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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남매일
  • 승인 2013.11.05 0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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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된 디자인 & 세계 경제 축의 대이동
▲ 오래된 디자인’
“좋은 디자인이란?” 근원적 질문에 답하다
‘오래된 디자인’
박현택 저
(컬처그라퍼… 1만 5천원)

 한 가닥 끈이 길게 늘어뜨려진 문양을 담은 백자가 있다. 병 목을 감싼 이 끈은 몸체 전면을 부드럽게 흘러내리며 감싼다. 백자철화끈무늬병이다.

 옛날에는 술병의 목에 끈을 동여매 걸어 놓고 사용했는데 이를 노끈 무늬로 남긴 것이다. “무거우면 둘러메고 가라”는 은유와 함께 생활 속에 숨어 있는 맛을 자연스럽게 드러낸 예다.

 이 아이디어는 넥타이와 멜빵을 색동 프린트로 표현한 티셔츠, 패션 의상 등에 반영돼 현대적으로 재탄생하기도 했다.

 이처럼 전통을 고수하되 혁신과 실용성을 지향한 예는 서양에서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트렁크 제작자의 견습공으로 출발한 루이뷔통은 생활 속에서 기차여행이 확대되리라는 것을 예측해 상품개발로 연결했다. 이후 스타일은 다양해졌고 제품은 고급화되면서 디자인 혁신을 일궈냈다.

 신간 ‘오래된 디자인’은 우리 삶 속에 스며든 익숙한 디자인에서 인문학의 통찰과 삶의 지혜를 살펴보는 책이다.

 저자는 박현택 국립중앙박물관 디자인팀장이다. 시각디자인을 전공한 뒤 국립중앙박물관에서 20년 넘게 근무하고 있고, 문화산업과 박물관 마케팅에도 깊은 관심을 갖고 있다.

 저자는 백자철화끈무늬병이나 루이뷔통처럼 동양과 서양, 전통과 현대, 건물ㆍ화폐ㆍ자동차 디자인 등을 넘나들며 좋은 디자인에 대해 고민한다.

 저자는 “디자인에 관한 전문 지식이나 기술적 요소가 아니라 치열한 삶의 태도와 인간 사유의 집적들이 결국 품격있는 문화를 만들어 가는 원동력”이라며 “정작 중요한 것은 평범하고 사소할 수도 있는 삶 그 자체”라고 강조한다.

 그러면서 삶 속의 좋은 디자인에 대해 “비교적 사용하기에 편하고 보기에도 좋고 그러면서도 적당히 주변과 어울리고, 나름대로 정돈된 형태나 구조를 지향하려 하고, 그렇게 되도록 바라고 고민하고 계획하고 실행하는 것이 디자인”이라고 설명한다.

 312쪽.

▲ 세계 경제 축의 대이동’
선진국은 잊고 북위 31도 아래를 주목하라
‘세계 경제 축의 대이동’
김현구 옮김
(21세기북스… 2만 3천원)

 세계 경제 권력의 축이 북위 31도 아래 국가들로 재편되고 있다고 분석한 책이 나왔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경영 컨설턴트 램 차란은 최근 국내에 번역된 ‘세계 경제 축의 대이동’(원제: Global Tilt)에서 “세계 경제의 주도권이 미국, 유럽, 일본, 한국 등에서 북위 31도 아래인 중국, 인도, 브라질, 인도네시아, 남아프리카공화국 같은 남반구 국가로 이동했다”고 주장했다.

 세계 경제 권력이 남쪽으로 이동하는 현상이 전적으로 남반구 기업들에만 유리한 것은 아니다.

 중요한 것은 누구든 이러한 패러다임의 변화를 먼저 파악하고 적응해야 경쟁에서 승리할 수 있다는 점이다.

 그가 말하는 ‘글로벌 틸트’는 △북위 31도 이하 나라들로 사업과 경제력의 이동 △사업 역사상 최대의 변화 △지도자들이 북반구와 남반구 사이의 관계에 관한 낡은 가정과 경험 법칙을 버려야 할 필요성 △복잡성과 속도, 변동성, 불확실성을 다룰 수 있는 사람들에게 열리는 거대한 기회 등을 의미한다.

 저자는 글로벌 틸트의 원인으로 중국의 성장, 디지털과 모바일 기술의 발전으로 인한 커뮤니케이션 혁명, 세계 금융 시장의 불안정성 등을 든다.

 사람들은 남반구 기업들이 성장하는 이유에 대해 정부 지원과 값싼 노동력이라고 단순하게 여기지만 저자는 남반구 리더들은 이미 북반구 지도자들만큼의 지식, 능력, 투지를 갖추고 있다고 반박한다.

 책은 글로벌 시장에 뛰어든 지 3년 만에 세계적인 가전제품 브랜드가 된 하이얼그룹을 비롯해 GMR 그룹, 에이비 인베브, 바르티 에어텔 등 급성장하는 남반구 기업의 예를 소개한다.

 또 글로벌 틸트 시대에 필요한 생존전략도 제시한다. 새로운 리더십, 구체적인 조직 관리는 물론 정확한 통찰을 바탕으로 한 상상력, 대담하고 전략적인 모험 등도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한다. 36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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