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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레스테롤은 건강의 적인가
콜레스테롤은 건강의 적인가
  • 조성돈
  • 승인 2015.02.24 23:1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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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성돈 전 언론인
 콜레스테롤이 높으면 몸에 안 좋다는 얘기는 이제 상식이 돼 버렸다. 여기에도 어떠한 학설이라도 시간이 나면 ‘반드시’ 오류가 발견돼 폐기되고 만다는, 필자의 ‘반드시 이론’이 다시 등장한다. 콜레스테롤이 인체에서 얼마나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는지를 ‘상식적’으로 이해하게 된다면 기존의 콜레스테롤이 이론이 얼마나 부정확한 것인지 금방 알게 된다. 상식이 학설을 뒤집는 경우는 의학의 세계에서는 상식이다.

 한 언론에서 최근 들어 콜레스테롤 약간 높은 사람이 더 오래 산다는 연구논문들이 나온 데 이어 미국 보건부 산하 ‘다이어트 가이드라인 자문위원회(DGAC)’가 기존의 학설에 반하는 결정을 내렸다는 소식을 전하고 있다. 그리고 DGAC는 앞으로 콜레스테롤 함유량이 높은 음식에 대해 더 이상 경고를 하지 않기로 했다는 것이다. 즉 수십 년 동안 고수해왔던 ‘콜레스테롤=건강 해악’ 공식이 무너지는 상황에 이른 것이다.

 하버드대 공중위생 영양보건과장은 최근 5년 동안 실시한 연구결과를 토대로 음식물을 통해 섭취하는 콜레스테롤이 더는 심각한 우려 요인이 되지 않는다는 결정을 내렸는데 그 이유는 건강한 성인이 콜레스테롤이 높은 계란이나 조개류 등을 섭취하더라도 심장병 위험이 높아지거나 콜레스테롤 수치가 높아지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일부 학자들은 지금까지의 콜레스테롤 권장량은 증거가 불충분하다고 비난에 나섰다. 콜레스테롤의 무해론은 그동안 학계에서 꾸준히 제기돼 왔었다. 다카다 아키카즈 교수는 11년 동안 오사카 주민 1만여 명을 대상으로 콜레스테롤 수치와 사망률을 조사한 결과 일정 범위에서는 오히려 콜레스테롤 수치가 높을수록 사망률이 낮았음을 밝히고 있다. 그리고 다른 연구에서도 남성과 여성 모두 콜레스테롤 수치가 가장 낮은 그룹의 총사망률이 가장 높았음을 지적하고 있다. 이를 근거로 일본지질 영양학회도 콜레스테롤 수치가 높은 편이 장수한다고 밝히고 있다.

 콜레스테롤이 얼마나 중요한 물질인지 이해한다면 동맥경화나 심장, 혹은 뇌혈관질환은 차후의 문제이다. 세포의 기능은 세포막이 절대적이다. 그런데 세포막의 투과성을 결정하는 주성분이 바로 콜레스테롤이다. 그리고 모든 호르몬의 재료이다. 그러므로 어떤 이유에서든 콜레스테롤에 손대는 것만큼은 신중해야 한다. 실제 콜레스테롤은 낮춘다는 것이 급성신부전증이나 암ㆍ뇌출혈 등 엄청난 부작용을 유발한 사례는 끝도 없었다.

 이러한 미국의 결정에 대해 국내의 반응은 우려할 만 하다. 대한심장학회 이사장은 “매일 콜레스테롤이 쌓인 혈관을 직접 보면서 시술을 하는 임상의사의 입장으로서는 미국의 다이어트 가이드라인 자문위원회의 주장을 받아들이기 어렵다”며 “일반 시민들이 자칫 콜레스테롤이 위험하지 않다고 현혹될까 걱정”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그것은 의사들이 걱정할 일이 아니다. 정보사회에서의 시민들의 판단은 의사를 앞선다. 시민들은 의사들을 믿는 것이 아니라 과학적인 증거를 더 선호한다. 의료선진국들의 실험을 신뢰한다. 콜레스테롤 수치가 높을수록 장수한다는 사실이나, 콜레스테롤이 높은 음식을 섭취하더라도 심장병 위험이 높아지거나 콜레스테롤 수치가 높아지지 않았다는 사실이 불확실한 동맥경화 위험으로 인해 부정되지 않는다. 의학자가 의학적 실험을 믿지 말라면 이미 그는 상인일지언정 진정한 의학자로 보기 힘들다.

 환자의 동맥에 쌓인 콜레스테롤을 보면서 동맥경화의 원인이 콜레스테롤일 것이라 추측하는 난센스는 엄격한 과학의 세계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는 데에서 비롯되는 일이다. 고도비만ㆍ심장병을 가진 사람은 콜레스테롤이 높은 음식을 여전히 피해야 한다고 지적 또한 추측의 수준을 벗어나지 못한다. 아마 그럴지도 모른다. 그러나 의사들의 습관적인 추측처럼 확실한 증거는 어디에도 없다.

 ‘나쁜 콜레스테롤(LDL)’이 쌓이면 심장병으로 이어진다는 또 다른 추측도 증거가 없다. 도대체 ‘나쁜 콜레스테롤’이라는 것이 독립적으로 존재할 수 있는지도 매우 모호하기 때문이다. 콜레스테롤 이론은 다시 총콜레스테롤이나 저밀도(LDL)ㆍ고밀도(HDL)ㆍ초저밀도(VLDL) 등 등급을 매기는 쪽으로 세분화 돼가는 데 이 또한 소박한 가정이 깔려있어 논리와는 거리가 있다.

 필자는 의학적인 연구를 오랫동안 계속해 오고 있음에도 여력과 기회가 닿지 않아 직접 실험은 하지 않는다. 그러나 실험의 방법ㆍ과정ㆍ변인통제 혹은 결론유추와 일반화 등이 과학적 실험의 요건을 만족하는지에 대한 여부를 늘 주시해 오고 있다. 특히 인과관계 도출에 대하여 큰 관심을 갖고 있다. 그리고 콜레스테롤 이론이 허무맹랑함을 강의 등에서 늘 지적해 왔었다. 콜레스테롤 치료가 얼마나 위험한지에 대해서는 다음 글에서 설명하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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