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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해시의회, 편 가르기 그만해야
김해시의회, 편 가르기 그만해야
  • 원종하
  • 승인 2015.12.16 21:1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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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종하 인제대학교 글로벌 경제통상학부 교수 토요 꿈 학교 대표
 김해시의회가 노무현 전 대통령 기념관 설립 예산 삭감을 두고 또 내홍을 겪고 있다. 김해시의회는 총 22명의 의원 중 새누리당 13명, 새정치민주연합 8명, 무소속 1명으로 구성돼있다. 이러다 보니 의회가 열릴 때마다 첨예하게 대립된 사안에 대해서는 합리적인 의사결정보다는 독주(獨走)로 흐르거나, 내부의 문제를 법적문제로 까지 확대시켜 시민들에게 눈총을 받거나, 편 가르기 식의 갈등구조를 보여 왔다.

 예견된 갈등의 1라운드는 공개투표 논란이였다. 첫 의장단 구성 시 불협화음이 불거지면서 소송으로 이어지기도 했다.

 제2라운드는 의장단의 업무추진비 불법사용 문제를 새정치민주연합 소속 의원이 제기 해 이 역시 검찰 고발로 확대되면서 다시 쟁점이 됐다.

 3라운드는 최근 새누리당 소속 의원들이 중심이 돼 노무현 전 대통령 기념관 건립 예산 10억 6천700만 원 전액을 삭감했다가 다시 절반을 배정한 내용이다. 그동안의 과정을 개략적인 팩트 중심으로 살펴본 것이지만, 갈등의 본질은 그동안 개인적으로 또는 소속정당의 입장에서 쌓였던 것들이 서서히 폭발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특히 노무현 전 대통령 기념관 (깨어있는 시민문화체험관)은 2019년까지 국비와 도비 138억 원을 투입해 진영 봉하 마을에 지하 1층, 지상 2층의 기념관을 건립하는 사업이다. 장차 김해시의 역사ㆍ관광 사업의 활성화뿐만 아니라 김해 출신 대통령을 기념하는 공간으로서, 자라나는 세대에게 좋은 교육의 장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물론 “기념관 건립 자체가 시급하지 않은데다 국비로 건립하는 것이 타당하다”는 새누리당 의원들의 입장도 일리는 있어 보인다. 그러나 이제는 모든 의원들이 그동안의 개인적인 묵은 감정과 각 소속정당의 프레임에서 벗어나, 갈등을 털어내고 새로운 마음으로 김해시민과 김해의 미래를 보고 나가야 한다. 짧은 시간이지만 한 번의 기회가 더 남아있다. 17일 김해시의회 제188회 정례회 본회의에서 최종 확정된다고 하니 최대한 더 많은 대화와 토론을 통해 전액 부활을 요청한다. 새해가 되면 이제 임기 반환점을 돌게 된다. 초심으로 돌아가 약속했던 일들을 다시금 확인하고 미진한 부분은 더 매진해야 한다. 정치란 민심을 하나로 모으고 미래의 비전을 제시하며, 현재의 문제를 해결해가는 고도의 기술을 필요로 하는 영역이다. 소속정당의 입장과 상반되고 더 나아가 개인적 손실이 발생한다 하더라도 시민의 입장에서 생각하고 판단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지역의 현안과 갈등적 요소를 해결하고 해소해 나가야 할 책무가 있는 김해시 의회가 필요 이상의 갈등을 야기해 소모적인 논쟁을 하고 있지는 않은지 한 해를 마무리 하면서 반성해볼 일이다. 시의회의 본질은 행정기관인 김해시를 견제하고 비판하는 기능을 철저히 수행 할 뿐만 아니라 민심을 파악하고 시민을 위한 일들을 찾아나서는 것이다. 이런 중차대한 사명이 앞에 놓여있음에도 불구하고, 내부에서 갈등을 유발하고 분쟁을 일으킨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으니 이제부터라도 본질로 돌아가서 본연의 임무에 충실해주길 바란다.

 김해시 예산은 4년 연속 1조 원대를 기록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보면 2016년 예산은 1조 1천 725억 원으로 지난해 보다 106억 원이 증가 했다. 이런 예산편성이 제대로 돼 있는지 또 어떻게 집행될 것인지에 대한 냉철한 분석력을 가져야 한다. 내년에도 경제가 어려울 것으로 전망하고 있는 이 시점에 우리 김해의 중소기업과 서민경제에 미칠 영향을 분석하고 대책마련을 위한 전략도 수립해야 한다.

 자리가 사람을 만들 수는 있지만 능력까지 키워주진 못한다. 현재 김해시는 시장(市長)의 부재로 그 어떤 때보다 어려운 시기를 보내고 있다. 이럴 때 일수록 더욱더 긴장감과 책임감을 가지고 매사에 성실함으로 임해야 한다. 새해에도 여전히 의정활동보다는 당리당략적 일들에만 열중한다면 시민들의 냉혹한 판단을 받게 될 날이 머지않아 올 것이다. 임기 4년 동안 경조사나 인간적인 관계를 통해 평가 받는 것도 필요하겠지만, 당당하고 정의로운 의정활동을 통해 시민들에게 박수받는 진짜 김해시의원들이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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