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큐 영화ㆍ제한적 소재 뛰어넘는 역동성 보여
‘디올 앤 아이’(감독 프레드릭 청)는 크리스티앙 디오르라는 한 패션 브랜드의 컬렉션 무대 뒷이야기를 들려주는 다큐멘터리다.
한 분야의 제한적인 소재를 다루는데다 다큐멘터리 영화인 만큼 좁은 범위의 관객들만 설득하는 데 그칠 수 있다.
그러나 영화가 잘 만들어졌는지 문제는 소재와 장르가 아니라 그 소재에 접근하는 만든 연출자의 시선과 출연자의 태도에 달렸다는 사실을 이 영화는 다시금 환기한다.
영화는 디자이너 시몬스가 오트 쿠튀르(맞춤복) 컬렉션 준비를 위한 8주의 시간을 보내는 과정을 그리면서 창업자 크리스티앙 디오르의 모습을 조금씩 섞어 넣는다. 이를 통해 영화는 옷을 만들고 선보이는 일이 그저 값비싼 브랜드가 장사를 하는 것이 아니라 인간의 철학과 문화예술의 가치를 담는 작업임을 증명한다.
영화에서 진짜 주인공은 시몬스가 아니라 디자이너의 추상적 스케치를 옷으로 현실화하는 작업실 사람들의 모습이다.
영화는 길지 않은 상영시간 동안 이런 과정을 절묘하게 잡아낸다. 기승전결을 잘 갖춘 역동적이며 따뜻한 영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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