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7-25 22:30 (목)
인생만화경(人生漫畵鏡)
인생만화경(人生漫畵鏡)
  • 최경탄
  • 승인 2014.03.19 22:3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추억의 삼천포 시절(94)
 72. 선생님의 훈계

 그 다음 날 나는 학교에서 공부를 마치고 기분 좋게 집으로 들어왔는데, 아버지가 나에게 “부진이 너 개울가에 사는 전선도(가명) 선생님이 너랑 영호랑 선생님 집에 오라고 하더라”라고 하시는 것이다.

 전선도 선생님은 우리 학교 선생님이시지만 나의 담임은 아니었다. 담임도 아닌 선생님이 왜 우리를 부르실까? 하고 의심이 생겼다. 그래도 오라 하면 가야 한다. 나는 수창의원에 들려 영호를 불러 전선도 선생님 집으로 갔다.

 선생님 집은 각산 밑 개울가에 있고, 당산거리에서 멀지 않는 곳이다. 선생님은 우리가 오자 반기며 방안으로 들어오라 하신다.

 우리가 방안에 들어서자, 선생님은 작은 밥상에다 과자랑 사이다를 내어 놓으면서 먹으라고 하신다. 사이다는 귀한 음료라서 몇 번 밖에 먹어본 적이 없는데, 그 귀한 것을 먹으라고 주시니 우리를 부른 일에 대해 더욱 궁금해졌다.

 우리는 과자를 하나 집어 먹고, 사이다를 한 모금 마시자 선생님은 말문을 여셨다. “어젯밤에 너희들 당산거리에서 무슨 짓을 하고 놀았냐”라고 물으셨다. 나는 놀랐다. 어제 일을 어떻게 아시고 물어보는 걸까? 의구심 속에서 나는 이 일에 대해 추리를 해 보았다.

 처음 우리가 당산거리에서 총알을 터트렸을 적에, 당산거리 주민들이 창밖의 난데없는 총소리에 무척 놀랐을 것이다. 그리고 창문을 열어본 것이다. 그리고 그런 짓을 하는 아이들이 로타리 동네 아이들이라는 것을 목격한 것이다.

 그래서 직접 야단을 치지 않고 옆 동네에 있는 전선도 선생님에게 일러바친 것이다. 이 말을 들은 전선도 선생님은 그 중에 대장인 나와 영호를 불러 훈계를 하려고 우리 집에 찾아와 아버지에게 내가 학교에 갔다 오면 영호랑 같이 자기 집으로 오라고 하신 것이다.

 나의 머리 굴리는 시간이 길었는지 선생님은 “왜 대답을 안 하는 거야”하며 다그치신다. 그래서 나는 “어제 당산거리에서 총알을 터트리고 놀았습니다”라고 솔직히 말했다. 그러자 선생님은 “그것이 얼마나 위험한지 알고 한 것이야”하고 되묻는다.

 그 말에 나는 “하나도 안 위험합니다”라고 하며 이유를 설명했다. 별똥별이 대기권으로 들어오면 공기와 마찰을 하여 불타 없어지는 것처럼 총알을 하늘로 향해 놓았기 때문에 하늘로 날아가면서 공기와 마찰해 불타 없어진다고 설명했다. 그러자 선생님은 총알은 공중에 뜨더라도 공기와 마찰해 없어지는 것이 아니라, 나중에 속도가 줄어들다가 다시 땅으로 떨어진다고 하셨다. 그리고 그것을 유탄이라 하는데, 유탄에 맞으면 사람이 죽을 수도 있다고 하셨다. 나는 그 말을 듣고는 우리가 한 짓이 잘못됐구나, 또 위험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선생님은 우리에게 다시는 그런 짓을 하지 않겠다고 단단히 다짐을 받고선 보내 주셨다.

 그리고 한 달쯤 지났을까, 나는 또 그 총알이 궁금해졌다. 하나를 꺼내 터트리고 싶지만 전선도 선생님과 약속했기 때문에 그것이 마음에 걸렸다.

 그래서 나는 생각하기로 ‘이제는 사람이 아무도 보지 않는 노산 바위 끝 그곳에서 총알을 바다 쪽으로 향하게 하고 불을 붙이자. 그러면 총알이 터져 아무도 없는 바다에 떨어지기 때문에 아무도 다치지 않을 것’ 그런 생각이 들자 자신감이 생겨 총알을 가지러 집으로 갔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