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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각국 추석놀이ㆍ공휴일 들춰보니
세계 각국 추석놀이ㆍ공휴일 들춰보니
  • 송종복
  • 승인 2013.09.16 21:4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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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송 종 복 문학박사(사학전공)/(사)경남향토사 수석부회장
 이규경(李圭景)의 ‘오주연문장전산고(五洲衍文長箋散稿)’에서 추석행사는 가락국에서 처음 나왔다고 하는데 과연 가락국 후예들은 조상의 훌륭한 전통문화를 모르고 지나는 것은 아닌가. 이 행사는 지역별로 다양하고 풍성하며 다채로운 민속놀이로 나타난다.

 정부는 “내년부터 추석과 설 연휴가 공휴일과 겹치거나 어린이날이 토요일, 공휴일과 중복될 경우 그날 다음의 첫 번째 비공휴일을 대체 휴일로 지정키로 했다”고 밝혔다.

 ‘한가위’의 ‘한’은 ‘크다’라는 뜻과, ‘가위’는 가운데라는 뜻이 모여 8월의 한가운데에 있는 큰 날이라는 뜻이다. 이날에는 차례하고 성묘하며 가족끼리 모여 회식을 한다.

 북한의 추석(음력 8월 15일)은 휴일로 돼 있다. 요즘은 추석이란 말보다 ‘한가위’라는 말을 사용한다. 남한에서는 먼저 차례를 지내고 성묘를 가지만, 북한에서는 성묘를 하고 음식을 차려 절을 한다. 그들은 서서 절을 하고 음식과 술을 조금 담아 묘 주변 땅속에 묻은 뒤에 온 가족이 주위에 둘러앉아 음식을 먹으며 이야기를 나눈다.

 중국의 추석(음력 8월 15일)은 공휴일로 지정돼 있지 않고 차례도 지내지 않는다. 그 이유는 10월 1일 국경절을 맞아 일주일 연휴 때문이다. 그들은 온 가족이 함께 모여 앉아 월병(둥근 떡)을 먹으며 달을 감상한다. 월병은 14세기 한족(중국)이 몽고족에 대한 민족 항거에서 유래한 것으로, 반란에 함께 참여할 것을 호소하는 내용의 쪽지를 월병에 숨겨 사람들에게 몰래 나눠줬던 것에서 기인한 것인데 오늘날에는 쪽지 대신 연근, 참깨, 대추, 호두 등을 넣어서 먹기도 한다. 남쪽의 광동지역은 이틀 정도 휴일을 보내지만 북쪽지역에서는 휴일 개념 없이 지나가는 것이 일반적이다.

 일본의 추석은 ‘오본(お盆)’이라고 하는데, 예전에는 음력 7월 13일∼15일, 즉 백중을 중심으로 조상에게 제사를 지내던 행사였으나 일본은 음력을 사용하지 않게 되면서 양력 8월 15일을 추석 공휴일로 지정했다. 이날은 조상의 영혼을 집으로 맞아들여 제사를 지낸다든지, 성묘하며 조상을 위로하는 행사는 우리의 풍습과 같다.

 베트남은 ‘쭝투’(음력 8월 15일)라고 한다. 즉 가족화목을 위해 자녀들에게 애정과 관심을 가지며, 보름달맞이ㆍ가면 만들기를 즐긴다. 러시아는 ‘성 드미트리 토요일’이라 하며 11월 8일 직전 토요일이다. 이날에는 조상께 성묘하고, 수확에 대한 감사와 가족의 화목을 도모하며 햇곡식과 햇과일로 만든 음식을 먹는다. 미국은 ‘Thanksgiving Day’(추수감사절: 11월 넷째 주 목요일)라 한다. 영국 청교도들이 미국으로 이주한 후 가을곡식을 거둔 뒤에 하나님께 감사 예배를 올린데 기인한다.

 외국에도 우리와 같이 추석의 명칭과 날짜는 다르지만 하는 행사는 대동소이하다. 즉, 조상을 섬긴다는 것과 또한 농사가 풍성하게 돼 햇곡식으로 만든 음식으로 신에게 감사함을 표시하는 행위와 후손들이 다 같이 모여 가족의 화목을 도모하고 친목을 위해 놀이문화를 행하는 것은 다 같음을 알 수 있다.

 그러나 나라의 사정에 따라 공휴일을 며칠로 하느냐의 문제가 있다. 사회주의 국가나 공업이 발전된 나라는 공휴일을 지정하지 않거나 짧은 것이 특징이고 농업사회나 자본주의 사회는 공휴일이 길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필자의 인생으로 봐서 광복 전후에는 일본의 풍습이 남아 추석을 무시한 일이 많았다. 이유는 일본은 양력으로 추석을 지내니 한국과 추석 날짜가 다르다는 것이다. 60년대에는 추석이 휴일에서 제외됐다가 후에 하루만 쉬기도 했다.

 지난 1989년 2월 1일 정부가 ‘관공서의 공휴일에 관한 규정’에 명절을 전후한 3일을 공휴일로 지정 시행해 이젠 민족명절로 다시 자리 잡았다. 여기에다 최근에는 ‘대체휴일제’를 만들어 공휴일(명절)이 토요일이나 일요일에 끼이면 그 다음 날에 공휴일로 추가로 한다고 하니 전 국민이 환호하지 싫어하는 이는 없을 것이다. 그러나 그 반대급부는 생각해 보지 않는지, 내년 추석은 연 5일간 휴일이 된다 하니 생각을 더 해봐야 할 것 같다. 아울러 ‘더도 말고 덜도 말고 한가위만 같아라’ 하는 이 풍습이 김해에서 비롯됐다는 것을 새삼 들춰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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