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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편한 진실과 싸워 오류 바로 잡자
불편한 진실과 싸워 오류 바로 잡자
  • 박춘국
  • 승인 2015.05.18 20:4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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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춘국 논설위원
 인간은 대체로 익숙한 오류에 관대하다. 틀린 것을 알면서도 그대로 받아들이기도 하고 심지어 어떤 경우는 잘못인지도 모르고 평생을 오류와 함께 살아가기도 한다.

 익숙한 오류의 대표적인 사례는 시계에 새겨진 로마숫자다. 로마숫자의 1~12는 I, II, III, IX, V, VI, VII, VIII, IX, X, XI, XII가 맞는 표기다. 하지만 시계의 문자판 대부분에는 4를 IIII로 표시한다.

 이 이유에 대한 많은 설이 있다. IV는 로마의 주신인 유피테르(IVPITER)의 이름의 처음 두 글자와 겹쳐 이를 피하려 했다. 처음 네 시간은 I만 들어가고(I, II, III, IIII), 다음 네 숫자에만 V가 들어가고(V, VI, VII,VIII), 마지막 네 숫자에만 X가 들어가도록(IX, X, XI, XII) 만들어 시계가 대칭적으로 보이게 하기 위해서다. IV는 방향에 따라 읽는데 혼란을 줄 수 있다. 어떤 로마의 통치자가 표시가 잘못된 시계를 만들었는데, 다른 사람들이 그를 거역하지 않으려 따라하기 시작했다. 프랑스의 왕 루이 16세가 IV보다 IIII를 좋아해서 시계공에게 그렇게 만들도록 시켰고, 그 후로 계속 이어져 왔다. IIII가 되어야지 V가 4개 X가 4개 I이 16개가 되어 XIIIIV로 편리하게 만들기 위해서라는 설도 있다.

 시계숫자판 4자에 대한 여러 가지 설이 있지만 대다수의 시계가 선택한 ‘IIII’ 표기는 오류로 봐야한다. 하지만 상당수의 사람들은 이 같은 사실을 모르고 살아간다. 그리고 오류에 무감각하다. 살아가는데 큰 문제도 없다.

 그러나 우리 곁에는 오류로 굳어지거나 오류의 고착화가 진행되는 것들 중에 위험수위에 근접하거나 경계를 넘어선 것들도 있다. 경남의 도백들이 줄줄이 임기 중에 대권도전에 나서면서 중도 사퇴를 하고 연이어 수십, 수백억 원이 지출되는 보궐선거를 치르왔던 일들이 경계를 넘어선 오류의 대표적 예다.

 홍준표 경남지사도 ‘성완종 사건’에 연루 되기 전까지는 유력 대권주자로 거론되면서 임기 중 사퇴 가능성이 높게 점쳐졌다. 앞서 김두관 전 지사가 그랬고, 김혁규 전 지사도 대권을 향해 경남도를 떠났다.

 민선 김해시장들이 퇴임 뒤 줄줄이 교도소로 직행한 일들도 이와 유사하고 현 시장을 제외한 민선 거제시장 모두가 실형을 산 것도 경계를 넘어선 오류로 지목된다. 김해시장 선거에서 공천과 관련한 잡음이 멈추지 않는 것도 고착화가 진행 중인 오류로 해석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지역 국회의원이나 보좌관 그의 측근들, 주변 인사들이 시ㆍ군의원과 도의원 공천을 대가로 5천만 원~2억 원의 뒷돈을 받아 챙기는 일은 민초들이 살아가는데 불편함을 못 느끼는 큰 오류다.

 공천헌금에 대해서는 시장ㆍ군수에 나서는 이들도 내고 있고 국회의원 공천장이 돈으로 거래되기도 한다. 문제는 정치와 관련한 오류들이 시간이 흘러 우리에게 부메랑으로 돌아온다는 것에 있다.

 공천헌금을 내고 당선된 선출직들이 국고에 손을 대고 입찰부정을 저지르고 인ㆍ허가와 관련해 뒷돈을 챙기고 공무원 승진을 돈으로 결정하는 일들은 우리도 모르는 사이에 우리의 지갑을 틀어가는 불편한 진실이다.

 시계숫자판 오류는 남겨두더라도 우리의 지갑을 넘보는 불편한 진실들을 바로 잡아야할 때가 왔다. 오는 10월에 치러질 재보선이 그렇고 내년 4월로 다가온 총선 그리고 후 내년에 대통령을 뽑는 대선이 남았다. 불편한 진실과 싸워서 오류를 바로잡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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