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만화경(人生漫畵鏡)
인생만화경(人生漫畵鏡)
  • 최경탄
  • 승인 2014.06.12 2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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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억의 삼천포 시절(152)
 115. 만화계 큰 바위 김성환

 고바우 김상환 선생님은 성품이 온순하고 말수도 적으시다. 또 웬만한 일에 속내를 드러내지 않으신다. 그러나 한 번 고집을 부리시면 세상 누가 뭐라 해도 고집을 꺾지 않고, 한자리에 자리 잡으면 좀처럼 그곳을 옮기지 않았다. 그래서 시사만화를 50년 한결같이 1만 4천139회나 연재해 4컷 만화로는 세계 최장수 기록을 세웠다.

 바위는 한 번 자리를 잡으면 비바람이 몰아쳐도, 사람들이 밟아대도 묵묵히 인고한다. 그런 면을 보면 김성환 선생님과 바위는 많은 점에서 닮아 있다. 그래서 김성환 선생님은 자기 캐릭터 이름을 ‘바우’라고 불렀다고 본다.

 선생님은 동아대상(1973년) 소파상(1974년) 서울 언론인 크럽 신문 문화상 수상(1988년) 보관 문화훈장수훈(2002) 등 경력도 다양하다.

 그리고 만화가의 경지를 넘어 화가 쪽에서도 대가다. 6ㆍ25 전쟁 때 종군 화가로 활약하실 때의 작품 중 국립 박물관에 소장된 것도 있다. 또 선생님 자신이 ‘고바우 상’을 제정해 후배 만화가의 공적을 기리기도 한다. 여러 면에서 보람된 업적을 남기고 계신다.

 내가 선생님의 이름을 처음 접한 것은 1952년께 우리 집에서 만화 대여점을 할 때다.

 ‘사육신’이라는 작품이었는데 붓으로 그린 만화책이었다. 특유의 8등신 삽화체였고, 허름한 옷을 입고 머리는 산발한 충신 여러 명을 그린 그림은 산만할 정도로 선이 복잡했다.

 그런데 얼마 후 출간된 ‘꺼꾸리군 장다리군’에서는 선을 가늘게 사용해 깔끔하게 그린 화풍이다. ‘불과 몇 개월 만에 전혀 다른 화풍의 작품을 만들어 내는 것이 가능한 것 일까?’하는 경이감 마저 들기도 했다.

 꺼꾸리군 장다리군에 등장하는 두 주인공은 항상 학생모에 교복을 입고 등장한다. 꺼꾸리군은 키가 커서 좋은 점과 나쁜 점을 부각시키고, 장다리군은 키가 작아서 좋은 점과 나쁜 점을 부각 시킨다. 이 작품은 학생들의 일상을 그린 만화 중 최고의 수작이다.

 이 많은 업적을 살펴보면 선생님은 고생 없이 만화계 데뷔하고 별 탈 없이 작품 생활을 한 것처럼 보이지만, 만화가 중에서 김성환 선생님처럼 파란만장한 분도 드물 것이다.

 116. 의로운 피

 ‘의열단’ 이야기를 일제강점기 시절부터 시작해 보기로 한다. 1919년 2월 조국은 일본의 수탈과 민비 시해로 반일 감정이 극에 달했고 3월 1일을 기해 전 국민이 일어나 만세를 불렀다.

 3ㆍ1 운동으로 조선인의 긍지를 보여준 계기는 됐지만, 일본은 독립운동가 색출 작업에 쌍수를 켜게 된다. 그래서 많은 사람이 일본 순사들의 눈을 피해 중국에 집결하게 된다.

 그 무렵 중국 동북에서 독립운동가들이 군대 양성을 목적으로 세운 신흥무관학교가 있었는데, 그곳 학생들과 중국으로 모여든 독립운동가들의 주축으로 ‘정의로운 일을 행하자’는 취지로 조직을 만들고 그 이름을 ‘의열단’이라 했다.

 조선의 독립과 세계의 평등을 위해 몸과 마음을 다할 것을 맹세한 의열단은 곧 중국에서 반일 저항 운동을 하는 한편, 조국으로도 단원을 밀파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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