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정한 사회인을 키우기 위해 소외된 이를 가르치는 교육이 중요한 때입니다. 이 사회는 그들을 외면하고 있습니다. 알면서도 외면하는 모습이 산 사람이 죽어가는 사람을 방치하고 있는 것이 아닙니까? 죽어가는 사람을 살리는 길이 무엇인지 생각해 보았습니다. 원인이 무엇인지를 알면 해결할 수 있을 것입니다. 글을 모르면 읽을 수가 없어 답답합니다. 그러면 점점 마음은 나약해지죠. 그러다가 결국 포기하는 것입니다. 포기는 죽음을 의미합니다. 살아있는 것은 늘 변화하려고 합니다. 물질대사를 통해 생명을 유지하지요. 그러나, 죽은 것은 변화하지 않습니다. 단지 미생물에 의해 흙으로 돌아갈 뿐입니다.
지금 현장에서 죽어가는 사람들을 살리기 위해 몸부림치는 야학들이 살아 숨 쉬고 있습니다. 야학이 담당해야 할 부분이 아니라 배운 국민이 배우지 못한 국민을 가르치는 운동이 일어나야 할 것입니다. 야학이라는 공간에서만 교육이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삶의 현장에서 가르치고 배우는 문화가 확산되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
오늘도 전 변함없이 학교로 왔습니다. 이곳에는 배움의 기회를 놓친 늦깎이 학우들이 열심히 배우고 있습니다. 우리의 조그마한 노력이 세상을 바꾸기는 어렵습니다. 하지만 국민 모두의 힘으로 세상은 조금씩 변화할 것입니다. 우리의 선조들이 함께 일궈 온 이 국토에서 잠들지 않는 희망이 솟아났으면 합니다. 선조들의 상부상조의 전통이 살아있는 한 우리는 더 큰 미래를 향해 나아갈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포기하지 않으면 죽어가는 사람을 구할 수 있습니다. 그 기적을 저는 보고 있습니다. 한글밖에 모르는 제자들이 초등학교를 마치고 중학교를 마치고 고등학교를 마쳤습니다. 그리고 영광의 학사모를 쓰고 졸업하는 광경을 여러 번 보았습니다. 이것이 죽음에서 삶으로 바뀌는 기적적인 인생의 대역전이 아니고 무엇이겠습니까? 기적은 일어날 수 없는 일이 일어난 것이 아니라 생각합니다.
노력하고 최선을 다하는 사람은 언제나 기적을 이뤄낼 것입니다. 올해도 10여 명의 제자가 대학에 들어갈 수 있게 됐습니다.
수능을 보는 우리 청소년들의 고생만큼이나 늦깎이 학우들도 고생을 합니다. 배움이라는 신성한 두 글자가 인생을 바꿔 놓는 것입니다. 고생이 끝났다고 해서 고생이 끝난 것은 아니겠죠. 하지만 고생이 있기에 더 큰 기쁨이 있는 것입니다.
이제 울지 맙시다. 눈물을 멈추고 미래로 다가갑시다. 우리가 흘린 눈물 위에 대한민국이 있지 않습니까? 각자의 위치에서 최선을 다하면 조국이 알아줄 것입니다. 이 강산에서 춤을 추는 그날이 우리에게 올 것입니다. 전 희망 속에 살아갑니다. 우리에게 주어진 인생의 무게가 어깨를 누르고 있어도 서로가 서로를 위로하고 격려한다면 우린 새로운 생명을 얻을 것입니다. 포기하지 않는 교육이 이 시대를 살리는 길입니다.
오늘도 교육의 일선에서 봉사의 삶을 살아가시는 모든 분께 박수를 보냅니다. 우리 모두 힘을 내 올바른 교육자의 길을 걸어갑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