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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작가 이동근 힐링 스토리-산복도로 미니버스 투어
여행작가 이동근 힐링 스토리-산복도로 미니버스 투어
  • 이동근
  • 승인 2014.05.11 22:16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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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개념 버스여행 ‘웃음바다’
▲ 부산역에서 승차하고 하차하는 산복도로버스투어 차량.
매축지 할머니들과 마을기업 탐방도

 산복도로 미니버스 투어는 부산 원도심의 중심이라고 할 수 있는 동ㆍ중ㆍ서구를 이어주는 산복도로 36㎞를 버스를 타고 직접 탐방하는 것을 뜻한다. 산복도로가 가지고 있는 특유의 경치를 구경하고 각 마을 기업과 주민공동체가 운영하는 곳에서 다양한 체험과 경험을 통해 그동안 놓치고 살았던 부산의 산복도로에 관한 이야기와 각 마을의 특색들을 직접 체험할 수 있는 신개념 버스여행이다.

 지난 3일 토요일 오후 2시.

 마을다방 ‘情’을 운영하시는 매축지 할머니들은 오랜만의 나들이에 설레었다.

 매축지 할머니들께서는 자신이 오랫동안 부산에서 살아왔지만 산복도로의 풍경을 전부 본 적은 없었다고 말씀하시며 이번 버스여행에 대한 기대감을 감추지 못하셨다.

 이번 할머니들의 미니버스투어는 사회적기업 ‘점바찌프로덕션’의 이상민 대표가 하루 동안 할머니의 손자가 된 마음으로 그들에게 웃음을 되찾아 주기 위한 프로젝트였다.

 모든 승객들이 약속된 시간에 버스에 탑승을 했고, 할머니들 또한 버스의 뒷자리에 앉아 설레는 마음을 감추지 못하며 이야기들을 꺼내셨다. 마을해설사의 소개로 부산역을 출발하여 제1코스 ‘매축지’ 마을로 들어서며 해설사의 설명을 들으며 연신 고개를 끄덕이셨다. 오랫동안 매축지에서 살아온 실버스토리텔러 매축지 할머니들은 해설사가 설명하지 못하는 부분까지 농담을 섞어 가며 버스를 타고 여행을 함께하는 승객들에게 알려주었고, 버스 안은 온통 웃음바다를 시작으로 투어는 시작되었다.

▲ 점바찌프로덕션의 이상민 대표가 할머니들을 촬영하고 있다.
 버스는 또다시 매축지마을을 거쳐 두 번째 마을 안창마을(호랭이 마을)로 들어섰다.

 할머니께서는 예전에 자주 올라왔던 동네지만 다리가 아픈 이후로 찾지를 못하여 그 시간 동안 참 많은 것이 변했다며 야속한 세월을 탓하셨다.

 안창마을은 오래된 지명에서 벗어나 현재는 ‘호랭이 마을’로 이름이 바뀌었다. 버스투어에서 유일한 체험을 하는 마을이다. 할머니들에게 예쁜 스카프를 선물할 요량으로 체험을 신청했다. 스카프 위로 예쁘게 도장을 찍고 목에 둘러보시며 자랑을 하시는 모습이 참 아름답다. 굽이진 코스를 따라 버스에서 벚꽃 구경과 부산이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바다풍경 등을 보시며 서로 많은 이야기를 나누신다.

▲ 점바찌프로덕션의 이상민 대표가 할머니들을 촬영하고 있다.
 168계단에서 김민부 전망대로 향하는 힘든 코스에 닿았다.

 힘든 계단과 오르막길을 걸으시며 할머니들은 “오늘은 잠 잘 자겠다”라는 농담을 슬며시 던지신다. 여행을 제안했던 그에 대한 배려일 것이다.

 “다음에는 손녀랑 함께 버스를 타고 싶으니 꼭 예약해 달라”는 말씀도 빼놓지 않으셨다. 그런 할머니들을 위해 만두를 하나씩 포장한 다음 우리는 매축지로 다시 향했다.

 투어는 매주 (토ㆍ일) 오전에 진행되는 A코스와 오후에 진행되는 B코스로 나뉜다.

▲ 장기려 더 나눔 센터에서 해설을 듣고 계신 버스투어 참가자들
 승객들의 안전을 위해 25인승 버스에 18명으로 제한을 두고 있으며, 단순히 버스를 타고 보는 것에 그치지 않고 직접 버스에서 하차하여 해설사의 인솔에 따라 안전하게 산복도로에 깃들어 있는 마을기업 탐방도 하는 체험형태로 프로그램이 짜여있다.

 잊혀가는 부산의 근ㆍ현대사를 아이들에게 글이 아닌 체험을 바탕으로 알려 주며 어른들에게는 진한 향수를 느끼게 하고 타 지역 사람들에게는 부산의 산복도로 곳곳에 숨겨진 경치와 이야기들을 전하는 미니버스 투어는 지금까지 운영되는 동안 3천여 명이라는 참가자들이 참여했다.

▲ 168계단을 지나 김민부 전망대로 이동하고 계신 할머니들.
 마을이야기를 전하는 해설사들의 안내를 받으며 같은 버스를 타고 여행을 하는 사람들과 의미있는 여행을 교감할 수 있는 산복도로버스투어는 부산에서 가장 사랑받는 탐방여행으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각 구에 자리한 마을기업들과 연계하여 체험을 할 수 있도록 하였으며 미니버스에는 마을 해설사들이 배치되어 있기에 버스가 지나는 장소에 대한 설명을 들을 수 있다.

 지나온 근ㆍ현대사에 대한 설명을 눈으로 보고 몸으로 체험하니 더 흥미롭다.

▲ 투어를 마치고 홀가분해 하시는 매축지 할머니.
 6ㆍ25 전쟁 발발 이후, 부산으로 수많은 피난민들이 내려와 나무판자로 집을 짓고 살았던 시대부터 더 나아가 일제강점기 당시 마을이 생성된 과정들에 대해서도 세세히 들어볼 수 있다. 수치스러운 역사를 감춰야 하는 것이 아닌 아픈 상처들을 치유해 나가기 위해 과거를 되돌아보고 후세까지 전해야만 하는 것은 현재의 기성세대의 몫이기 때문이다.

 ◇ 미니버스투어 온라인신청 (www.busanmaeul.or.kr), 운행기간 4월 1일~6월 30일(매주 토ㆍ일) 참가비 5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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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나리 2014-05-12 01:19:48
할머니들과 버스여행 이라니 너무멋지신거 아니신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