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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타적 문화 극복
배타적 문화 극복
  • 김은아
  • 승인 2015.07.27 22:4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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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은아 김해여성복지회관 관장
 다문화 사회는 한 국가나 한 사회 속에 다른 인종ㆍ민족ㆍ계급 등 여러 집단이 지닌 문화가 함께 존재하는 사회를 말한다. 다문화주의는 민족마다 다른 다양한 문화나 언어를 단일의 문화나 언어로 동화시키지 않고 공존시켜 서로 승인ㆍ존중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사상ㆍ운동ㆍ정책을 말한다.

 과연 우리는 그들과 공존하며 승인ㆍ존중하고 있는가? 다문화 가정 이주여성을 바라보는 우리들의 시선은 어떠한가, 그리고 남편이나 시댁식구들은 어떤 마음으로 그녀들을 대할까? 다문화 가정의 결혼 이민자 중에서 상당수는 의사소통 문제, 문화적 차이 등으로 한국 사회에 적응하는 데 힘들어하고 있으며, 자녀 교육 문제, 가정 폭력 등 가족 관계의 어려움과 낮은 경제 수준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그 가족들에게 결혼 전ㆍ후 배우자의 나라와 문화에 대한 의무적인 교육을 통해 그들을 이해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예를 들어, 남편 처가살이 프로그램을 진행해 아내들이 한국에서 겪는 언어적, 문화적 차이에서 오는 소외와 스트레스를 남편들이 경험해 아내들의 고통을 이해하는 시간을 갖게 하는 것이다. 그리고 돌아와 자신들의 체험을 다른 남편들과 함께 공유한다면 그녀들이 조금은 덜 힘들지 않을까 생각된다.

 이주노동자를 우리는 어떻게 바라볼까? 그들이 없으면 한국의 중소기업은 돌아갈 수 없다. 그럼에도 그들을 이국땅에 온 불량배 정도로 인식하는 태도는 결코 그들을 우리와 함께 어울릴 수 없다고 단정 짓는 모습이다. 동상동 거리에서 외국인들이 서너 명이 함께 다니면 나쁜 짓을 할 것이라 미리 짐작하고 욕한다. 그런데도 그들은 왜 혼자 다니지 않고 뭉쳐 다닐까? 한국은 그들에게 낯선 땅이다. 말이 통하지 않는 사람들의 따가운 시선들, 그리고 거리는 온통 모르는 글로 쓰여진 간판들이 즐비하다. 그들에게 이 낯선 거리는 익숙하지 않고 무서운 곳이다. 혼자서 다니기 힘든 곳이다. 그래서 뭉쳐 다닌다. 단지 두렵고 무서울 뿐인데 한국인들은 그들을 불량배 취급을 한다.

 단일민족이라는 미명 아래 혼혈아를 바라보는 보편적인 태도 또한 부정적이다. 혼혈아에 대한 편견과 사회적 왕따는 소통의 부재로까지 이어지고 있다. 혼혈아들이 두 민족의 우수성을 가졌다는 우월감과 자존감을 인정하고 그들을 바라보는 우리들의 편견 없는 태도가 있어야 한다. 문화의 다양성을 인정하는 속에서 진정한 다문화가 있는 것이다.

 말레이시아의 바바(남자), 뇨냐(여자)는 말레이인과 중국인의 혼혈아이다. 그들은 혼혈로서의 자긍심이 대단하다. 스스로 자신의 문화를 만들고 자신들만의 독특한 음식을 만들었다. 옛동료 교수였던 일레인은 자신의 이름 앞에 뇨냐를 꼭 붙인다. 자신이 혼혈임을 당당히 밝히고 자랑하고 있다. 혼혈이기에 두 나라 문화의 장점을 모두 배우고 얻을 수 있어 다른 사람들보다 경쟁력이 높다고 말한다. 이것은 그들을 인정하는 선주민들의 포용적인 태도에서 가능한 것이다.

 하지만 우리의 모습은 어떤가. 이들을 무시하고 소외시키고 냉대하는 현사회의 변화가 없다면 우리는 미국과 같은 제2의 LA폭동을 겪게 될 것이라는 우려가 있다. 이제 성년이 돼가는 그들이 아직도 사회의 언저리에 서성이고 있는데 우리는 말로만 소통과 공감을 외치고 있다. 진정으로 그들에게 곁을 내어주는 사회가 됐으면 한다.

 그리고 우리의 문화와 마찬가지로 그들의 문화도 고유한 가치를 가지고 있음을 인정하고, 편견을 버리고 차별하지 않도록 노력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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