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주권은 국민에게 있다
대한민국 주권은 국민에게 있다
  • 허균 기자
  • 승인 2016.03.01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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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허균 제2사회 부장
 정의화 국회의장이 직권 상정한 테러방지법안이 기폭제가 된 필리버스터가 뜻밖에도 폭발적인 반응을 일으키고 있다. 3ㆍ1절인 1일 오전 더불어 민주당이 필리버스터 중단을 예고하긴 했지만 이날 오후 3시 현재 안민석 의원이 31번째 주자로 나서 무제한 토론을 이어가고 있다. 30번째 주자였던 임수경 의원의 뒤를 이어 나선 안 의원은 본회의장을 가득 메운 방청객들을 향해 “응원에 감사한다. 민주주의의 함성이 국회에서 전국으로 퍼지고 있다”며 토론을 시작했다.

 지금 국회에서 벌어지고 있는 합리적 의사방해를 위한 무제한 토론, 필리버스터는 주로 소수파가 다수파의 독주를 막거나 기타 필요에 따라 의사진행을 저지하기 위해 합법적인 수단을 동원해 의사진행을 고의적으로 방해하는 행위를 말한다. 미국ㆍ영국ㆍ프랑스ㆍ캐나다 등에서 시행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청와대와 집권여당인 새누리당은 이 나라의 주권자인 국민들의 안전과 경제발전을 위해 테러방지법안을 반드시 원안대로 통과시키려하고 더불어 민주당 등 여당 국회의원들은 테러방지법안이 통과된다면 국정원이 무소불위의 힘을 갖게 돼 전 국민이 국정원의 감시 속에서 숨죽여 살아가야 한다며 법안통과를 막고 있다. 많이 배우지 못하고 지식이 짧은 기자는 도대체 누구의 말이 맞는 것인지 분간이 어렵다. 아마 대부분의 독자들도 자신이 좋아하는 정당의 원칙에 따라 테러방지법안에 대한 의견이 찬반으로 나눠졌을 가능성이 크다.

 박근혜 대통령은 취임 3년을 하루 앞둔 지난 2월 24일 국민경제자문위원회의에서 “많은 국민이 희생을 치르고 나서야 테러방지법안을 통과시키겠다는 얘기인지, 이것은 정말 그 어떤 나라에서도 있을 수 없는 현상”이라고 비난했다. 그는 또 “사회가 불안하고 어디서 테러가 터질지 모르는 그런 상황에서 경제가 발전할 수 있는가”라고 소리치면서 손바닥으로 탁자를 내리치기도 했다.

 맞는 말이다. 우리는 911테러로 뉴욕의 쌍둥이 빌딩이 모래성처럼 허물어지는 걸 똑똑히 지켜봤고, 지난해 11월 프랑스 7곳에서 발생한 동시 다발 연쇄 테러 사건을 생생히 기억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테러안전국이 아니다. 어떻게든 국민이 다칠 수 있는 테러는 없어야 하며 막을 수 있으면 미연에 방지해야 한다는 여당과 청와대의 원칙에 공감한다.

 그렇다고 야당이 행하고 있는 필리버스터를 폄하해선 안 된다. 국회선진화법에 따르면 재적의원 3분의 1 이상이 원하면 최장 100일까지 무제한 토론, 즉 필리버스터를 행할 수 있다. 국회선진화법에 명시돼 있고 미국 등 선진국에서 행하여지는 필리버스터를 두고 ‘반국가적 행위’ 또는 ‘그 어떤 나라에서도 있을 수 없는 현상’이라고 호도해선 안 된다는 말이다. 신경민 의원에 의해 밝혀지기도 했지만 필리버스터 도입은 지금 필리버스터를 행하고 있는 야당이 아닌 새누리당의 공약사항이기도 했다. 새누리당이 필리버스터를 부정하고 비판한다면 자기부정일 뿐이다.

 국회의원도 아닌 기자가 테러방지법이 통과돼야 한다느니, 통과를 막기 위해 필리버스터를 행하고 있는 야당 국회의원들의 행동을 지지한다느니 따위의 말을 하고 싶은 게 아니다. 우리나라에서 최고로 잘난 사람들이 할 수 있는 직업이 국회의원 아닌가. 대통령과 여ㆍ야국회의원들이 자신들의 권리와 이득보다 진정 국민이 무엇을 원하는지 다시 한 번 생각하고 정치를 펼쳤으면 하는 바람이다. 대한민국의 주권은 청와대도, 국회도, 보수도, 진보도 아닌 국민에게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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