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7 06:10 (토)
감성교감의 장 ‘북 콘서트’
감성교감의 장 ‘북 콘서트’
  • 정창훈
  • 승인 2014.11.17 20:0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정창훈 김해대학교 사회복지상담과 교수
 콘서트는(concert) 대부분 선선한 날씨의 가을과 연말인 겨울에 많이 열린다. 콘서트는 두 사람 이상이 음악을 연주해 청중에게 들려주는 모임으로 연주회, 음악회라는 사전적 의미가 있다. 이러한 콘서트가 다양한 장르로 변화를 거듭하고 지형을 넓혀가면서 바야흐로 콘서트의 계절이 연중행사로 거듭나고 있다. 콘서트의 종류도 개그, 토크, 동화, 피아노, 명상, 드림, 슈퍼, 게임, 매직, 투어, 힐링 콘서트 등 셀 수없이 많고 새로운 이름의 콘서트가 만들어지고 진화하고 있다.

 북 콘서트도 생산자인 저자의 저작물과 문학의 소비자인 독자가 중개자인 북 콘서트라는 무대에서 활발한 상호작용을 통해 감성교감이 이뤄지고 있다.

 필자의 저서 ‘오늘, 그대와 동행하고 싶다’는 8월 말에 출판을 했는데 매월 책을 읽고 토론하는 매일독서회에서 북 콘서트를 해보자고 해서 “좋습니다. 뭐, 합시다”라고 한 것이 결국 말이 씨가 됐다. 대학 강당을 사용해도 된다는 허락을 받고 보니 장소에 맞게 프로그램도 조정하게 됐다. 사람의 마음이 변하는지 처음에는 책을 좋아하는 지인들 20여 명 정도 모여서 책 내용에 대해 토론하는 것으로 하려고 했는데 준비를 하면서 자의반 타의반 방향이 바뀌었다.

 어떤 행사든지 스스로 원해서 참여하는 것은 몰라도 누가 와 달라는 초청에는 그리 마음이 편하지 않다. 시간낭비라고 생각하고 단지 아는 안면에 마지못해 찾아가서도 얼굴이라도 내밀고 나와야 하니 서로 간에 부담스럽고 고통스러운 시간이 될 수밖에 없다.

 아직은 우리에게 낯선 북 콘서트는 더더욱 그러하다. 북 콘서트는 작가와 독자의 심리적 거리를 줄이고, 깊은 유대관계를 형성하며, 함께 참여해 만들어간다는 정서적 만족감을 얻도록 하는 메커니즘을 가지고 있다. 그런데 그런 정도의 성숙된 북 콘서트 문화를 창조하기에는 많은 시행착오들이 있을 것이다.

 10월 31일로 날짜를 정하고 보니 10월의 마지막 밤이고 특별히 금요일이라 뭔가 특별한 이벤트를 준비하고 싶었다. 개인적인 약속이나 모임, 행사보다 좀 더 멋진 프로그램으로 2014년 10월의 마지막 밤을 기억하게 하고 싶었다. 나는 평범한 작가이지만 북 콘서트 1부를 한 인간의 인생과 철학, 삶의 이야기, 책을 쓰게 된 동기, 책의 줄거리에 대해 진솔하게 들려주고 독자의 목소리를 듣고 싶었다. 음악 콘서트 2부는 풍성한 가을을 음악으로 즐기는 시간으로 채우고 싶었다. 밖엔 보슬비까지 내려 한층 무거워진 마음을 잊혀진 계절로 녹아내리길 바라는 마음에서다.

 이번이 시집, 수필집 등을 포함하면 5번째 책을 출판하는 셈이다. 첫 시집 ‘마음을 보다. 행복을 그리다’를 출간했을 때 가까운 지인이 파티를 열어줬던 기억이 난다. 이번 북 콘서트가 끝나고 나서야 새삼 그 의미를 다시 느낄 수 있게 돼 감사할 따름이다.

 북 콘서트는 나름의 저자와 독자가 함께하는 시ㆍ공간을 통해 끊임없이 자유를 추구하는 인간을 조명하고 일상 속에서 진정한 행복을 찾는 시선을 통해 나와 이웃 그리고 가족의 가치를 다시 발견하는 의미를 부여한다. 책이라는 콘텐츠를 소재로 저자와 독자가 같은 공간에서 소통이라는 예술을 창조하는 콘서트의 장이 곳곳에서 열리기를 기대한다. 많이 부족했지만 김해에서 처음 열린 북 콘서트에서 책 해설과 서평, 저서낭독과 시낭송, 색소폰연주, 통기타의 무대는 그런대로 가을밤을 느끼기에 충분했다. 북 콘서트에 함께하신 모든 분들에게 감사하고 오랫동안 기억될 2014년 10월의 마지막 밤이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