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6 11:46 (금)
학부모의 교사 폭행 사건
학부모의 교사 폭행 사건
  • 성기홍
  • 승인 2015.05.03 20:0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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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기홍 전 김해교육지원청 교육장
 학교 현장이 무너지고 있다는 말이 들린다.

 교사의 정당한 지도도 수용하지 않으려는 학생들이 있다. 교실에서 잠만 자려는 학생들도 상당히 많다. 지도를 하다가 혹시 교사가 체벌을 하려면 핸드폰으로 촬영을 한다. 이렇게 정상적인 지도가 불가능한 경우도 많다. 의욕이 꺾인 교사는 학생들의 생활지도를 거의 포기하는 일까지 생긴다.

 언론도 마찬가지이다. 학교 현장에서 일어나는 사소한 잘못이라도 기사화하면서 정작 학교에서 지도가 어려운 상황을 타개할 수 있는 방안에 대해서는 관심을 가지도 않는다.

 최근 대구지검에서는 초등학교 교실에 들이닥쳐 아들의 담임교사를 폭행한 혐의로 학부모를 구속기소 했다. 이 학부모는 전날 자기 아들이 교실에서 크레파스를 집어 던진 것을 교사가 나무라며 머리를 한 차례 때린 데 항의하기 위해 학교를 찾았다가 교실에서 수업 중인 여교사의 머리카락을 붙들고 벽에 머리를 내리치거나 손으로 뺨을 때리는 등 수차례 폭력을 휘둘러 순식간에 교실 안은 울부짖는 초등학교 1학년 어린 학생들로 아수라장이 됐다고 한다.

 뿐만 아니라 이 학부모는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관에게 소리치며 가슴을 때리고 손가락을 꺾어 상처를 입힌 혐의도 받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어린 학생들이 선생님이 맞는 장면을 보고 적잖은 충격을 받았다”며 “앞으로도 교권침해 범죄를 엄단하겠다”고 밝혔다 이렇게 학교 현장에서는 교사들을 대상으로 학부모들의 항의가 정도를 넘어서는 일들이 자주 일어나고 있다. 어떤 학부모는 자녀들이 교사의 지도에 불만을 표시하면 자신이 교사에게 전화해서 해결해주겠다고 말하는 학부모도 있다.

 사회가 발전돼가면서 생활도 점점 편리해 지고 있으면서 학부모들은 자녀들의 교육도 이렇게 편하고 쉽게 되기를 원한다. 옛날에는 자녀가 학교에서 선생님에게 맞았다고 하면 무슨 잘못을 했기에 맞았을 것이라며 오히려 자녀를 나무라는 학부모가 많았다. 그렇지만 요즈음에는 한 두 명의 자녀만 출산해 키우므로 모두가 소공주, 소왕자가 돼 자녀들의 요구를 무조건 들어주려는 학부모가 많다. 이런 학부모일수록 자기 자녀만 중요하고, 다른 학생들이나 학교의 사정에는 관계없이 막무가내인 경우가 허다하다. 심지어 어떤 학부모는 교사의 지도 내용을 학생이 녹음을 하도록 시켜 문제를 일으킨 경우도 있다. 이 학생은 교사가 어떤 지도를 하면 “우리 아버지가 그런 거 하지 마라 하던데요”라며 지도를 거부한 일도 있다고 한다.

 이렇게 학교를 믿지 못해서 자녀를 학교에 그냥 맡겨두지 못하고 선생님을 힘들게 하는 부모님은 다른 아이의 입장은 무시하고 자기 아이에게만 이렇게 대해 달라 저렇게 대해 달라 요구한다. 선생님의 얘기를 경청하고 자녀의 지도에 대해 의논하기보다는 자기 말은 안 들어도 선생님 말은 들을 것이라면서 아이로 해금 엄마 말을 무조건 잘 들어야 한다고 야단쳐 달라고 요구하기도 한다. 이럴 때 선생님이 부모님의 태도에 대해 조언하면 오히려 부모님들은 선생님을 적대시해 사사건건 항의를 한다.

 자신의 자녀가 올바르게 자라기를 바란다면 학생들이 선생님을 믿고 존경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교사의 권위를 인정해 줘야 한다. 혹시 교사에게 항의할 일이 있더라도 자녀들이 모르게 하는 것이 좋다. 교사를 존경하는 마음을 가진 학생이 당연히 성적도 향상될 것이고 교우관계도 원만해져서 학교생활을 잘할 것이다.

 정부나 언론에서도 스승 존경이라는 구호를 외지 말고 교사들이 사명감을 가지고 학생 지도에 임할 수 있도록 환경을 바꿔 줘야 한다.

 올해 스승의 날에는 선생님들이 자존심을 회복할 수 있는 일들이 많이 생겼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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