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8 06:08 (일)
KBO 초대형 트레이드 승자는?
KBO 초대형 트레이드 승자는?
  • 허균 기자
  • 승인 2015.05.05 20:3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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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허균 제2사회 부장
 트레이드(trade). 트레이드의 사전적 의미는 프로팀 사이에서 전력을 향상시킬 목적으로 소속 선수를 이적시키거나 교환하는 일이다. 지난 2일 밤 KBO역사에 남을 법한 초대형 트레이드가 진행됐다. 두 프로야구팀은 롯데 자이언츠와 KT위즈. 5월 첫째 주 주말 2연전이 끝난 시점, 두 팀은 대형 트레이드를 발표했다.

 빅네임 스타는 없지만 팀의 10년 미래를 책임질 유망주들이 포함된 거래였기에 프로야구팬들은 바쁘게 계산기를 두드렸다. 롯데는 강민호의 백업포수 장성우와, 파이어볼러 최대성, 외야수 하준호 이창진 윤여운 등 5명을 내놓았고, KT는 박세웅, 이성민, 안중열, 조현우를 롯데로 보냈다.

 트레이드 소식이 전해졌던 이 날 롯데는 신 라이벌로 떠오른 한화 이글스와의 원정 3연전 중 2연패를 기록하며 위닝시리즈를 실패했고, KT는 인천 홈경기에서 선두 삼성에 무차별 폭격을 받고 있는 중이었다. 트레이드 발표 이후 롯데는 ‘투수력 보강’을 내세웠고, KT는 ‘공격력 강화’를 트레이드를 요인으로 내세웠다.

 시즌 시작 전 두 팀은 상위권으로 분류되는 팀은 아니었다. 신생팀인 KT는 외국인 선수 4명 등록에 2명 출전이라는 혜택을 받았지만 2년 전 NC 때와는 달리 투수진이 약했고, 눈에 띄는 FA영입도 없었다. 특별지명이라는 명분으로 각 구단에서 선수 1명을 각출할 때도 기아에서 외야 요원인 이대형과 롯데 백업포수 용덕한을 영입한 것이 최고 이슈로 부각될 만큼, 특별한 전력 강화는 없었다. 유명 선수 1인을 주저앉히거나 영입하기 위해 100억 원에 육박(윤석민 90억, 최정 86억, 장원준 84억)한 금액을 지불해야 할 만큼, 끓어올랐던 FA시장에서도 KT는 수확이 없었다. 롯데에서 이동한 5명의 선수들이 패배의식에 젖어있는 KT의 젊은 선수들에게 어떻게든 큰 힘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KT는 이번 트레이드로 롯데만 아니면 1군 풀타임이 가능한 포수 장성우를 얻었다. 팀을 떠나 개인 장성우로 보면 강민호라는 국내 최고의 포수가 건재한 롯데에서보다 많은 기회를 얻을 것이기에 훌륭한 선택이라 볼 수 있다. 물론, 정들었던 롯데 자이언츠와 구도 부산팬을 떠나보내야 한다는 것에 섭섭한 마음이 없진 않겠지만….

 롯데 자이언츠 팬들도 장성우를 응원하고 있는 분위기다. 트레이드 직후 3일 첫 경기에서 곧바로 선발 포수 마스크를 쓰며 데뷔전을 치른 것을 보면 알 수 있듯 KT에서 풀타임 주전으로 중용될 것으로 확실시되는 장성우는 KT에서 포수 출신 사령탑인 조범현 감독과의 만남도 능력치를 극대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외에도 아직은 터지지 않은 미완의 대기 최대성과 투수에서 야수로 전향한지 얼마 되지 않은 하준호도 만개 기량을 기대할 수 있는 선수 중 하나다. 이들이 롯데에서보다 많은 기회를 얻어 기량을 만개할 수 있다면 빈타로 패배의 늪을 허우적대고 있는 KT에 도움이 될 것이다.

 강민호 이후 안방을 책임질 것으로 예상됐던 장성우를 내준 롯데 역시 손해만 보지 않았다. 노쇠한 투수진의 세대교체 토대를 마련했다는 것이 가장 큰 수확이라면 수확이다. KT의 미래라고 불렸던 박세웅의 영입은 벌써부터 미래의 에이스감이 왔다며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불펜조의 난조로 10개 구단 중 이기고 있던 경기를 가장 많이 날린 롯데는 KT에서 영입한 이성민을 통해 불펜에 젊은 피 수혈이라는 숙제를 안겼다.

 그렇다면 롯데와 KT, KT와 롯데 중 이번 트레이드의 승자는 누구일까. 두 팀 모두 팬들에게 ‘이왕 트레이드를 하려 했다면 삼성이나 두산 등 선수층이 두터운 팀과 할 것’이라는 아쉬움을 듣기도 하지만 현재까지는 양 팀 모두 윈윈할 수 있는 트레이드 아닌가라는 생각이 든다. 몇몇 경기만의 결과를 놓고 이번 트레이드의 성공과 실패를 논하기는 이르다. 유망주들이 대거 포함된 트레이드인 만큼, 최소 수년이 흘러야 이번 트레이드의 승자가 가려질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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