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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통과 공감 위한 인성교육
소통과 공감 위한 인성교육
  • 원종하
  • 승인 2015.07.29 21: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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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종하 인제대학교 글로벌 경제 통상학부 교수
 지난 21일부터 인성교육진흥법이 시행되자 여기저기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갑자기 스피치 학원, 인성면접 대비반 개설, 인성 교육 지도사 자격증 등 인성 관련 민간자격증이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다고 한다. 더 나아가 학생들의 인성 교육 실천 내용을 급수로 매겨 자격증을 발급해 주기도 한다고 하니 인성교육마저 돈벌이의 수단으로 전락하지 않을까 염려된다.

 인성(人性)이란 인간이 가지는 성품(性品)을 말하는 것으로 각 개인의 사고와 태도 및 행동 특성을 의미하는 것이다.

 교육이란 개인이 가지고 있는 잠재 능력을 밖으로 이끌어내도록 돕는 것이며 인간에게 사회적 가치를 설명하는 일이다. 또한 다음 세대에게 가치를 전달하는 방식이기도 하다. 더 궁극적으로는 눈에 보이지 않는 것들을 볼 수 있도록 하는 과정을 통해 삶에 대해 스스로의 생각을 만들게 하고 주체적으로 사고하는 힘을 길러주는 것이다. 교육은 정량화할 수 없으며 영혼과 마음을 개발하는 것이 핵심이 돼야 한다. 그러나 오늘날 한국 사회의 이러한 과정은 없어진지 오래됐고 명문 대학과 좋은 직장이라는 결과로 교육을 평가하는 시대가 됐다. 어떤 사람인지 보다는 어느 출신인지가 그 사람을 가늠하는 기준이 되고 있다. 일자리가 상대적으로 많고 과거에는 20년의 노력으로 30년 동안 풍요롭게 생활하는데 문제가 없었다. 그러나 이제는 100세 시대에 살고 있다. 여가가 늘어나고 사람과의 관계가 행복감에 더 많은 영향을 미치는 오늘날에는 좋은 대학을 가기 위해 가치를 희생하기보다는 순간순간의 행복감과 자유로움 속에서 주체적인 삶을 통해 올바른 품성과 공동체의식 함양, 민주 사회 시민으로서의 능력 개발, 놀이의 기쁨과 자유의 중요성들이 인생에서 더 소중해진 것이다. 기성세대의 입장에서는 이해가 잘 되지 않을 것이다. 기성세대가 느끼는 가치관과 현재 자녀들이 느끼는 가치관의 차이는 늘 존재한다. 전체적인 질량에서 볼 때 기성세대는 과거의 경험과 지식에 의미를 부여한다면 신세대는 현재에 더 많이 부여한다. 가치관은 어려서부터 교육을 통해 체화된 것으로 특별한 계기가 없으면 잘 바뀌지 않는다. 이러한 가치체계에 의해 개인의 이미지가 만들어지고 이러한 이미지는 그 사람을 나타내는 인성이 된다. 인간다움의 또 다른 이름이 인성이다. 개인이 느끼는 감정으로는 희로애락, 타인과의 관계에서는 맹자의 사단설(四端說)과 같은 측은지심(惻隱之心), 수오지심(羞惡之心), 사양지심(辭讓之心), 시비지심(是非之心) 등의 교류된 정서를 필요로 한다.

 인성교육은 한 장소에서 하루아침에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다. 오랜 시간 동안 다양한 장소에서 여러 가지 상황들을 경험하면서 그곳에서 함께 하는 사람을 통해 형성된다. 인간의 정서적 측면에 가장 많은 영향을 받는 곳이 가정이고 조금 더 성장하면 학교 그다음이 사회다. 인성교육의 시작인 가정에서 볼 수 있는 아버지의 솔선수범적인 행동과 어머니의 사랑 등 가까이에서 반복적으로 볼 수 있는 모습이 자녀에게 가장 좋은 교육이 될 것이다. 부모가 자녀에게 물려줄 수 있는 가장 큰 유산은 물질적인 풍요로움보다 정신적 행복감이다. 자녀가 부모에게 당장 줄 수 있는 선물은 좋은 성적이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부모가 물려준 정신적 유산을 기반 삼아 최선을 다해 타인과 소통하고 공감하며 주체적인 삶을 살아가는 능력을 배양(培養) 해주는 것이 아닐까. 인간의 궁극적 목표인 행복을 만들어가기 위해 인성교육이 필요한 것이고 그것은 사람과 공간에 의해 이루어진다. 올여름 온 가족이 한자리에 모여 옥수수를 먹으며 서로를 알아가는 추억의 밤을 만들어보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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