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8 15:30 (일)
좋은부모는 저절로 될 수 없다
좋은부모는 저절로 될 수 없다
  • 이진규
  • 승인 2014.01.22 20:3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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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진규 김해생명의전화 이사장
 필자가 몸담고 평생을 헌신하고 있는 김해생명의전화에서는 좋은부모되기 운동본부를 운영하고 있다. 많은 사람들이 의아하게 생각했다. 김해생명의전화는 자살예방이 주요 사업인데 좋은부모되기 운동본부와는 무슨 상관이 있는가 하고 말이다. 그래서 간혹 “왜 생명의전화에서 좋은부모되기 운동본부라는 것을 운영하고 있습니까?” 혹은 “좋은부모되기 운동본부가 뭡니까?”하는 질문을 받고는 한다.

 좋은부모되기 운동본부는 명칭에서 느껴지는 것처럼 좋은부모가 되는 방법을 서로 공부하고 공유하고자 만들어 진 것이다.

 자살예방사업을 하고 있는 우리가 ‘좋은부모’라는 주제에 관심을 가지게 된 것은 청소년이 자살을 시도하지 않는 이유로 꼽힌 원인 때문이다. 그 첫 번째 원인이 부모님이 괴로워할까봐(22.6%) 였다. 그리고 청소년이 자살충동을 느끼는 13%가 가정불화가 원인이었다.

 우리는 자살예방이라는 과업을 가지고 다각도로 접근해 보고 고민하고 있지만, 청소년의 문제를 비롯한 대다수의 문제가 가정에서부터 기인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부모의 경우도 50이 넘어서야 이제 아이를 키우면 잘 키울수 있을 것 같다고 하기도 한다. 그래서 김해생명의전화에서는 청소년을 자살위기와 다양한 문제로 부터 보호하고 좋은 사회의 구성원이 될 수 있도록 교육하기 위해서 부모교육에 관심을 가지게 됐고, 청소년들의 첫 번째 보호망이 될 수 있는 부모를 위한 길잡이가 필요하다고 판단돼 ‘좋은부모되기 운동본부’라는 것을 시작하게 됐다.

 부모 없이 태어나는 자녀는 없지만 부모 없이 자라나는 자녀는 많다. 집 안에 부모는 있지만 삶 속에 부모는 없을 수도 있다. 좋은부모가 되는 방법을 함께 연구하고 공유하고자 한다.

 아이들에게 좋은 부모가 되기 위해서는 ‘욕심을 버리는 것’이 중요하다. 아이를 위한다는 명분으로 부모는 아이 대신 판단을 내리고 아이의 결정을 대신 해주곤 하는데, 이는 결코 좋은 부모의 모습이 아니다. 이렇게 부모가 대신 판단을 내리고 결정을 하는 것은 아이의 독립심을 기르는데 방해가 될 뿐이다. 아이들을 자신의 부속물이라 여기지 말고, 독립적인 인격체로서 존중해주고 진심으로 사랑하되, 절제된 사랑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부부가 협력해 자녀를 교육하고, 지켜야 할 것과 안될 것은 확실하게 알려줘야 하며, 아이에게 1등만을 강조할 것이 아니라 최선을 다한 그 과정을 격려해 자신감을 북돋아 주는 것이 좋다.

 좋은부모가 되기 위해서는 아이와 부모의 다른점도 파악해야 한다. 아이와 부모가 생각하는 강점과 약점이 다르면 아이와 부모는 사사건건 부딪힐 수밖에 없다. 때문에 아이의 성향뿐만 아니라 자신의 성향도 파악해 아이를 대하는 태도를 바꿀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무엇보다 부모는 자신의 삶부터 돌보는 것이 중요하다. 자신의 삶을 잃어버리고 아이에게만 온 신경을 집중하는 것은 헛된 희생일뿐 오래 지속될 수 없으며, 갈수록 욕구 불만이 쌓여서 나중엔 허무한 감정이 밀려오게 될 수도 있다. 그리고 이는 부모뿐만 아니라 아이에게도 좋지 않은 영향을 줄 것이다. 부모가 스스로 필요한 것을 찾고 자신을 사랑할 줄 안다면 아이도 자신을 사랑하는 법을 터득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누구라도 좋은 부모가 되고 싶겠지만 그리 쉬운 일이 아니며, 어린시절의 제대로 된 자녀교육은 자녀의 미래는 물론, 국가 건강에도 영향을 미친다. 그러나 자녀교육이 하루아침에 되는 것도 아니며, 건강한 나라의 미래를 위해서는 학교는 가정과 연계해 교육을 하고 국가는 사회의 모든 환경이 청소년 성장에 위해요소가 없도록 그 기능을 다해야 할 것이다.

 자녀교육은 누가 대신해 줄 수 있는 일이 아니며, 내 자녀만 안전하게 보호한다고 해서 그 안전이 보호되는 세상이 아니다. 좋은부모되기 운동본부는 이 모든 문제를 함께 고민하고, 함께 나누고, 함께 연구하고 공유해서 단지 조금 더 내 자녀들이 살기 좋은 환경을 만들고자 하며, 그 시작은 생명존중으로부터 시작한다고 하겠다.

 ‘한 생명이 온천하보다 귀하다’는 그 실천을 김해생명의전화의 모토가 실천되기 위해 부모님이 괴로워할까 봐서 자신을 지켜나가는 청소년이 더 많아지도록 하기 위해, 김해생명의전화는 최선을 다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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