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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만화경(人生漫畵鏡)
인생만화경(人生漫畵鏡)
  • 최경탄
  • 승인 2013.12.10 20:4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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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 외가집 두번째 이야기

빽빽이 나열되어 있는 글자를 탐독할 능력이 안되는 나였지만 군데 군데 그려진 삽화 그림을 보는 것만으로도 이 선물에 대한 가치를 느끼기에 충분했다.

그리고 그 속의 만화 내용으로는, 한국 만화 역사상 최고 수준 중 한 작품인 김용환 선생의 "코주부 삼국지"가 실려 있었고 또 김성환 선생의 "꺼꾸리군과 장다리군"도 실려 있었다

내가 이 코주부 삼국지는 만화체 삼국지로써는 중국, 일본, 한국 세나라의 작품중에서 그때부터 지금까지 나온 작품 중에서 최고의 작품으로 평가하고 싶다.

코주부 삼국지는 두 장수가 말를 타고 싸우다 한 장수가 목이 뎅깡 짤리는 장면이 참 인상 적이었다. 거기다가 유비, 장비, 관우 의형제 이야기에다 동탁, 초선이, 조조, 여포 등이 주로 등장 하는 데 삼국지 초입이 되어 그런지 제갈공명 같은 인물은 등장하지 않았다.

그리고 "꺼꾸리군과 장다리 군"의 작품도 완벽한 만화체 인데다 내용 면으로는 꺼꾸리군은 키가 적어서인지 좋은 점과 나쁜 점이 함께 부각이 되었고 장다리 군은 키가 커서 역시 좋은 점과 나쁜 점이 부각 되는 작품으로 학생들 노는 이야기로는 역시 한국 만화 역사상 최고의 우수한 작품이었다.

이후 학원 잡지는 계속 나왔고 나는 그때마다 거진 빠짐없이 잡지책 "학원"을 보아왔다.

어떤 내용이 언제 연재 되었는 지는 확실히 모르지만 학원 전체를 놓고 보면 조흔파 선생의"얄개전" 이 연재 되었고, 나중에는 이 얄개전은 영화로 만들어진바 큰 인기를 얻었다.

호랑이와 사냥꾼의 사투를 다룬 이야기로 "야수의 왕"이 실려 있었고, 또 탐정과 대도의 심리전을 그린 "검은 별"이 연재 되었다

그리고 김용환 선생은 "학원"이라는 잡지에서 각종 연재물을 보기 좋으라고 여기 저기에서 삽화를 그려 학원 잡지의 가치를 살려내는 데 큰 기여를 하였다.

그 가난한 시절 왜 그토록 좋은 잡지가 출간 되었는지 그것은 참으로 미스터리였다.

학원을 창간한 분들은 정말 사회 공헌에 대해 각별 하였던 것 같았다.
학원은 그 뒤에 한국 만화 황금기와 더불러 승승 장구 하다가 어찌된 일인지 한국 만화 황금기가 사라지면서 학원도 같이 빛을 잃고 1960년대가 되면서 창간 무렵 빛나던 그 알찬 내용이나 독자들의 호응이 점차로 사라지게 되었다.

지금 이 시대 부국 한국 에서는 한류라 하면서 상업적인 영화, 드라마 ,k팝 등이 세계를 들썩 거리고 있지만 그 옛날 빛나던 잡지 "학원"처럼 진정 학생들이나 어린이들에게 마음에 양식이 되었던 우량만화 한편이나 우량 잡지 한권이 그리워 지고는 한다.

20. 외가집 두번째 이야기

막내 외갓집에서 또 시 5집이나 6집을 건너서면 그곳에는 두째 외삼촌 댁이 있습니다. 이 집은 마당을 사이로 웃채와 아래채가 나란이 있습니다.

웃채는 지붕을 단아한 기와로 덮은 기와집이었고 깨끗하게 마당을 쓸어 넣으면 엄숙한 분위기에 마치 절간에 온 기분이 들기도 하는 곳이어서 울타리를 감나무로 뺑들러 심어 놓았기 때문에 감나무 집이라고도 했다.

이곳이 나에게는 진짜 외갓집 오는 목적의 바로 그 집이며 가장 신나게 즐길수 있는 집이었다.

이 집에는 외삼촌, 외숙모 그리고 나보다 네살이나 위의 갑모, 재모 쌍둥이 형이 둘 있고 그 아래로 아직 가난 아이 동생이 있었다.

갑모, 재모 쌍둥이 두 형은 내가 세상에서 제일 좋아하는 형들이고 두분 형도 세상에서 나를 제일 좋아해서, 나만 오면 나하고 어울러 놀아 주곤 하였다.

갑모형은 뒷산에 올라가 왕매미와 씨오시 매미를 잘 잡았다. "씨오시" 하고 운다고 씨오시 매미를 매미채도 없이 손으로 척척 잡아줄때는 이 쌍둥이 형은 당시 나에게는 엄청나고 신기한 힘을 가진 거인으로 느껴졌다.

꿩도 가끔 잡아주었다. 어느때인 하늘에서 매 한마리가 먹이를 노리고 공중으로 빙빙 돌고 있으면 꿩들은 매를 피하기 위해 밭두렁에 내려 앉아 흙을 비비고 머리를 땅속으로 묻고 매를 피하였다.

이것을 본 갑모형은 주먹만한 돌을 쥐고 살금살금 꿩 쪽으로 열발짜욱까지 다가가서 힘차게 꿩을 향해 돌을 던집니다.

요행이 꿩을 맞쳐 꿩을 잡는 날에는 나로서는 그날 저녁은 맛있는 꿩고기를 맛보는 날이 되기도 했다.

저녁을 먹고 해가져서 어두워지면 외숙모님은 마당에 모닥불을 피우면 집안에 있는 모기들이 모두 모닥불 쪽으로 몰려든다.

이때를 노려 숙모님은 마루위에 길게 말아 달아놓은 모기장을 아래로 내려 모기들이 다시는 집안으로 못들어오게 한다

어두운 방에는 자기 위해 갑모 형들과 나는 이불을 깔고 누웠지만 잠 보다는 이 얘기 저 얘기를 너무나 재미있게 하기 시작하는 때였다.

나는 얘기는 재미있어 밤새도록 하여야 하는데 그만 잠이 스르륵 오기 시작했다. 그러면 오는 잠을 억지로 참고 형의 얘기를 듣고 있지만 그만 잠에 못이겨 잠이 들 시기에는 어김없이 갑모형은 "부진이 자나 "하고 확인이 사살이 들어온다.

그럴 때면 나는 꿈길에서 헤매이다 말고 바로 그말을 듣고는 후다닥 정신을 차리고 "형아 안잔다 얘기 계속 해라"하면서 형을 안심 시켰다.

그말을 듣고 갑모 형은 다시 얘기하기 시작하지만, 나는 밀려오는 잠에 못이겨 다시 갑모형의 확인 들어 와도 나중에는 대답을 못하고 꿈나라로 달려가 결국 다음날 아침까지 잠은 더 깊이 들고 말았다.

어쩌다 삼천포 변두리에 사는 이모 아들 문보형과 명기형이 와서 같이 어울리면, 쌍둥이 두 형과 우리 친형과 문부형 형제 이렇게 여섯 명이 되었다.

그날 밤은 애들 노름판이었다. 모두들 자기 호주머니 안의 용돈을 걸어 놓고 카드놀이라는 도박 일전이 벌어졌다.
어른 흉내내는 놀이는 2가지 종류가 있었다. 카드를 할적에는 "욘마이"를 하고 화투를 할 적에는 집고 땡이나 나이롱 뽕을 하였다.

등장불을 중심으로 밤새도록 한판 벌리고 새벽이 되면 등장불의 끄스럼이 모두 아이들 콧구멍으로 들어 간 것 처럼 아이들 콧구멍은 모두 시켜먼 꺼멍으로 칠해진다.

콧구멍이 커보이는 임꺽정의 모습이 따로 없었다. 밤새운 게임의 결과는 보통 내 돈이 깍쟁이 문부형의 주머니로 옮겨 가지만 문부형은 그 돈을 반이라도 돌려 줄 생각를 결코 안했다.

게임에 지고 돈을 잃어 잔뜩 기분이 상해 있으면 외숙모님은 아침 식사때 아이들의 얼굴 표정을 보고밤새운 아이들의 성적표를 알아채리고 나의 손에 몇푼 쥐어 준다.

그러면 나는 또 억울했던 감정 모두 털어버리고 개구장이 본연의 얼굴로 변하여 활짝 웃기 시작했다.

이러니 밤을 새워 놀아도 하나도 피곤치 않는 외갓집 나들이는 너무너무 신나고 재미 있는 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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