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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양 재약산 사자평, ‘자연 교향곡’ 흐르는 하늘 억새길 ‘유혹’
밀양 재약산 사자평, ‘자연 교향곡’ 흐르는 하늘 억새길 ‘유혹’
  • 장세권 기자
  • 승인 2015.10.13 22:3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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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음골 케이블카 원경 고산습지ㆍ등산로 정비 생태 관광지 글로벌화
▲ 등산객들이 밀양 재약산 사자평원을 걸으며 자연의 소리를 듣고 있다.
 어두침침한 날 스산하다가 날이 개면 언제 그랬냐는 듯 눈부실 정도로 화사하다. 역광에 반사되면 찬란한 금빛 억새 뽐내고 석양에 비치면 수줍은 홍조 띠고 달빛에 젖으면 이내 푸근한 솜털억새 옷 갈아 입고 억새는 무리를 이루면 화려함과 아름다움이 배가된다. 그 모습이 너무나 장관이라 광활한 평원의 가을파도, 광평추파(廣坪秋波)로 불린다.

 억새밭에 가을 햇살이 엷게 비칠 때 스쳐가는 바람결이 빚어내는 억새들의 화려한 합창은 대자연의 교향곡이다. 모두가 시인이 되고 광평추파 확인하러 영남알프스 밀양 재약산 사자평에 가보자.

 억새는 사자평의 주인공이다. 사자평에 오르면 사람들이 왜 이 가을에 산을 찾는지 이유를 알게 된다.

 바람에 휩쓸려 하얀 물결을 이루는 억새는 벌써 하얀 손을 들어 산을 오르는 사람들에게 손짓하고 넓게 펼쳐진 억새밭에는 가을바람과 가을볕이 따사롭다 또 그 속에는 하얀 손 나부대는 억새가 부르는 가을 노래를 사람들은 가슴으로 듣고 감상한다.

 가을이 떠나기 전에 꼭 한 번 가고 싶은 가을산이 바로 영남알프스로 불려지는 천황산, 재약산이다. 이 두 산은 영남의 알프스로 불리어지는 명산으로 전국적인 명성을 얻으며 사자봉, 수미봉, 관음봉, 미륵봉, 향로봉 등 해발 900~1천m에 달하는 봉우리로 사시사철 등산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곳이다.

 표충사 남쪽 등산로를 따라 오르다 보면 흑룡폭포와 층층폭포를 만나는 8부 능선에는 밀양 8경중 하나인 사자평이 우리를 반긴다. 금 은빛 물결이 장관을 이루고 있는 사자평 억새는 현재까지 알려진 우리나라 고산습지 중에 가장 광활하고 넓은 산지습지로도 유명하다.

 먼저 얼음골 케이블카를 타고 얼음골에서 재약산 사자평원으로 떠나보자. 밀양 얼음골 케이블카는 산내면 구연마을에서 진참골 계곡까지 1천751m이며, 상부 승강장이 1천20m 고지까지 10분 만에 도착해 산행이 더 수월해진다.

 상부 승강장에 내려 전망대까지 280m를 하늘정원 데크로드를 걸으며 동쪽에 펼쳐진 사자평 억새와 영남알프스 산군의 원경을 조망할 수 있다.

 케이블카 상부 승강장 전망대인 녹산대에서는 좌측의 천황산과 재약산, 전방의 백호바위를 중심으로 한 백운산과 그 뒤에 좌우로 자리한 운문산과 가지산이 보인다.

 백운산 자락에는 시례 호박소와 오천평 반석, 천황산, 가지산 자락에는 얼음골 등 밀양의 비경을 감상하고 얼음골의 신비와 함께 사방이 산으로 둘러싸인 분지라는 지역적 특성으로 인해 꿀 사과라고 할 정도로 당도가 뛰어난 얼음골 사과를 맛볼 수도 있다.

 케이블카 상부승강장을 떠나 천황산으로 향하는 길에는 샘물산장이 기다리고 있다. 산장주변 또한 온통 억새밭으로 형성돼 억새의 풍광과 처음 마주친다. 샘물산장에서 천황봉으로 오르는 길은 전형적인 아름다운 산길이다.

 또하나 사자평원의 아름다운 풍경을 눈에 담기 위한 산행의 첫 걸음의 시작인 표충사에서 재약산에 오르는 길은 동서남북 사방으로 열려있다.

 우선 서쪽으로 금강폭포-한계암을 거쳐 사자봉에 오르는 길, 내원암에서 곧바로 사자봉으로 가는길, 내원암을 거쳐 진불암에서 수미봉으로 갈라지는 길이 있다. 표충사 뒤를 돌아가는 길은 고사리분교 터를 거쳐 수미봉으로 가는 길과 남서방향으로 가다 층층폭포 고사리분교 터를 지나 수미봉으로 이어지는 길이다.

 재약산의 특징은 전체적으로 산세가 부드러우면서도 정상 일대는 거대한 바위로 이뤄진 수미봉과 사자봉이 남북으로 서 있고 사자봉은 봉우리에 사자가 앉아있는 형상으로 큰 바위가 암벽을 형성하고 있다.

 최근 밀양시는 영남알프스 마운틴 탑 사업과 영남알프스 생태하늘마루 조성사업 등을 통해 고산습지를 보전하고 등산로를 새롭게 정비해 등산객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고 있으며 영남알프스지역에 분포하는 환경 생태 자원을 활용해 생태관광지를 조성하고 나아가 글로벌 관광지역으로 발전시킬 계획을 구상하고 있다.

 사자봉 아래 쪽은 그 유명한 재약산 사자평원이다. 이처럼 광활한 사자평은 1980년대에 목장을 조성하기 위해 큰 나무를 베어내면서 지금의 모습을 갖추게 됐으며 당시 목장 흔적을 보여주는 폐건물이 관목과 억새에 파묻혀 있다.

 사자평은 예전엔 억새풀이 밀집해 자른 곳만도 16만 여㎡에 이르렀고 그래서 가을철 사자평 억새풍관을 광활한 평원의 가을파도 같다 해 광평추파(廣坪秋波)라 했다.

 이처럼 사자평은 2007년에 꼭 보전해야 할 한국의 자연문화유산으로 선정됐고 사자평 습지보호지역은 재약산 정상부(해발 750~900m)에 위치한 면적 0.58㎢의 고산습지로서 2006년 12월 28일 습지보호지역으로 지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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