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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만화경(人生漫畵鏡)
인생만화경(人生漫畵鏡)
  • 최경탄
  • 승인 2013.11.26 21: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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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억의 삼천포 시절(17)
 성주는 소년들의 지혜를 빌려서 마을 위에서 둑을 무너뜨려 용암의 진로를 다른 곳으로 흐르게 하고 마침내 마을이 안전하게 만들었다.

 그 후 소년들은 아버지 만나는 것은 물론 많은 인부들이 모두 해방을 시켜주었다. 성주로서도 더 이상 용암을 막으려고 사람들을 가둬 둘 이유가 없었기 때문이었다.둬 이렇게 최상권 선생님은 중국을 배경으로 많은 작품을 그리셨는데 구체적인 제목이나 이야기는 기억나지 않지만 주인공은 대머리인데 이마 위 머리에 한 줌의 머리가 옹지를 틀고 있는게 특징이기도 하였다.

 그리고 이상학 선생의 만화 ‘로이타 군’도 기억에 남는다. 주인공은 다리가 길죽한 중학생이었다. 그 중학생은 그야말로 천방지축으로 활약하는 이야기인데 그 시절에 잡지에 연재되고는 한 만화였고 단행본으로도 나온 만화였다.

 사육신과 마찬가지로 활극 만화는 단연 ‘정의의 쌍칼’이라는 작품이었다. 바로 김백송 선생의 작품이었다.

 항상 어깨에 X자로 두 개를 칼을 지고 다니면서 악당들을 무참하게 처치하는 활극 만화체로써 선이 복잡한 화풍이었다.

 끝으로 서봉재 선생의 만화 ‘리터엉 탐정’이 있다. 이 만화책은 가로로 길게 편집한 것이 특징으로 역시 삽화체 만화였다.

 ‘리터엉’은 엉터리라는 단어를 거꾸로 쓴 단어로써 ‘엉터리 탐’을 빗대어 부른 말이다.

 두 소년이 주인공인데 이름 그대로 엉터리로 탐정활동을 하지만 가끔 한 번씩은 범인을 잡는다는 이야기다.

 이처럼 서봉재, 최상권, 김백송 세 분은 한국 만화 황금기가 도래하기 전의 작가로 한국 만화 황금기의 최고의 대가 김종래, 박기당, 박광현 선생님께서 두각을 나타나기 전에 등장했던 한국 만화의 거물급 작가들이었다.

 13. 돈복 터진 아이

 내가 세상에 태어나 십 년이나 살면서 돈복이 터져 본 적이 있다.

 때는 1953년 3~4월쯤 될까. 나라는 전쟁으로 재정이 부족해지자 자꾸만 돈을 찍어 냈다. 그러다 보니 1환 가치가 2환 가치로 변화고 하여 자꾸만 인플레이션이 심화되더니 결국에는 제일 적은 돈의 가치가 100환이 되었다.

 이게 말이 되는가? 100이라는 숫자가 얼마나 큰데 그게 제일 적은 가치가 되어 버렸으니…. 그래서 정부에서는 부랴부랴 화폐개혁을 해 버렸다. 100환을 1원으로 바꿔 버린 것이다.

 삼천포 읍내 은행이 두 곳 있는데, 모두 우리 동네에 있었고 당시 우리 집은 상업은행 옆집의 옆집에 있었다. 우리 집 방에는 높이가 1m 약간 넘을 정도의 단칸의 옷장이 하나 있었는데 그 위로 나랑 여동생 안희와 올라가서 뛰어내리는 놀이를 자주 하곤 했다.

 어느 날 나랑 안희가 이 옷장 위에 올라갔는데 내가 전혀 뛰어내릴 준비도 하지 않았는데, 안희가 뛰어내리라고 나를 밀어 버린 것이다.

 불시에 밀려 떨어진 나는 그 충격으로 팔꿈치 뼈가 탈골이 돼 버렸다. 나는 병원으로 옮겨졌고 깁스를 하고 학교도 못 가고 외출도 못 하고 방에 틀어박혀 엄마의 시중만 받고 있어야 하는 신세가 되었다.

 그즈음 나라는 화폐개혁으로 멀리서 하이면 군호 외갓집 친척들이 난리였고, 또 남양 친척들도 마찬가지였고, 시내에 있는 친척과 어머니 아버지 그리고 아는 분들 모두 우리 집 옆의 상업은행에 와서 돈을 바꾸느라 난리가 났다.

 두툼한 돈뭉치를 들고는 이왕 온 김에 은행 옆에 있는 우리 집에 와서 엄마 아빠를 뵙고 간다며 우리 집에 방문하는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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