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6 11:58 (금)
김해 정치 잔혹사 소고
김해 정치 잔혹사 소고
  • 박춘국 기자
  • 승인 2015.12.21 20:5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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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춘국 편집 위원
 재선을 지낸 민주당 소속 최철국 전 국회의원이 산업단지 인허가 비리에 연루된 혐의로 지난주 구속됐다. 최 전 의원의 구속을 ‘김해 정치 비극’의 끝으로 보는 사람들도 있고 새로운 시작으로 해석하는 이들도 있다.

 지난 2004년 1월 한나라당 대선자금에 연루된 김영일 전 사무총장 구속, 2005년 3월 11일 김맹곤 열린우리당 국회의원 선거법 위반 당선무효, 2010년 송은복 전 김해시장 정치자금법 위반 실형 1년, 2011년 소방업체 납품비리 최철국 전 의원 법정구속(실형 1년 6월), 2011년 뇌물수수 혐의 김종간 전 시장 실형(3년). 2011년 배정환 김해시의회 의장 ‘뇌물 수수’ 혐의로 실형 6년 6월.

 그리고 2015년 11월 김맹곤 김해시장 실형 6월(집행유예 2년), 2015년 12월 최철국 전 의원 구속.

 최근 10여 년 사이 김해지역 정치인이 법원으로부터 실형을 선고받은 사례는 단체장과 국회의원급으로는 김영일, 송은복, 김종간, 최철국, 김맹곤, 배정환 등 6명이다. 이 가운데 한나라당(새누리당) 등 보수진영은 김영일, 송은복, 김종간 등 3명이고, 민주당(새정연) 등 야권은 최철국, 김맹곤, 배정환 등 3명이다.

 하지만 새정연 소속인 김맹곤 전 시장은 두 차례의 당선 무효형을 받아 그로 인해 재선거가 두 번이나 치러지는 결과를 초래했다. 또 같은 당 소속인 최철국 전 의원은 함안의 모 사찰 주지에게 돈을 받은 혐의로 한 번의 실형에 이어 이번에 또 구속되는 비극을 맞고 있다. 같은 당 소속이었던 배정환 전 김해시의회 의장은 김해 정치인 가운데 가장 중벌인 실형 7년(항소심에서 6년 6월)을 선고받고 복역 중이다.

 최근 10여 년 사이 불행이 끊이지 않는 김해 정치인들의 분석과 함께 참담한 비극이 언제까지 이어질지가 큰 관심사다. 일각에서는 보수진영의 불행은 막을 내렸고 당분간 새정연의 시련이 이어질 것이라는 분석을 내고 있다. 이런 근거로는 새정연 소속인 김맹곤 전 시장이 두 차례의 재선거를 만든 이력, 최철국 전 의원의 뇌물수수혐의가 두 번째라는 점 등을 내세우고 있다.

 이로 인해 내년 4월 치러질 선거에서는 최근의 초박빙 승부를 뒤로하고 김해 갑ㆍ을 국회의원과 김해시장 선거에 어떤 행태든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실제 최근 김해지역에서 치르진 선거는 모두 초박빙이었다. 2010년부터 지난해까지 두 번의 시장선거와 한 번의 국회의원 선거가 모두 5% 이내의 초박빙으로 당선자가 갈린 곳은 전국에서 김해시뿐이었다. 2010년 6월 치러진 김해시장 선거에서 김맹곤 후보는 6만 8천853표를 얻어 34.13%의 득표율을 기록했고 2위인 박정수 후보는 5만 7천017표로 29.55%를 얻었다. 3위인 김종간 후보는 5만 6천684표를 받아 29.38%에 그쳤다. 2012년 제19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김해 갑구의 경우 1위인 민홍철 후보와 2위 김정권 후보는 1.16%(989표) 차로 승부가 갈렸다. 김해 을구 김태호 후보와 김경수 후보도 4.23%의 근소한 득표율 차이를 보였다. 2014년 치른 제6대 전국동시지방선거는 시장 후보로 출마한 김맹곤 후보와 김정권 후보는 수차례의 재검표 결과에서 최종 252표 차로 집계가 마무리했다.

 이 같은 초박빙의 선거 결과는 상대방에 대한 적개심과 함께 지역사회가 사분오열하는 갈등구조를 만들었다. 또한 인허가권을 쥔 시장은 산업단지 등의 승인 등에 영향을 미쳤다는 이야기들도 나온다. 이런 와중에 새정연 소속 인사들과 시장의 측근들은 업자들에게 접근해 돈을 받아 챙기는 불행한 결과가 나왔다.

 최철국 전 의원은 독실한 신앙인이다. 김맹곤 전 시장도 2번의 시장선거에서 신앙인의 지지를 많이 받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정작 뇌물의 창구로 이용된 사람은 함안군 소재 사찰의 주지였다. 이러한 최철국 전 의원이 ‘돈’ 이라는 유혹을 벗어나지 못하고 구속돼 보는 이들로 하여금 안타깝게 만든다. 노블레스 오블리주라는 말을 김해에서 정녕 찾아보기 어렵단 말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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