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에 자전거를 타다 보니 새벽시장이 있는 사거리 교차로를 통과하기 위해서 좌우를 몇 번이고 살피면서 가슴을 쓸어내려야 한다. 새벽시장을 찾는 손님이 탄 택시와 뒤엉킨 화물차 사이를 빠져나가면서 제대로 자기 갈 방향을 상대방에게 알려주는 운전자를 찾기는 쉽지 않다. 먼저 집어넣으면 된다는 식의 잘못된 운전 습관에다 상대를 배려치 않는 무신경이 더해져 무엇이 잘못된 것인지 모르는 습관이 행동으로 아예 굳어버린 것일지도 모른다.
작년 8월 중부고속도로에서 방향지시등을 넣지 않고 차로를 변경하다 급기야 위협을 느낀 상대방의 보복운전으로 1명이 숨지고 6명이 다친 일이 있었다. 법원에서는 “사소한 시비를 이유로 위협적인 운전을 하는 범법 행위에 경종을 울릴 필요가 있다”며 운전자에게 징역 3년 6개월을 선고했다. 예전에는 방향지시 등 조작 없이 발생한 교통사고에 대해 목격자 등이 없는 관계로 교통사고 조사요원들이 시비를 가리는데 애로점이 있었지만, 이제는 도로에 설치된 감시카메라와 대부분의 차량에 장착한 블랙박스 등으로 인해 확연히 잘잘못을 가릴 수 있다.
언제부터인가 우리는 운전대만 잡으면 전사로 돌변해 남의 불편쯤은 아랑곳하지 않고 나만의 공간을 즐기며 교통법규쯤은 우습게 여기는 버릇이 생겼다. 규정 속도를 무시하는 것은 예사고, 출발을 빨리 하지 않는다며 울리는 크락션 소리는 요란스럽다. 여기다 필요 없는 지그재그 곡예운전으로 가관이다.
지난해 발생한 교통사고를 분석해 보면 21만 5천354건이 발생해 사망자가 5천92명으로 평균 교통사고 100건당 사망자는 2.4명이라 한다. 착한 운전만 했더라면 사망자 숫자를 줄일 수 있었을 것인데 안타깝기 그지없다.
따뜻한 4월, 봄나들이 계획을 세운 분들이라면 이런 마음가짐은 어떨지 제안해 본다. 운전대를 잡기 전 먼저 심호흡을 한번 하면서 마음속으로 착한 운전을 할 것인가 나쁜 운전을 할 것인가를 미리 갈무리해 오늘 하루만이라도 착한 운전을 한다면 출퇴근 교통침체로 짜증나는 도로라도 조금은 웃으면서 운전을 할 수 있고, 나아가 나는 물론 다른 사람들의 생명을 지켜주는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으로 확신하다. 자, 나부터 착한 운전을 위해 오늘 하루 방향지시 등 하나라도 제대로 넣어보자. 알고도 실천치 않는다면 모르는 것보다 나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