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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세로토닌이 필요할 때
지금은 세로토닌이 필요할 때
  • 신은희
  • 승인 2013.11.05 01:0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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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은희 경영학박사/인경연구소장/기업컨설턴트
 “웃고 있지만, 눈물이 난다.”, “웃어도 마음은 슬프다.” 이런 말들은 사람이 기쁜 감정으로 웃는 것이 아닌 억지웃음인 경우다. 온전히 편안하게 웃을 수는 없을까? 그런가 하면 산모가 첫 아이를 낳을 때, 등반가가 정상을 정복할 때, 야구선수가 홈런을 칠 때 등은 극한 스트레스 상황을 벗어나 매우 격한 기쁨을 맛보게 되는데 이런 상황에서 인간의 감정에 영향을 주는 뇌세포 물질이 엔도르핀(endorphin)이다. 이 호르몬은 슬픔과 고통을 잊게 하고, 순간적인 환희와 격정적인 감동을 가져다준다고 알려져 있다.

 그러나 엔도르핀을 통해서 얻은 기쁨은 오래가지 못하고, 계속해서 더 크고 지속적인 자극을 원하게 되며, 그렇지 못하면 다시 스트레스로 돌아온다. 또 그 양이 지나치면 오히려 과격해지고 공격적이 되기도 한다. 그렇다면 인간의 부정적 감정과 충동을 조절하고, 잔잔한 행복과 긍정적인 마음을 유지시킬 수 있는 호르몬은 없을까?

 뇌의 신경세포에는 50여 가지의 화학물질인 호르몬, 신경전달물질이 있는데 신체의 내외부 환경변화와 정신상태에 따라 작용하는 물질이 다르다. 예를 들면, 강력한 진통효과가 필요한 상황에서 분비되는 대표적인 물질이 모르핀보다 몇백 배 강한 효과를 낸다는 엔도르핀이다. 그런데, 그런 상황변화와 감각에 연연해 하지 않고, 마음의 안정과 평온함을 유지시켜 주는 호르몬이 있다. 그것은 행복호르몬, 조절호르몬이라 불리는 세로토닌(serotonin)이다.

 늘 변화하는 상황 속에서 역동적인 인간관계와 다양한 역할을 수행하고 끈임없이 자극을 받으며 살아가는 현대인들에게는 여유를 갖고, 자신의 내면을 들여다볼 시간이 필요해진다. 그리고 조용히 자신의 주위를 돌아보며 차분히 삶의 속도를 조절할 필요가 있다. 또한 이성적 사고를 담당해야 하는 좌뇌의 사용을 좀 쉬게 하고, 감성적 사고의 발전소인 우뇌를 깨워 적절한 균형을 이루게 되면 심신의 안정을 찾게 되고, 삶의 의욕과 새로운 동력에너지를 만들어 낼 수도 있다. 이때 뇌세포에 작용하는 물질이 세로토닌이며, 이는 폭력성과 충동성을 억제하기도 하고, 기억력과 집중력을 높여주기도 한다.

 그러므로 세로토닌이 부족하면 기억력 감퇴와 집중력장애가 발생하고, 걱정과 불안이 깊어지며, 이내 슬픔과 허무함으로 우울증이 생기게 되면, 감정의 기복이 심해지고, 활동량이 감소해 비만이나 질병을 일으키기 쉽다. 또 사회적 관계나 활동에도 영향을 미쳐 삶의 부정적 요소로 작용하게 되는 결과를 가져오기도 하므로 세로토닌은 인간이 행복한 일상을 유지하고,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뇌 화학물질이라고 하겠다.

 이 세로토닌은 자연계에는 존재하지 않는데, 다음과 같은 방법으로 인체 내에서 생성할 수 있다. 먼저 원료가 되는 트립토판이라는 단백질을 섭취해야 하는데, 콩, 우유, 돼지고기 등에 많이 함유돼 있다. 그리고 눈을 통해 들어온 햇빛이 뇌에 전달돼야 하고 심호흡과 명상이 도움이 된다. 또 음식을 씹는 저작운동으로 뇌를 자극하고, 몸을 곧게 펴고 걸으면서 발바닥에 자극을 줄 때 이 호르몬은 잘 분비되며, 사랑을 할 때 훨씬 더 촉진된다고 한다.

 가을이 되면 해가 짧아져 일조량이 줄어들고 야외활동이 감소되면, 삶의 의욕이 저하되거나 우울증 환자가 늘어난다고 한다. 바로 지금이 세로토닌이 필요한 때다. 오색단풍이 아름다운 계절이다. 운동화를 신고, 한 줌의 견과류를 손에 쥐고, 가까운 숲이나 조용한 산길을 찾아 밝은 햇살 속으로 자주 나서 보자. 낙엽의 향기를 맡으면서 심호흡을 하고, 자연의 소리와 함께 명상을 하면서 등은 곧게, 어깨는 활짝 펴고 걸어보자. 어느새 마음이 평온해지고, 가벼워진 발걸음처럼 삶에도 리듬을 찾고, 행복한 기분이 가득해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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