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6 20:50 (금)
중용의 지혜와 리더십
중용의 지혜와 리더십
  • 이태균
  • 승인 2015.02.01 21:2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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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태균 칼럼니스트
 요즈음 세상 돌아가는 모습을 보면서 중용의 지혜와 리더십이 절실함을 느낀다. 분단된 우리나라가 한반도의 평화와 화해를 위한 남북 대화마저 중단된 가운데, 신은미 씨와 황선 씨의 종북토크쇼 논란으로 진보와 보수사이에 이념논쟁이 뜨거웠다. 이들은 의도했든 않았든 노이즈 마켓팅을 통해 여론과 언론의 지나친 관심으로 자신들의 목적을 달성한 것으로 보인다. 중용의 지혜와 리더십이 결핍된 우리 사회가 안고 있는 서글픈 현실이 아닐 수 없다.

 어디 그뿐이랴. 대한항공의 조 전 부사장이 일으킨 갑을(甲乙)논쟁으로 세간이 시끄럽기도 했다. 어쩌면 이 사건은 우리나라 대기업의 족벌 경영이 안고 있는 원천적인 문제로 다른 기업에서도 언제라도 발생할 수 있는 문제다. 창업주와 대기업 소유자는 사세 확장과 돈 버는 방법만 2세들에게 가르쳐 줄 게 아니라 인륜의 도리를 먼저 가르쳐 국가와 사회에 봉사할 수 있는 인격부터 함양해 줘야 한다는 사실을 이 사건은 우리에게 깨우쳐 주었다.

 언제부터인가 우리 사회는 변질된 사고에 너무 익숙해져 편견의 아집에 사로잡혀 혼동하는 어리석음을 범하고 있어 정말로 안타깝다. 이해관계가 엇갈리는 사람과 상호이해를 넓혀 보편타당성에 기초한 고정관념의 생각을 바꿔야만 선진사회 구현도 앞당길 수 있지 않을까.

 작년 7월에 임기를 시작한 지방자치 단체장은 지역의 발전과 지역민의 복지행정을 위해서 헌신해야 함에도 취임한 지 반년도 되기 전에 딴생각으로 마음을 콩밭에 두고 있다면 유권자를 우롱하는 행위다. 입후보 시 지역을 발전시킬 적임자라는 공약을 통해 유권자의 지지로 당선됐다면 임기 동안은 딴생각 하지 말고 자신의 직무에 전념해야 도리 아닌가. 지자체 단체장은 막강한 권한만 갖는 게 아니라 지역민을 위한 무한의 책임도 함께 져야 하기 때문이다.

 특히 지금 우리 사회가 요구하는 지도자는 화합과 국민통합을 할 수 있는 유연한 사고와 리더십을 갖춘 사람이다. 민주주의란 원래 다양한 의견을 가진 사람들이 토론과 타협을 통해 의견 조율을 해나가는 것이 원칙이다. 자신의 의견과 다른 사람들이 많다는 사실을 간과하지 말아야 하며 인내와 타협을 통해 바람직한 결론을 도출해야 한다. 따라서 지도자가 되려는 사람은 나의 의견보다 상대방의 의견에 먼저 귀를 기울여 소통할 수 있어야 한다.

 우리국민의 정치수준은 높다. 국민의 눈높이에 맞는 지도자가 되려거든 먼저 상대방을 항상 좋은 눈으로 보며, 밝고 온화한 표정으로 대하며, 고운말로 덕담을 해주며, 어려운 형편을 보살펴 줄 수 있는 도량부터 키워야 한다.

 국가정책이란 장기적이고 미래지향적으로 추진돼야 함에도 복지정책 집행을 두고 혼란이 많은 것도 사실이다. 개탄스러운 것은 이를 이용한 노이즈 마켓팅을 통해 자신의 정치적 입지 굳히기에 열을 올리는 정치인도 있다는 사실이다. 국민에게 실질적인 복지혜택의 효과에 비해, 장기적으로 국가나 지방재정만 악화시킬 우려가 있는 복지공약은 예산을 고려해 과감하게 재검토해야 하는 것이 순리다.

 아무리 국민에게 복지와 사회보장을 위한 좋은 정책을 펼치더라도 이것이 국민에게 부채를 안겨주는 것이라면 진정한 복지정책이 될 수 없다. 미래의 우리나라를 짊어지고 갈 젊은이에게 무거운 빚더미의 멍에를 씌워줄 수는 없지 않는가.

 국민이 보고 싶은 지도자는 노이즈 마켓팅을 통해 대중의 인기에 영합하는 어리석은 행위보다는 중용의 지혜와 리더십으로 차분하게 국민을 이끌 수 있는 사람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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