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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계와 소통(2) 열등감과 우월감
관계와 소통(2) 열등감과 우월감
  • 신은희
  • 승인 2015.04.16 19:5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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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은희 경영학박사ㆍ인경연구소장 가야대학교 겸임교수
 “이제까지 배우를 할 수 있었던 것은 열등의식 때문인 것 같아요”라며 최근 영화를 개봉하게 된 초로의 여배우가 어느 인터뷰에서 이렇게 고백한다. 그녀는 또 데뷔 때부터 목소리나 외모에 콤플렉스가 있었고, 사람들이 ‘쟤는 안된다’고 했었던 것을 극복하기 위해 애를 써서 지금까지도 하고 있는 것 같다고도 말한다. 이는 열등감에 대한 긍정적인 태도의 결과로 나타난 바람직한 보상으로 그녀의 삶 속에서 관계와 소통을 이루는 힘이 된 것이다.

 심리학자 아들러(Adler)는 ‘열등감’을 인간의 성장과정 중 어떤 측면에서든 누구나 느낄 수 있는 보편적이고 정상적인 것일 뿐 아니라 창조성의 원천이라고도 했다. 즉, 긍정적인 측면에서 보면, 열등감은 이를 극복해 나가는 과정을 통해 자신에 대한 ‘삶의 목표’를 세우는 동기가 되기도 하고, 더 높은 수준으로의 발전을 이루며 자기완성을 위한 필수요인이다. 그런데 이때 발달시킨 행동이나 습관, 사고, 감정 등의 생활양식은 성격유형으로 나타나게 되며 이는 개인이 사회 속에서 살아가며 이루는 인간관계와 소통방식으로 작용하게 된다.

 그러나 지나친 열등감을 가지거나 극복을 위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그에 대한 충분치 않은 사회적 보상은 결국 ‘열등감 콤플렉스’를 낳는다. 이는 개인에게 많은 심리적 어려움을 가져와 다양한 부적응의 형태와 정신장애 등으로 문제가 되기도 한다. 이렇게 열등감을 극복하지 못하고 사로잡히게 되면 결국은 참기 힘든 ‘열등감 콤플렉스’에 빠지게 되는데, 이 콤플렉스를 은폐하기 위해 반대로 허세를 부리는 ‘우월감 콤플렉스’까지 나타나기도 한다. 열등감에 대한 부정적 작용의 결과로 바람직하지 못한 인격형성이 이뤄지는 것이다.

 이런 우월감은 열등감을 극복하려는 강한 시도로 볼 수 있는데, 자신이 타인에 비해 탁월한 능력과 자질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해 자기중심적 사고방식을 지니고, 불필요한 교만과 위세를 부리며 강압적 태도를 취하기 때문에 자기 안에 갇혀 고집스럽고 왜곡된 인격으로 고착되기 쉽다. 시기와 질투, 공격이나 비난, 멸시와 조롱 등 소통에 치명적 장애물이며, 장벽이 되는 행동으로 긍정적 관계형성을 가로막는 저해요인이 된다.

 이처럼 열등감과 우월감은 마치 동전처럼 양면의 특성을 지니고 있는데, 그렇다면 사람들은 어떤 면에서 그런 느낌을 가지게 될까? 예를 들면, 외모나 성격, 학력, 재능, 직업, 재산 등 개인적인 특성이나 가족, 부모의 재력, 인맥 등 신체적, 심리적, 정서적, 또는 사회문화적으로 다양한 원인에서 비롯된다고 한다. 유전이나 환경, 상황, 어느 측면에서도 가능하다.

 불완전한 사회 구조 속에서 수없이 변화를 거듭하며 역동적 관계를 이루고 살아가는 이 시대의 우리야말로 자신도 모르게 자리 잡은 열등감이나 우월감이 있는지 성찰해 볼 필요가 있다. 겉으로는 현실에 적응하며 별문제 없이 지내는 것처럼 보이더라도 사실은 무기력하고 냉담하게 체념한 상태로 표면적인 관계와 소통으로 살고 있을 수도 있고, 의기소침하고 우울한 상태로 문을 닫고 갇힌 채로 현실을 회피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또는 차오르는 분노를 조절하지 못하고 화를 키워서 배설하듯 폭발해버리는 습관으로 인해 억압과 오만의 지배적 성격으로 타인에게 상처와 고통을 주며 살아가고 있을 수도 있다. 통찰이 필요한 이유다.

 사람 속에서 함께 어울려 살다 보면,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도 어느덧 남과 비교하게 되고, 때로는 비교되는 자신의 모습을 발견한다. 그러면서 필연적으로 따라오는 열등감, 그리고 우월감도 맛보게 된다. 당연하고 자연스러운 일이다. 이제 굳이 부정하거나 외면하지 말고 억지로 위장하지도 말자. 차라리 그것을 인정하자. 더 나아가 긍정적으로 극복하며 무리 없는 소통으로 관계를 맺고 조절해 가는 것이 진정한 인격의 성장이요, 자기완성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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