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8 05:37 (일)
인생만화경(人生漫畵鏡)
인생만화경(人生漫畵鏡)
  • 최경탄
  • 승인 2013.11.25 21: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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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억의 삼천포 시절(16)
 12. 만화 사육신

 1957년도의 만화 ‘사육신’은 전형적인 삽화체로 저자는 김백송으로 나왔지만 실제로 그분은 바로 김성환 화백이었다고 한다.

 그림체나 난잡한 삽화체인 만화체 고바우와는 전혀 다른 나름 리얼 화풍이었다.

 짚으로 만든 멍석에 머리를 풀고 사형을 기다리던 신하들을 그린 비극적인 장면이 생각난다.

 한 페이지에 완전 만화가 아니고 글이 많이 들어가 있는 형태였다. 나는 그 당시는 사육신이라는 만화책이 글이 많아 그 만화책을 당시는 충분히 읽고 소화할 능력이 없어 제대로 보지는 못했다. 그래서 그런지 자세한 내용은 기억하지 못하고 있다. 처음에는 그 만화 사육신이 김백송으로 되어 있어 필명이다 보니 어느 분의 작품인지 몰랐지만 나중에 그 만화가 바로 김성환 선생의 작품인 것을 알게 되었다.

 또한 기억에 진하게 남는 만화는 ‘남자’라는 만화책이었다. 작가는 미상이지만 일종의 전쟁만화였다. 그런데 만화의 배경이 한국 전쟁이 아니고 2차대전이었다. 만화스타일은 인물이 8등신의 형체를 갖춘 완벽한 삽화체 만화였다.

 철모를 쓴 주인공은 계급이 갈매기 두 개였고 일반 펜으로 그려진 것이 아니라 특수 펜으로 선을 대단히 굵게 쓴 특이한 작품이었다.

 근육질의 주인공은 무거운 기관총을 들고 단단한 적의 탱크 앞으로 돌진하는 장면이 인상적이었다. 일설에는 작가가 고우영 선생의 형인 추동식 선생의 작품이라고 하는데 아직 정확한 작가는 확인이 되지는 않고 있는 만화였다.

 지금 다시 생각해보건대 그 만화 ‘남자’는 미국 만화의 개작으로 보여진다.

 또한 기억에 남는 작품은 만화 ‘고추장군’이었다. 역시 작가 미상인 작품으로 떠돌이 검객을 다른 작품이다. 주인공이 나루한 차림으로 칼을 차고 다니면서 불쌍하거나 억울한 사람들을 돕는다는 내용이었다.

 당시 동학란의 지도자 전봉준을 빗대어 만든 작품이었다고는 하지만 내용이나 작가를 알 수 없어 확인을 할 방법은 없다. 하여튼 제목만이 특이하여 기억에 맴돌 뿐이다.

 최상권 선생의 만화 ‘고비사막의 비밀’도 당시 주목받는 작품 중의 하나였다. 이 만화는 일본 번안물로 내용이 길었다. 긴 만큼 장편으로 계속 만화책이 나와서 내가 기억하는 바로는 6권까지 나왔다.

 만화의 배경은 만주 땅 어느 작은 마을이었다. 해가 지고 어두워 지면 수상한 사람이 나타나 마을의 젊은 장년을 불러 가고 그후 그 사람은 소식이 없이 행방이 묘연해졌다.

 그러길 수 십번 하다 보니 동네에 장년들이 거진 다 사라져 버리는 내용이다. 이때 주인공 두 소년은 사라진 아버지를 찾아 사막으로 가게 된다. 그러나 이후 어떻게 다쳤는지 기억이 안나지만 한 친구가 다치고 다른 한 친구는 다친 친구를 업고 강 위 낭떠러지에 놓여 있는 통나무 다리를 건너게 된다.

 이때 앞에는 호랑이가 지키고, 뒤에는 사자가 지키고, 아래 강에는 악어가 지키는 상황에 빠지게 되었다.

 삼면이 모두 무서운 동물들에 포위된 정말 위험한 순간이었다. 앞 뒤의 호랑이와 사자가 두 친구를 향해 달려들었다. 아찔한 순간이었다. 그때 두 소년은 납작 엎드렸다.

 그러자 사자와 호랑이가 자기들끼리 물고 물어 뒤엉켜 강으로 떨어져 악어의 밥이 된다. 그리고는 두 소년은 고비사막의 어느 요새 성에 들어간다.

 그곳에서 두 소년은 성주를 만나 아버지를 구하러 왔다고 말하자 성주는 어려운 세 가지 수수께끼를 풀면 아버지를 만나게 해 주겠다고 답한다.

 결국 두 소년은 수수께끼를 풀고 헤어졌던 아버지를 만날 수 있었다. 그런데 사건이 또 생기게 되었다. 실은 이 성은 용암의 범람으로 모두 마을이 불탈 위기에 몰리게 되어 있었던 것.

 그래서 용암이 흘러넘치지 않게 계속 둑을 쌓아야 하는데 아버지와 동네 어른들이 이 둑을 쌓는 공사에 그동안 계속 붙들려 온 것이었다.

 두 소년은 성주에게 둑을 쌓을게 아니라 마을 위쪽에서 마을 반대쪽에서 둑을 무너뜨려 용암의 진로를 다른 곳으로 흘러가게 만들면 마을이 안전하게 된다고 일러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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