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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ㆍ우뇌형 인간과 심리검사 활용
좌ㆍ우뇌형 인간과 심리검사 활용
  • 이유갑
  • 승인 2015.08.11 20:4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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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유갑 지효 아동청소년상담센터 소장 심리학박사

인간의 뇌는 외형상으로는 하나의 원구처럼 보이지만, 기능적으로는 좌뇌와 우뇌로 확실하게 나눠져 있기 때문에 ‘분할된 뇌(split brains

)’라고도 한다. 끊임없이 세상을 바꿔 나가기 위해서는 좌뇌의 능력과 우뇌의 능력이 다 필요하다. 개개인이 이러한 시대의 요구에 어떻게 맞춰 갈 수 있을지 고민스러울 수 밖에 없다.

 초기의 생리심리학 연구자들은 간질 발작이 심해 좌뇌와 우뇌를 연결해주는 다리의 역할을 하는 뇌량을 절단한 환자들(뇌량을 절단하면 간질 발작이 현저하게 줄어든다는 의학적 보고가 있음)에게서 나타나는 뜻밖의 현상들을 발견하게 됐다. 뇌양이 절단된 환자의 우측 시야는 가린 상태에서 좌측 시야를 통해 책을 보게 하면, 책을 읽기는 하지만 그 내용은 전혀 모르는 것이었다. 정상인들은 좌측 시야를 통해 전달된 언어자극이 우뇌로 오면 우뇌는 이 자극을 언어정보를 처리하는 좌뇌로 신속하게 전달하기에 자연스럽지만, 뇌량이 절단된 환자는 이런 기능이 상실됐기 때문에 이와같은 현상이 나타나게 됐다.

 이 환자의 좌측 시야를 가리고 우측 시야를 통해 재미난 사진을 보여주면 킥킥 웃긴 했는데, 왜 웃었느냐고 물어보면 모른다는 대답을 했다. 우측 시야를 통해 전달된 그림자극이 먼저 좌뇌로 전달되면, 좌뇌는 그림정보를 처리할 수 있는 능력이 없기 때문에 정상인들은 뇌량을 통해 우뇌를 그림자극을 전달한다. 하지만, 뇌량이 절단된 환자에게서는 이런 기능이 사라져 버렸기 때문에 웃지 못할 현상이 나타난 것이다.

 최근에는 좌뇌와 우뇌의 기능 분화를 첨단의 과학기술로 쉽게 밝혀 낼 수 있게 됐다. 뇌의 활동상태를 뇌파 측정을 통해 컴퓨터 그래픽으로 처리하는 시스템에서 보통 때의 뇌세포 상태를 청색으로 설정해두면, 책을 읽고 있는 사람의 좌뇌 세포의 상태는 점차 노란색, 주황색, 진홍색으로 바뀌어 가는 반면에 우뇌 세포는 거의 바뀌지 않음을 볼 수 있다. 반대로 음악 감상을 하는 사람의 경우에는 우뇌 세포의 상태가 청색에서 노란색, 주황색, 진홍색으로 바뀌어 가지만 좌뇌 세포의 상태는 거의 그대로임을 확인할 수 있다. 이런 연구성과를 통해 인간의 좌뇌는 논리적, 분석적 사고, 수리과학적 사고, 언어의 습득과 활용 등의 기능을 담당하고, 우뇌는 감각과 운동 능력, 감성과 직관력, 창의성 등의 기능을 담당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오래 전부터 학교에서 선생님들은 임의적인 판단이나 간단한 적성검사를 통해 학생들을 단순하게 문과형, 이과형으로 나누고, 이를 바탕으로 진학 지도를 해왔다. 하지만, 오랜 시간에 걸친 타당화 과정을 거쳐서 아주 과학적으로 만들어진 지능검사가 개발돼 있는 지금도 이런 방식으로 학생들의 진로지도를 한다면 시대착오적이라고 할 수밖에 없다. 이제는 부모들이 현대판 지능검사를 통해 자녀들의 세부적인 능력과 특성을 판단하고 자녀는 스스로가 잘할 수 있고 좋아하는 진로를 선택해서 인생을 멋있게 살아가도록 도와줘야 할 때이다.

 아직도 많은 부모들은 ‘지능검사’라고 하면 우리 아이의 IQ(지능지수)가 얼마나 되는지, 그래서 우리 아이가 똑똑한지 여부에만 주로 관심을 가지고 있다. 지능은 단순히 공부 잘하는 능력의 평가가 아니다. 지능의 현대적 정의는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는데 필요한 총체적인 능력’이며, 이로인해 똑똑함의 기준은 매우 다양해졌다. 사람에게는 비교적 독립적으로 존재하는 8개의 지능(언어적 지능, 음악적 지능, 수학적-논리적 지능, 시각적-공간적 지능, 신체운동 지능, 개인적 지능과 사회관계적 지능 등)이 있다고 주장한 가드너(Gadner) 이후 다원적 지능이라는 용어가 많이 쓰이고 있다. 모든 것을 두루 잘하는 슈퍼맨이면 더할 나위 없이 좋겠지만,이제는 특정한 한 두 영역에서 남보다 잘 할 수 있는 비교 우위의 능력이 있으면 사회적인 성공이 가능한 시대로 가고 있다.

 1980년대부터 전문기관에서 가장 많이 쓰이고 있는 웩슬러 유형의 지능검사는 개개인의 지능을 언어성 지능과 동작성 지능으로 구분해 평가하고 있다. 개개인의 우수성을 알려 주는 전체 지능지수도 중요하지만 좌뇌의 능력을 평가하는 언어성 지능과 우뇌의 능력을 평가하는 동작성 지능을 세부적으로 살펴보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예를 들어, 두 학생의 전체 지능지수가 꼭 같이 100이라고 하더라도 언어성 지능지수와 동작성 지능지수에서 차이가 나면 개개인의 능력과 특성은 아주 다르다고 볼 수 있다. 일반적으로 언어성 지능은 학교에서 배우는 공부의 학업 능력과 밀접한 관련을 가지며, 동작성 지능은 학업 능력보다는 감성, 직관력, 툭툭 튀는 창의성과 예술적인 소질에 많이 관련된다.

 빠르면 초등학교 고학년쯤이나 늦어도 중학교 시절에는 자녀들에게 전문적인 기관에서 심리검사 전문가가 진행하는 지능검사를 할 기회를 마련해줌으로써 자신의 능력과 특성을 정확하게 파악하도록 부모들이 도와줘야 한다. 이런 과정을 통해 자신의 장점과 강점을 살릴 수 있는 선택과 집중을 하게 되고, 자녀들 스스로가 선택한 길에서 성공하고 만족스런 삶을 사는 행복한 사회인이 될 수 있으리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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