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전통 관료사회에서는 청렴도를 가르는 기준으로 ‘사불삼거’라는 불문율이 있었다. 4가지는 하면 안 되며, 3가지는 거절을 해야 한다는 뜻이다. 즉, 관료가 재임 중에 절대로 하지 말아야 할 네 가지와 꼭 거절해야 할 세 가지를 압축한 말이다. 사불(四不)이란 부업을 하지 않고, 땅을 사지 않고, 집을 늘리지 않으며, 재임지의 명산물을 먹지 않는 것이며, 삼거(三拒)는 윗사람의 부당한 요구 거절, 청을 들어준 것에 대한 답례 거절, 경조사의 부조 거절이다. 사불삼거는 기실 전통사회에만 국한 된 청렴 불문율이 아니다.
현재를 살아가는 모든 공직자와 직장인들은 입사에서 퇴직까지 오랜 기간 유혹에 흔들리지 않는다고 보장할 수 없다. 그리고 직장에서나 사회에서 아무리 청렴이 깨끗하고 올바르다고 외쳐도 우선적으로, 그것을 수용하는 각 개개인의 마음 자세가 올바르지 않다면 아무 소용이 없는 것이다. 깨끗한 물에 물감을 한 방울 떨어트리면 바로 이것을 감지할 수 있는 것처럼 우리는 자기 자신의 감시기능을 가져야 하며, 어떠한 유혹에도 흔들리지 않는 자신감을 지닐 수 있어야 한다. 이러한 개개인의 굳건한 마음가짐과 깨끗한 세상을 가꾸려는 사회적인 노력이 뒷받침된다면 자연스레 투명하고 온건한 사회가 돼 있을 것이다.
‘명량’의 주인공인 충무공 이순신 장군의 원칙과 규정을 준수하는 자세와 다산 정약용이 가졌던 백성을 위하는 마음, 백범 김구 선생의 나라를 사랑하는 마음은 혼란스러운 세상을 살아가는 현재의 우리에게 청렴이라는 두 글자를 많이 생각하게 한다. 마지막으로, 모든 사람들이 청렴이라는 친구를 더 자세히 알고 벗하며 행복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