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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품종 개발은 빅데이터로
미래품종 개발은 빅데이터로
  • 변명옥
  • 승인 2013.11.26 21: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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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변명옥 농촌진흥청 국립농업과학원 분자육종과
 현 정부가 들어서고 우리는 ‘창조경제 구현’이란 말을 자주 듣는다. 각종 매스컴에서는 창조경제 구현을 위해 창조산업과 미래전략에 대해 논의ㆍ검토 중이라 말한다. 여기서 미래전략은 현재의 데이터와 공공정보를 토대로 빅데이터를 구축해 더 나은 삶, 윤택한 삶으로 나아가는 로드맵을 그려나가는 과정이라 볼 수 있다.

 빅데이터가 다양한 가치를 만들어내기 시작하면서 사람들은 빅데이터를 ‘원유’에 비유하기 시작했다. 기름이 없으면 기기가 돌아가지 않듯, 빅데이터 없이 정보시대를 보낼 수 없다는 의미에서다. 미국의 시장조사기관 가트너에 따르면 데이터는 미래 경쟁력을 좌우하는 21세기 원유이기 때문에 기업들은 다가오는 데이터 경제시대를 이해하고 이에 대비해야 한다. 이는 21세기 시대에 가장 중요한 자산은 ‘데이터’이며 이를 관리하고 여기서 가치를 이끌어내지 못하면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없다는 뜻이기도 하다.

 이를 입증하듯 일반에게 공개된 생명정보로 실험 없이도 새로운 품종을 육성할 수 있는 세상이 오고 있다. 과학 분야에서 빅데이터는 새로운 것이 아니다. 31년 된 미국보건원 (NIH)의 유전자 서열 자료기관인 유전자 은행(GenBank)은 1억 6천7백만 유전자의 서열을 보유하고 있으며 이는 1천5백40억의 DNA 서열로 돼있다. 컴퓨터와 생물학의 결합으로 과학자들은 방대한 기초생물자료를 대량 분석해 유전체학, 단백체학, 대사체학 등등 상상하지도 못한 새로운 분야들을 창조ㆍ확대시키고 있다.

 국내에서도 15여 년 전부터 작물의 염기서열을 분석해 쌀, 배추 등 작물과 미생물 등에 대한 유전체 연구를 완성해 정보를 보유하고 일반국민에 공개하고 있다. 최근 감자, 고추, 토마토 등 많은 작물의 유전체가 완전히 밝혀졌으며 이들은 모두 공개돼 누구나 활용할 수 있다. 대표적으로 토마토를 포함한 가지과(科) 식물은 진화적으로 가장 종 분화가 다양하게 일어난 식물분류군의 하나로 지구상에 3천개 이상의 종이 확인되고 있다. 9억 염기쌍의 DNA로 구성된 토마토 유전체의 염기서열 정보는 3만 5천여 개의 토마토 유전자 기능정보뿐 아니라 유전자의 배열과 구성, 유전체 구조 등 광범위한 내용을 담고 있다. 이러한 데이터를 토대로 토마토 육종 기술개발을 가속화해 생산성 높은 고품질의 토마토 재배와 함께 육종 비용을 50% 이하로 줄일 수 있다. 이러한 데이터는 또한 다음 작물 유전체 연구에 많은 활용이 된다.

 이와 같은 원리로 현재 특정 알고리즘이나 소프트웨어를 이용해 방대한 자료에서 목표특성을 찾아내는 유전체 기반 연구가 활성화되고 있다. 때문에 빅데이터만 분석해도 어떤 품종이 특정 병에 병저항성을 지니고 있는지, 어떤 품종이 환경 재해에 저항성을 나타내는지를 추적해 품종을 육성할 수 있는 길이 우리 앞에 열리게 되었다. 이러한 기회를 놓치지 않고 꾸준한 연구를 통해 유전체 정보를 활용한다면 고품질의 신품종 개발 농산물이 우리의 식탁에 오를 날은 머지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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