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8 06:19 (일)
갈수록 느는 골목주차 시비
갈수록 느는 골목주차 시비
  • 김현철 기자
  • 승인 2014.04.10 22:5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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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 현 철 사회2부장
 자동차 2천만 시대를 앞두고 대한민국 골목주차 문제는 더 이상 미룰 수 없을 정도로 시급하다. 골목길 주택가 대문 앞에는 다른 차를 대지 못 하게 바리게이트가 쳐져 있거나 시멘트 콘크리트를 굳힌 볼라드가 서 있다. 한마디로 주차 이기주의가 극심해 이웃 간에 묘한 감정이 교차하고 있다.

 이 같은 주차 문제가 끝임 없이 확대 재생산되는 것은 지자체마다 뾰족한 수가 없기 때문이다. 김해시의 경우 지난 1990년 후반부터 급격히 성장해 현재 인구 60만 명을 눈앞에 두고 있다. 인구증가는 차량증가로 이어진다. 결국 구도심은 옛 건축법에 적용돼 주차시설이 미흡한데 차량은 증가하는 기이한 현상으로 주차난을 더욱 부추기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주차에 대한 시민들의 스트레스는 심각한 수준이다. 문제는 종종 이웃 간 다툼으로까지 이어진다는데 있다. 최근 자동차 영업사원 김모 씨는 김해시 내외동에서 손님과 점심을 약속했다. 그는 주차장이 없어 골목길에 주차를 했다. 잠시후 한 아주머니로 부터 한통의 전화가 걸려왔다. “우리 집 앞이니 차를 빨리 빼 달라”는 것. 김씨는 “점심을 먹고 차를 이동시키겠다”고 말했지만 소용이 없었다. 김씨는 손님과의 중요한 계약을 앞두고 기분을 망칠 수 없어 차동차를 이동해야 했다. 말싸움이나 주먹다짐은 애교수준이다. 지난달에는 전북 완주군에서 골목 주차문제로 말다툼을 하다 이웃에게 낫을 휘둘러 상해를 가하는 사건이 발생하기도 했다.

 김해시 어방동에 거주하는 최모 씨는 일을 마치고 귀가할 때마다 스트레스를 받는다고 하소연한다. 밤마다 골목골목 들어선 차량들에 주차 공간을 찾기 어렵기 때문이다. 이런 날은 인근 골목을 몇 번이나 헤매기 일쑤다. 김씨는 “내 집 앞에 주차한 적이 손에 꼽을 정도로 골목에 차량은 포화 상태”라며 “이제 집을 고를 때 우선으로 보게 되는 게 주차장”이라고 말했다.

 김해시에 따르면 불편을 호소하는 주차 관련 민원은 하루 10건에서 50여 건으로 꾸준히 들어오고 있다. 하지만 골목 이면도로는 단속법에 명시되지 않은 사유지이기 때문에 시나 경찰에서도 단속권한은 없는 실정이다. 관련 민원이 들어와도 전화로 협조를 구하는 수준이다.

 이에 따라 일각에선 100만 도시 김해시의 주차난 해소를 위해 근본적인 해결책이 나와야 한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한 시민은 도심의 빈 자투리땅을 활용하고 기존의 주차 공간을 나눠쓰는 것이 도심지 주택가 등의 주차난을 해소하는 대안이 될수 있다고 말한다.

 실제 서울의 다세대 다가구 밀집지역의 자동차 10대 중 3대는 주차 공간이 없어 심각한 주차난을 겪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서울의 자치구들은 빈 자투리땅을 찾거나 거주자 주차 우선 구역을 나눠쓰는 방법 등으로 주차난 해소에 발벗고 나서고 있다.

 김해의 경우 수도권과 차이는 있을 수 있지만 주차난 문제는 공통과제다. 6ㆍ4 지방선거 김해시장 모 예비후보는 공유주차장(학교ㆍ대형건물) 주차장 확충사업으로 주차난을 해결하겠다고 공약하기도 했다.

 골목 주차문제가 앞으로 더욱 심각할 것으로 예상되는 대목이다. 주차문제로 삶의 질까지 저하되고 있다. 퇴근하면서 하루를 끝마쳤다는 기분보다 집 근처에 주차를 무사히 해야 일과를 마쳤다는 기분이 든나는 직장인들이 많다. 사소한 일에 스트레스가 겹치면 결국은 폭발한다. 주차 문제로 이웃사촌이 원수가 될 수 있다.

 골목 주차는 양보만으로 끝날 전쟁은 아니다. 지자체마다 지혜로운 해결책을 모색해야 주민들이 삶이 한결 나아진다. 도내 지자체는 골목 주차문제를 현안으로 다뤄 해결책을 내놓아 골목마다 이웃 정이 흘러넘치게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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