에 문화재로 추정되는 물건들이 다수 발견됐지만, 현장에서 발견 사실을 쉬쉬했다는 제보가 잇따라 취재 기자들이 확인에 나선 일도 있었다. 당시 중장비 기사들을 통해 나온 이야기를 중심으로 용의자를 공사에 참가한 인부 등으로 좁혀 갔지만, 사실관계를 밝히기에는 역부족이었다.

 김해 전역에서 광범위하게 일어나는 문화재 발굴 은폐가 잘못된 법에 기인한다는 주장이 많다. 현행법상 공사현장에서 문화재가 발견되면 추가 발굴비용은 대부분 사업주가 책임진다. 발굴비용 추가보다 더 큰 타격은 공사 기간 연장이다.

 개발사업주에게 공사 기간 연장은 치명적이다. 이런 이유로 1차 문화재 발굴조사를 마치고 공사 중에 발견되는 문화재 상당수는 발굴비용과 공기 연장을 우려해 훼손하는 경우도 많고 발견 사실을 숨기기도 한다.

 사태가 이 지경에 이르자 일각에서는 공사현장 매장 문화재를 더는 사업주와 시공사, 현장 관계자들의 양심에만 맡겨서는 안 된다는 주장이 확산하고 있다. 사학자들과 개발사업자들은 매장 문화재 발굴 비용을 국가가 부담하는 쪽으로 법을 개정해야 한다는 의견을 내고 있다. 사업부지 내에서 문화재가 발견되면 사업주들은 재수가 없다는 이야기하는 현실을 고려한다면 관련법 개정은 시급하다.

 특히 김해시와 같이 도시 전역에 매장 문화재가 분포한 지역은 관련법 개정 전에 특별법을 만들어서라도 사업주들에게 발굴비용과 공기 연장 부담을 주는 폐단을 없애야 한다. 김해시를 비롯한 지자체도 문제 해결을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야 하지만 현재까지 별다른 역할을 못하는 것같아 안타깝다.

 김해 전역에 분포된 매장 문화재를 보호하는 것은 미래와 후손에 투자하는 일이다.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는 말이 무섭게 다가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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