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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양 고추값 3분의 1 수준 ‘폭락’
청양 고추값 3분의 1 수준 ‘폭락’
  • 박재근 기자
  • 승인 2014.02.24 21:5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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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양ㆍ진주 재배농가 출하 포기 농민 울상
▲ 24일 밀양시 무안면 한 들녘에 농민들이 시설하우스에서 다 키운 청양 고추 출하를 포기하고 갈아 엎어 말라 죽어가고 있다.
 “한 때였나, 알싸하고도 매운맛이 자랑인 ‘청양 고추’가 곤두박질이다.”

 전국 최대규모의 생산지인 경남도내 생산농민들은 지난해 대비, 3분의 1 수준으로 폭락한 고추값에 시름이 깊다.

 경남도는 전국 생산량의 70%가량을 생산하는 경남의 경우 지난 10㎏ 기준 청양 고추 도매가격은 1월 4만 6천원, 2월 4만 5천원으로 지난해 1월 12만 원, 2월 14만 원에 비해 ⅓ 수준으로 뚝 떨어졌다고 24일 밝혔다.

 이 같은 가격폭락에 창녕, 밀양, 진주 등 도내 특산단지 생산 농가는 출하를 포기해야 할 판이라고 울상이다. 가격 폭락은 우선 재배면적이 늘어 과잉공급에 따른것이다.

 청양 고추 주산지인 경남과 전남을 합친 지난해 1월과 2월 공급 물량은 4천12t과 2천747t이지만 올해 1월과 2월은 5천212t과 3천454t으로 전년보다 1천200t과 707t 증가했다.

 이 같이 생산량이 크게 늘어난 것은 지난해 청양 고추 가격이 많이 오른 후 재배면적을 늘린 게 원인이다.

 이에다 일본 원전의 방사능 유출 여파로 인한 횟집파동에 이어 조류인플루엔자(AI) 발생으로 오리, 닭고기 수요 감소로 인해 덩달아 청양 고추 소비도 줄었기 때문이다.

 창녕군 영산면 월영리 정오산씨(56)는 “가격 폭락으로 농민들은 시설하우스 난방비도 건지기 어려운 처지다”며 “청양 고추 10㎏ 한 상자 생산에 필요한 난방비가 경유는 약 4만8천원, 전기온풍기는 4만5천원이 든다고 지적, 고추를 내다 팔아도 난방비도 못 건지는 셈이다”고 말했다.

 이어 “여기에다 인건비, 농약대 등 각종 영농비를 합치면 적자폭은 훨씬 커진다”며 “한숨만 나온다”고 말했다.

 또 박모(54ㆍ밀양시 무안면) 씨는 “자식처럼 키우는 고추를 포기할 수도 없는 처지여서 어떻게 해야 할지 걱정이 태산이다”며 “타 지역 일부 농가에서는 아예 고추밭을 갈아엎는 일도 전해 들었다”고 말했다.

 한편 농협중앙회 경남지역본부는 이처럼 청양 고추 가격이 폭락하자 지난 21일부터 3일간 농협양재유통센터에서 김진국 경남농협본부장, 지역 조합장, 생산농민 등이 나서서 할인된 가격으로 대대적인 소비촉진행사를 펼쳤다.

 경남도 관계자는 “지자체와 주요 판매처 등과 연계한 직거래장터, 소비촉진운동 등을 자체적인 벌일 계획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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