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7 04:23 (토)
바이러스 저항성 작물
바이러스 저항성 작물
  • 조현석
  • 승인 2015.06.29 20:5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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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현석 농촌진흥청 국립농업과학원 생물안전성과장
유전적 정보에 따라 구분
감염 최소화 소독ㆍ예방
효과적 방제작업 노력해야

 최근 사스니 메르스니 신종 바이러스가 새로운 전염병을 유발해 우리를 공포에 떨게 하고 있다. 이러한 바이러스들은 예전에는 예상치 못했던 새로운 병을 일으키고 급속도로 번져나가 국가 경제가 흔들릴 만큼 큰 피해를 주고 있다.

 대체 이 병을 일으키는 바이러스는 무엇이며 왜 우리는 이를 효과적으로 차단할 수 없는 것일까? 바이러스는 우리 육안으로는 볼 수 없는 매우 미세한 생명체로 유전정보를 구성하는 핵산과 핵산을 둘러싸고 있는 막단백질 등으로 구성돼 있다. 이러한 바이러스가 무서운 이유는 감염여부를 증상이 나타나기 전까지는 확인하기가 어려우며 증상이 나타났을 때는 이미 바이러스가 상당히 퍼져있는 상태라는 것이다.

 바이러스는 유전정보를 구성하는 핵산의 종류에 따라 대략 DNA 바이러스, RNA 바이러스 등으로 구분할 수 있고 바이러스가 기생하는 생명체에 따라 동물에 피해를 주는 동물 바이러스, 식물에 피해를 주는 식물 바이러스 등으로 구분할 수 있다.

 사스(중증호흡기증후군),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에볼라, 조류독감 등은 동물이나 인간에게 치명적인 피해를 주는 바이러스 질병들로 치사율이 높고 전염성이 강해 한번 감염되면 무서운 속도로 번지기 때문에 각별한 주의와 예방이 요구된다. 식물도 바이러스에 의해 상당한 피해를 보고 있는데 예를 들면 수박 모자익 바이러스나 고추나 오이에 피해를 주는 오이 모자익 바이러스, 벼의 줄무늬잎마름병 등은 주요한 바이러스 병들이다.

 동물바이러스와 식물바이러스사이에서는 숙주를 공유하는 바이러스가 알려져 있지 않지만, 곤충바이러스는 곤충체 내에 증식하여 동물 또는 식물을 감염시키는 바이러스가 많다. 이 경우 곤충은 매개자로서의 역할을 하는 경우가 많다.

 결국 바이러스들은 곤충이 식물에게 식물이 사람, 동물들에게 바이러스를 옮기는 등 서로가 끊임없이 바이러스의 매개자로서 역할을 하고 있다. 그러나 다행히도 동물과 식물에 걸쳐 감염증식하는 바이러스는 알려져 있지 않다. 다만, 핵산과 비리온의 구성에서 라브도바이러스과와 레오바이러스과의 2과는 동물 및 식물바이러스에 공통되는 과로 약간 예외적이다. 당연한 일이지만 동물바이러스와 곤충바이러스 사이에는 공통되는 과가 많다.

 동물이나 식물 바이러스의 감염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먼저 바이러스에 걸리지 않도록 철저히 소독하고 예방하는 것이 필요하다. 식물의 경우 종자접촉, 토양접촉. 매개충(매미충, 멸구, 진딧물) 등에 의한 바이러스 감염이 많기 때문에 무병종자 사용, 토양 소독, 연작 방지, 살충제 살포 등으로 이에 대한 피해를 최소화하고 있다.

 바이러스는 정상적인 상태보다는 바이러스가 활동하기 좋은 불량환경에서 감염되기 쉽기 때문에 가급적 바이러스가 감염하기 쉬운 환경에 노출되지 않도록 하는 것도 중요하다.

 최근 식물에서는 생명공학적 기술을 이용해 바이러스에 강한 저항성을 가진 식물을 개발하는 연구가 진행돼 일부 상당한 성과를 거두고 있다. 그 예를 들면 1992년 하와이에서는 파파야 링스팟 바이러스가 감염돼 5년 동안 파파야 생산량의 약 40%를 감소시키게 됐다. 이를 방제하기 위해서 이 바이러스에 저항성을 가지는 바이러스 막단백질 유전자를 식물에 도입해 이에 대한 저항성을 강화시킨 새로운 품종을 개발했다. 현재 이 바이러스 저항성 품종은 하와이지역에서 널리 재배되면서 바이러스에 강한 저항성을 나타내고 있으며 생산량도 기존 품종에 비해 상당히 높게 나오고 있다고 한다. 이 외에도 고추나 감자에서 이와 유사한 연구들이 진행돼 저항성이 높은 작물들을 개발 중에 있다.

 이러한 생명공학적 접근 방법은 기존의 방법에 비해 노력과 비용이 적게 들고 간편하기 때문에 앞으로 더욱 많이 활용될 것으로 예상되지만 새로운 바이러스의 출현이나 불량환경에 노출될 경우 해결해야 할 문제점들도 많은 것이 사실이다. 앞으로 또 어떤 바이러스가 식물이나 동물에 피해를 줄지 모르기 때문에 우리는 기존의 방법들과 더불어 더욱 효과적인 방제 방법을 찾는 노력을 계속해 나가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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