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두록은 아주 많이
수두록은 아주 많이
  • 안태봉
  • 승인 2015.12.17 23:3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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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태봉 시인ㆍ부산사투리보존협회 협회장
 제1차 남북 당국회담이 지난주 개성에서 열렸다. 우려했던 대로 다음 일정을 잡지 못한 채 결렬됐다. 북한은 남한이 약속을 져버렸다고 하고 통일부에서는 금강산관광 트집을 잡아 북한이 내쳤다고 한다. 그동안 북한이 우리 측에 보여준 것을 보면 고도의 정치적 술수가 담겨 있음을 누가 말하지 않아도 아는 사람은 다 안다.

 “바라 북칸이 그럴 줄 알아뿟다. 우째그리 순진하게 당국해담을 열은 기고. 다 저거 속샘이 있는 기다. 이산가족덜이 말키 팔십이 넘은 어런덜이 수두룩한데 우짤라꼬 그런 기고. 저거는 애미애비도 업나. 인자 살아바야 십 년 이십 년 안팍이다. 살아계실 때 만나도록 해주뿌야 하는대 왜 자꾸자꾸 미루는 거고. 금강산간강도 조치만 이 추분날애 무신 간강이고. 내가 보이까내 해담이 안대는 거는 북칸이 태도에 달린 거 아이가”라며 이번 남북 당국회담 결렬은 북측의 책임이 더 크다며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해운대구협의회 고문으로 있는 이상조(71) 시인이 밝혔다.

 국제 Pen클럽 회원으로 있는 김종기(62) 시인은 남북당국회담이 북한의 보이콧으로 결렬됐지만 아직까지 해결 안 된 천안함 폭침 도발에 따른 5ㆍ24 조치와 박왕자 씨 피격으로 인한 금강산 관광 중단 조치로 경색된 국면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어디까지나 북한의 책임 있는 사과와 재발방지 약속을 들어야겠다는 우리 측 입장을 헤아려야 하는데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시치미를 떼고 있으니 참으로 안타깝다며 “시상이 다 아는 일을 와아 북칸 저거만 모리는거구. 사가도 안 받고 우째 소중한 목심을 마껴서 간강을 하갯노. 저거덜이 우리 입장 대바라 함부래 간강을 하갯나 무신 구실을 부치도 그럴싸하개 해야지. 지가 주장만 내나꼬 토끼드시 달라빼고 있어이 이기 대는 소린강. 와아 우리 소리는 하낱이도 안 듣는 기고. 저가 말만 시버리노코 있는 기고”라며 너무 일방적으로 ‘금강산관광을 재개하기로 했다’는 문구를 공동보도문에 넣을 것만 주장하는 것을 보아도 얼마나 염치없는 짓이냐고 되물었다.

 올해 여든두 살의 함경도 북청이 고향이라는 황경순 할머니는 이번 남북 당국회담을 기대 반 우려 반으로 지켜보았는데 그만 회담이 결렬되었다는 보도를 접하자 “아모리 가턴 족속이라 하지만 남북이 만나는대 무신 제약이 그리 만은 거고. 내가 인자 사라꼬 하몬 맷쌀을 더 살끼고. 이북애 우리 가족이 맷이나 대는지 생사도 모루게꼬 수시로 만날 수 있는 공간을 맨덜어서 하몬 댈낀대 머거리 재약이 만은긴공. 얄라구진 넘덜이다. 산책 나온 사람을 총으로 쏘아 죽이지 안나, 천안함 폭침으러 대기만은 절문 아아덜이 죽어 나간 거를 보모 어찌 사가 한마디도 업는 기고”라며 남북대화를 계속해 이산가족의 한을 풀어주라고 주문했다.

 일각에서는 북한이 모란봉악단의 중국 공연을 돌연 취소하고 귀국시킨 것을 보면 북한의 불확실한 것이 확실해졌다며 남북 당국회담 결렬 또한 북한 당국에 있는 것이다며 시를짓고듣는사람들의모임 자문위원 묘정(64) 시인은 “북칸의 예측 불가한 행우지에 흔들리서는 안대는 기다. 이러키 할수록 더 다자바서 우리가 원하는 거를 간철대도록 해야 대는 기다. 그라고 북칸은 어영부영 해담장애 나오지 말고 진정성과 진의를 가꼬 임해야 남측이 바줄개 아닌가. 인자 새월도 바뀟따. 북칸도 바리개 해야 우리가 도아줄 꺼 아인가. 와 저거 주장만 하는 기고”라며 경제적으로 나은 우리가 한발 물러설 수도 있지만 북한의 억지 주장은 거둬야 한다고 말했다.

☞ 어런덜 : 어른들, 우짤라꼬 : 어떻게 하려고, 시상 : 세상, 사가 : 사과, 함부래 : 함부로, 토끼드시 : 도망가듯, 시버리고 : 말을 하고, 아모리 : 아무리, 맷쌀 : 뱁쌀, 절문 : 젊은, 행우지 : 행동거지, 더 다자바서 : 더욱더 고삐를 죄어, 바리개 : 바르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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