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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모작 인생, 행복한 노후 준비해야
3모작 인생, 행복한 노후 준비해야
  • 원종하
  • 승인 2015.08.12 20:4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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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종하 인제대학교 글로벌 경제 통상학부 교수
 삼복(三伏)더위가 절정에 이른 지난주 경남 거창의 장수대학으로 특강을 다녀왔다. 방학이라 조금은 한가롭게 여행을 겸한 외출이라 생각하고 모처럼 버스를 이용해 가려고 집을 나섰다. 마산과 진주로 이동해 산청 함양을 지나 거창까지 짧은 여정이었지만 차창 너머로 보이는 여름 한낮의 풍경은 젊은 시절 배낭을 메고 여행을 다니던 옛날을 생각하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더운 날씨임에도 불구하고 강당을 꽉 메운 어르신들의 열정에 더위는 문제 될 것이 없었다. 두 시간 동안 중간 중간에 어르신들이 좋아하는 노래를 함께 부르다 보니 언제 시간이 지나간지 모르게 강의는 끝났다. 김해로 돌아오는 길에 파란 들판을 쳐다보니 아침의 설렘이 저녁의 보람으로 다가왔다.

 우리는 이미 평균 수명 100세 시대를 살고 있다. 과거와는 다른 인생 3모작을 위한 설계를 해야 한다. 100년을 30년 단위로 세분화해보면 1모작은 30세까지 성장을 위한 준비기간이며, 60세까지 2모작은 성숙을 위한 시간으로 왕성한 사회활동을 할 시기이고, 3모작인 90까지는 행복한 성공을 위한 시기이다. 모든 시기가 다 소중하고 중요하겠지만 일상적인 생활의 반복이 지속될 마지막 3모작을 어떻게 보내느냐에 따라 개인 삶에 대한 평가는 달라진다.

 오래 산다는 것은 축복이지만 준비되지 않은 노년은 불행한 시간일 수도 있다. 문제는 우리나라가 세계에서 가장 빨리 늙어가는 나라가 되고 있다는 것이다. 한국은 15년 뒤인 2030년경에는 65세 이상 노인인구가 전체 인구의 20%를 넘어서는 초고령사회에 도달하게 될 것이라고 예측하고 있다. 고령화 사회에 진입한지 22년과 10년에 걸쳐 초고령사회에 진입할 예정이다. 이러한 수치는 일본이 22년과 12년, 프랑스 115년과 41년, 미국 71년과 15년에 비해 엄청나게 빠르게 진행되고 있음을 말해주고 있다. 미래에 대한 대비가 채 되기도 전에 미래가 현재에 도달한다는 것을 말하는 것이다. 미래에 대한 준비는 빠르면 빠를수록 시간과 경제적인 면에서 좋다. 나이가 들게 되면 대부분 경제적인 어려움과 질병 그리고 외로움이라는 3중고(重苦)를 겪게 된다. 젊었을 때에 비해 상대적으로 찾아주는 사람도 적으며 생물학적으로 오래 사용한 몸은 문제가 생기기 시작하고 연금과 노후 자금을 준비하지 않은 사람들은 당장 경제적인 어려움에 직면할 수밖에 없다. 행복한 노후를 보내기 위해서는 지금부터 몇 가지 준비를 해야 한다. 첫째 육체적 건강관리를 위해 주기적으로 운동을 하는 것이다. 세계보건기구(WHO)의 정의에 따르면 건강이란 질병이 없고 허약하지 않은 상태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신체적, 정신적, 사회적으로 안녕한 상태를 말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일주일에 3회 이상 30분 정도 손쉬운 걷기운동부터 시작해 보면 좋겠다. 둘째는 사회적 건강을 위해 공부하는 것이다. 나이가 들수록 자기고집이 강해지고 과거의 경험과 지식에 얽매여 다른 사람과의 관계에서 소통과 공감능력이 떨어진다. 또한 뇌의 움직임 역시 자극이 없으니 활발하지 않게 된다. 학즉불고(學卽不固). 배운다는 것은 자신의 식견을 넓혀 항상 너그럽고 유연한 정신 상태를 갖도록 해 고집을 피우는 일을 삼가게 해준다. 마지막으로 정신적 건강을 위해 각자의 소질에 따라 소일거리를 만드는 것이다. 경제적인 활동이 아니더라도 꾸준히 할 수 있는 취미라도 괜찮다. 취미는 정신적인 부업이 될 수도 있고 즐거운 선택의 대상이 되기에 늘 새로움과 기쁨을 준다, 톨스토이가 법학을 공부하면서 문학작품을 시작해 독일의 대문호가 됐으며 차이코프스키도 공학공부를 하다가 음악으로 방향을 바꾸었다 한다. 행복한 성공을 거둔 사람들은 소질과 개성에서 자아를 발견하고 성취시킨 사람들이다.

 입추가 지나더니 아침저녁으로 조금씩 선선한 바람이 불어오고 있다. 가을이 오고 있음을 자연은 말해주고 있다. 이렇듯 우리 인생도 늘 왔다 가는 것이니 이 시기에 인생 3모작을 위한 설계를 시작해 보는 것을 어떨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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