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6 18:51 (금)
기적 바란 촛불 기도회
기적 바란 촛불 기도회
  • 이동현
  • 승인 2014.04.23 00:1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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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동현 김해 경원고등학교 3학년
 지난 16일 발생한 세월호 침몰 사건으로 온 나라가 슬픔에 빠져있다. 탑승객조차 정확한 집계가 되지 않고 있고 지금 이 시간에도 민ㆍ관ㆍ군ㆍ경의 합동 수색 작업이 진행 중이지만 사망자만 발견될 뿐 생존자 발견 소식은 전해지지 않고 있다. 뉴스 등을 통해 실종자 가족들의 오열을 지켜보고 참담한 마음 이루 말할 수 없었다.

 그러던 중 세월호 침몰사고 실종자 무사귀환을 바라는 촛불집회가 김해에서 열린다는 소식을 접하고 촛불집회에 참여해서 애도의 마음을 전하기 위해 참여하기로 마음을 먹고 행사 장소로 향했다. 지난 18일부터 20일까지 일정으로 김해교육연대 등 김해시민단체 주체로 내외동 일대에서 열렸다. 오후 7시가 되자 시민단체 회원들과 김해시민 학생 등이 삼삼오오 모이기 시작했고 진행 요원들이 나눠주는 초와 무사귀환을 바라는 애절한 마음으로 추모행사는 시작됐다.

 고사리 같은 손으로 촛불을 든 초등학생부터 고등학생 그리고 김해시민들은 기도회를 시작하며 비록 멀리 떨어져 있지만, 애틋한 마음을 담아서 실종자들이 무사히 귀환하기를 염원했다. 시종일관 분위기는 무거웠고 지나가던 시민들도 슬픈 표정을 감추지 못하며 마음으로 나마 동참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실시간으로 휴대폰을 통해 구조 상황을 지켜보며 희생자가 나올 때마다 긴 한숨을 쉬기도 했다.

 눈시울이 붉어지며 가슴이 터져버릴 것만 같았다. 흔들리는 촛불을 보며 차가운 바닷속에서 생사의 갈림길에 서있는 후배들의 모습이 눈앞에 아른거렸다. 아마 촛불 기도회에 참석한 모든 이들의 마음도 같았을 것이다.

 1시간여 동안 촛불집회는 진행됐고, 김해교육연대 상임 대표께서는 마무리 인사를 하시며 “갑작스레 잡힌 행사라 인원 및 준비가 원활하지 않았다”며 행사에 참여한 분들에게 주말까지 이 추모 행사를 이어가자고 하셨다. 이에 모든 분들은 흔쾌히 동의했고 발걸음을 옮겼다.

 나는 SNS를 이용해 친구들에게 동참을 권유했고 친구들과 함께 희생자와 실종자의 무사귀환을 염원하는 마음을 담은 종이를 만들었다. 경원고등학교 선생님들은 이러한 우리를 격려해주셨고 선생님들의 염원까지 촛불을 통해 기원해 달라고 따뜻한 마음을 전달해주셨다.

 지난 20일은 촛불 기도회 마지막 날이었다. 생존자는 나타나지 않고 희생자만 추가되고 있었다. 자리를 잡고 촛불을 들며 실종자들의 무사귀환을 염원했다. 나는 시민단체 회원은 아니지만 시민들에게 초를 나눠주며 적극적으로 참여하기 시작했고 지나가는 친구들을 설득해 지난 이틀보다 더 많은 학생들이 동참하도록 최선을 다했다. 촛불을 들고 많은 생각에 잠기기도 했고 때로는 무관심한 시선과 웃고 우리를 바라보는 사람들을 보며 섭섭하고 원망스럽기도 했지만, 따뜻한 눈길과 마음을 나눌 수 있는 분들이 많았기에 의미있고 진정으로 실종자들의 무사귀환을 기도할 수 있었다. 평소 말주변이 없어 남 앞에서 말하는 것을 꺼려했지만 나는 자유발언을 신청해 내 염원이 꼭 이뤄질 수 있도록 용기를 내어 “촛불 기도회를 통해 기적이 일어나길 염원해보고 절대 희망을 버리지 말자”고 외치기도 했다.

 지금 제일 중요한 것은 원인과 책임자 처벌이 아니라 최대한 빨리 실종자를 구하고 김해시민, 아니 대한민국 모든 국민이 한마음으로 기적이 일어나기를 염원하고 또 염원해야 할 것이다.

 동생들아! 지금은 비록 어둡고 차가운 바닷속에서 사투를 벌이고 있지만, 꼭 사랑하는 가족 품으로 돌아갈 수 있을 거라 확신한단다. 기적을 바라는 우리의 마음이 전해지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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