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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유근육통
섬유근육통
  • 강진영
  • 승인 2015.03.22 20:3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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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진영 김해중앙병원 내과
 주위에 보면 만성전신통증을 호소하는 사람들이 많이 있다. 여기저기 병원을 돌아다니며 X선 검사, 혈액 검사 등을 시행해보지만 특별한 원인을 찾지 못하고 진통제를 복용하지만 효과가 없다. 자기는 아파죽겠는데 다른 사람들은 다 괜찮다며 무시해버린다. 이로 인해 스트레스만 쌓이고 통증은 더 심해지는 악순환이 이어진다. 이런 사람들은 섬유근육통을 의심해 볼 수 있다. 섬유근육통이란 3개월 이상의 만성 전신통을 가지고 있으며, 피로감, 수면장애, 우울증 등 정신적인 문제도 같이 동반되는 경우를 말한다.

 섬유근육통의 가장 두드러진 임상증상은 전신통증이다. “온몸이 쑤시고 아프다”고 표현될 정도로 척추를 포함해 사지의 좌우, 상하에 걸쳐 통증이 있다. 환자에 따라서는 등이나 허리, 혹은 손가락과 같은 특정 부위의 통증을 다른 곳에 비해 더 심하게 호소할 수도 있다. 아침에 일어났을 때 경직이 있을 수 있고 무릎과 발목이 시리고 저리는 증상이 동반되기도 한다. 또한 전신통증과 같은 근골격계 증상 외에 피로, 수면장애와 같은 증상이 흔히 동반된다. 80%의 환자에서 중증도 이상의 피로를 호소하고 일부에서는 일상적인 생활을 할 수 없을 정도의 심한 피로감을 호소하기도 한다. 수면장애는 환자의 65%에서 나타나는데 잠을 들기가 힘들고 자주 깨며 아침에 일어날 때 개운하지 않다고 한다. 심지어는 잠을 자러 갈 때보다 아침에 일어날 때가 더 피곤하고 힘들다고 호소한다. 피로, 수면장애와 같은 증상보다는 적은 빈도이지만, 편두통, 긴장성 두통, 과민성대장증후군 등과 같은 증상들도 섬유근육통에 흔히 동반된다.

 섬유근육통는 다양한 임상증상을 갖기 때문에 감별을 해야 할 질환들이 많다. 즉, 비슷한 증상을 보이는 다른 질환에 대한 검사가 먼저 이뤄져 다른 원인이 있다면 치료를 해야 할 것이다. 그 예로 갑상선저하증, 류마티스다발근통, 류마티스관절염, 전신홍반루푸스의 초기 증상도 섬유근육통과 혼동을 초래할 수 있기 때문에 반드시 감별을 해야 한다. 그리고 쇼그렌증후군과 베체트병은 많게는 환자의 50%에서 섬유근육통이 동반되기 때문에 이들 환자에서는 섬유근육통의 동반 가능성을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

 섬육근육통의 치료는 약물치료와 비약물치료로 나눌 수 있다. 섬유근육통은 중추신경계와 척수에서 통증을 억제하는 작용을 하는 신경전달물질인 세로토닌과 노르에피네프린이 감소돼 있다. 반면 뇌 척수액에서는 물질P와 같은 통증 전달물질이 증가돼 있다. 결국 세로토닌과 노르에피네프린을 증가시키는 약물과 물질 P를 감소시키는 약물로 치료를 한다.

 비약물적 치료로는 여러 가지가 제안됐지만 효과가 입증된 것은 운동요법과 인지행동치료이다. 운동은 통증과 피로를 감소시키고 우울감과 삶의 질을 개선하며 체력을 향상시킨다. 운동을 중단하게 되면 통증 감소 효과는 바로 사라지기 때문에 지속적으로 하는 것이 중요하다. 운동이 섬유근육통의 치료에 도움이 된다고 해서 환자의 상태를 고려하지 않고 처음부터 운동을 하는 것은 오히려 해가 될 수 있기 때문에 환자의 상태를 고려해 통증이 심한 경우에는 약물 치료로 증상을 어느 정도 호전시킨 후에 시작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인지행동치료는 정신과적 치료로 조작 조건화와 관찰 학습을 통해 행동을 바꾸게 하는 기법이다.

 섬유근육통은 자기는 고통스럽지만 남이 잘 알아주지 않아 괴로운 병이라고 할 수 있다. 그렇다고 증상을 완전히 좋아지게 하는 치료법도 있는 것도 아니다. 중요한 것은 자기가 이러한 병에 걸려있는 것을 인정하고 운동, 스트레스 관리, 숙면 등 스스로 자기 관리를 꾸준히 하는 것이다. 물론, 약물 치료와 같은 보조적인 치료가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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