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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소한 거짓말의 부메랑
사소한 거짓말의 부메랑
  • 성기홍
  • 승인 2013.11.14 20:5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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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기홍 경남도교육청 학교정책과장
 모든 부모들은 자녀들이 잘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모든 희생을 마다하지 않는다. 그렇지만 부모들의 사소한 행동들이 자녀들의 교육에 아주 나쁜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잘 모르고 있다. 엄마가 받기 싫은 전화를 피하려고 “엄마 없다고 해라”는 무심결에 사용하는 이런 일들이 부메랑이 돼 돌아온다.

 부모에게 배운대로 하는 것이 어린아이다. 하얀 도화지와 같이 한 점 티 없는 어린이는 사물과 자연의 이치, 살아가는 방식 등을 마치 스펀지가 물을 빨아들이듯이 받아들인다. 한 번 색칠된 아이의 도화지는 다시는 원래의 흰색으로 돌아갈 수 없다. 특히 유아기에 부모가 하는 행동은 아이들이 그대로 본받을 수밖에 없다.

 부모들은 텔레비전을 보면서 자녀에게는 공부하라고 자녀들의 방으로 쫓아 넣어도 자기 방에 들어간 아이의 머리에 글이 들어올 리가 없을 것이다.

 우리네 부모들은 흔히 자기는 욕을 먹어도 자녀들이 잘되는 일이라면 서슴없이 잘못을 저지르는 경우가 많다. 남에게 피해가 가더라도 나에게만 득이 된다고 생각되면 무심코 저지르고 마는 일들이 종종 벌어진다. 자녀의 손을 잡고 길을 가다가 건널목의 붉은색 신호에도 그냥 길을 건너는 일이 다반사다.

 요즈음의 한국 사회에서 사회 지도층의 도덕적 해이를 많이 보아왔다. 이젠 세상이 투명해져서 나만이 아는 비밀이 없어졌다. 사소한 일이라도 인터넷 수사대가 달려들면 그야말로 발가벗겨진다.

 고위 공직에 나가기 위해 청문회에 나가서 창피만 온 세상에 당하고 허무하게 사퇴하는 광경을 너무나 많이 보아왔다. 차라리 청문회에 나오지 않았으면 그냥 존경받는 사람으로 살았겠지만 청문회에서 발가벗겨진 순간 후회를 해도 때는 늦었다. 자녀가 군대에 가지 않았다는 이유로 두 번이나 유력했던 대통령 후보가 대선에서 고배를 마셔야 했다. 그 당시 힘이 있는 많은 사람들이 조그마한 구실이라도 있으면 그런 이유로 군대를 피할 수 있었고, 그 당시 교수님들은 그냥 별생각 없이 관습적으로 제자들의 논문을 무단으로 사용하다가 나중에 장관 일보 직전에 창피를 당한 경우도 보아왔다.

 이러한 일들은 어린 시절부터 사소한 잘못은 그냥 저지르고 마는 자그마한 습관들이 원인이다.

 이제 우리도 생활 수준이 달라지고, 사회의 인식이 엄청나게 변했다. 예전 못살던 시절에는 잘 살아보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살아가다가 이제는 가장 큰 걱정거리 중의 하나가 다이어트가 되고, 당뇨병을 비롯한 성인병을 걱정하는 잘 사는 나라가 됐다. 30년 전만 해도 전혀 생각지도 못하던 일들이 이제는 당연한 일상이 됐다. 그때는 어떤 물건이 고장이 나거나 잘못되면 국산이어서 그렇다고 치부해 버렸지만 요즘은 “국산인데 왜 그래?”라고 생각할 정도 인식이 완전히 바뀌었다.

 원래 남의 잘못은 커 보이기 마련이다. 갈수록 도덕적 요구 수준이 높아졌기 때문에 사회 지도층의 잘못은 조그마한 것이라도 금방 드러나게 됐다. 이들의 과거 행적이 지도층에 대한 존경심이 없어지는 당연한 결과로 나타났고, 사회 전체가 아래위가 없어지고 고함을 지르고 떼만 쓰는 사회병이 만연하게 된 것이다.

 아이들의 인성발달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사람은 부모다. 부모가 항상 자녀들에게 모범을 보일 때 자녀가 올바르게 자랄 것이다. 하지만 부모들은 막상 어떻게 하는 것이 내 자녀에게 잘하는 것인지는 잘 모르는 경우가 많다. 그때는 한 번만 생각해보면 금방 알 수 있다. 내가 하는 행동이 내가 아닌 앞집사람이 하는 행동이라면 내가 어떻게 생각할 것인지를 생각해보면 잘하는 일인지 아닌지를 금방 알 수가 있을 것이다.

 상대방의 입장을 항상 배려하는 생활이 지금은 손해처럼 보이지만 자녀들의 미래에 큰 이익이 될 것이다. 지금부터라도 내 자녀를 큰 인재로 키우고 싶으면 매사에 조심하고, 사소한 거짓말도 해서는 안 될 것이며, 항상 바르게 살아가는 삶을 살아야 할 것이다. 철없는 부모는 되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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