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6 22:02 (금)
인생만화경(人生漫畵鏡)
인생만화경(人生漫畵鏡)
  • 최경탄
  • 승인 2014.08.24 21:2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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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억의 삼천포 시절(202)
 156. 중앙치과

 사모님은 얼굴이 잘생긴 미인이시다. 그리고 성격도 깐깐하여 남에게 쉽게 헛소리도 안 하시는 분이시다. 그런데 이 사모님이 어느 날 부터 시름시름 앓기 시작하더니 몸이 쇠약하여 지셨다. 중앙치과 식구들이나 동네에서도 곧 병이 나을 것으로 알고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였다. 그런데 원인 모를 이 두통은 점점 심해지고는 잠도 제대로 주무시지 못하셨다. 나중에는 헛소리까지 하시기 시작하였다. 원장님은 사모님을 병원에 데려가 원인 조사를 하여 봤지만 병명도 모르고 헛수고만 하였다.

 그러던 어느 날 사모님은 집에 볼일 보고 가는 동네 분에게 하는 말이 “차 조심 하시오 교통사고 당할 운이오” 하시는 것이었다. 이 분은 그냥 “작별 인사가 좀 지나치다”고 생각하면서 별생각 없이 중앙치과를 나와 100m도 못 가서 그만 지나는 트럭에 부딪혀 다리를 다치게 되었다. 트럭이 천천히 달렸기 망정이지 속력을 냈더라면 더 큰 피해가 있을 뻔하였다.

 또 한 번은 동네 친구에게 “돈 떼일 액운이 있다”고 말해 주었는데, 그 말을 들은 친구는 며칠 후에 돈을 빌려간 사람이 동네 여러 사람에게 돈을 빌리고는 야밤에 도주를 해 버렸다.

 그리고 사모님은 자주 헛소리를 하는 데 자세히 들어 보면 가관이다. “이놈아 나에게 오지 말고 다른 곳에 가, 왜 나를 괴롭히느냐! 저리 가지 못해”하면서 “눈에 보이지 않는 영과 심하게 다투고 있는 모습이다. 이런 이상한 일 때문에 동네 사람들은 사모님이 신이 내렸다”고 하였다. 그것이 말이 되는가, 지금도 그렇지만 전에도 치과 의사는 지식층으로 동네에서 존경받는 대상이었다. 그런 분의 사모가 가난하고 정서적으로 이상이 있는 사람이나 드는 신내림이라니 어처구니없는 일이었다.

 원장 선생님은 자기 업무에 성실하고 가정에 충실한 분이시다. 부인이 헛소리를 해대고 갑자기 춤을 춰대고 하니 속 터질 일이다. 그래서 사모님더러 “그 행동을 자제하라”고 시키지만 그런데도 사모님이 그 이상한 행동을 그칠 줄 몰랐다. 이제는 사모님도 자기 행동을 자제할 처지가 못 되었다. 원장님은 사모님을 구하기 위해 여러 방법을 다 동원해 보았지만 모두 허사였다.

 한 번은 귀신을 불러들여 귀신을 쫓아내려고 무당을 불러 큰 굿판을 열었지만, 무당에게 초청 받아 온 귀신은 굿판 가운데 앉아있는 사모님에게 “너는 공중의 운명을 어찌 어기려고 하느냐, 내 운명을 받아들여라 그렇치 않으면 내 몸은 천 갈래 고통을 받을 것이다”하고 호령하자 사모님은 갑자기 온몸에 고통을 느끼고 멍석 바닥에서 이리저리 굴려 댄다. 결국 굿판은 난장판이 되고 굿을 주관하던 무당은 부랴부랴 굿 도구를 챙기고 철수해 버렸다.

 이쯤 되자 원장님은 이제 마지막으로 사모님을 “당신 의지로 귀신을 쫓아내라”고 윽박 지르지만 사모님 그것을 해내지 못한다. 결국 그 때문에 부부는 다툼의 횟수가 늘어나고 또 한 번 다투면 집안의 기물이 내던지는 물리적인 행동으로 변질되어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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