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아이 사회성, 어떻게 키울까?
우리 아이 사회성, 어떻게 키울까?
  • 한상지
  • 승인 2013.09.12 2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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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 상 지 라온언어심리치료센터 원장
 8살 소정이는 가족과 함께하는 시간에는 애교도 많고 발표하듯 앞에 나서 노래도 곧잘 부르며 할 말도 다하는 당찬 여자 아이다. 게다가 학교에선 선생님 말씀도 잘 듣고 공부도 잘해 주위 어른들로부터 칭찬을 많이 받는다.

 그러나 소정이 어머니는 소정이의 사회성이 늘 걱정이다. 이유는 학교생활에 대해 물어보면 친구들의 이야기는 거의 하지 않고 쉬는 시간에 무엇을 하고 놀았는지 물으면 입학 초부터 지금까지 쉬는 시간 내내 책을 읽었다는 한결같은 대답 때문이다. 책을 워낙 좋아하는 아이라 그럴 수도 있다 생각하고 싶지만 매일 쉬는 시간이 시작되면 도서관으로 향하고 끝날 때 쯤 반으로 돌아와 다시 수업을 듣는 소정이의 모습에 어머니는 걱정이 앞서 생일날을 맞이해 반 친구들을 초대하도록 했다. 가끔 아이들이 소정이에게 말도 걸고 놀자고 청하기도 했지만 소정이의 반응은 시큰둥했다. 그날 저녁 소정이와 이야기를 나눈 어머니는 학교에서 그토록 책에 몰두한 이유가 아이들과 어떻게 놀아야 할 지 모르기 때문이었다는 걸 알고 깜짝 놀랐다.

 민범이는 여느 5살짜리처럼 개구쟁이의 모습으로 집에서 마스코트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그런데 어찌된 일인지 친구들 앞에서는 겁을 먹고 주변만 맴도는 모습을 보인다.

 실내 놀이터와 같이 아이들이 붐비는 곳을 가면 아무도 없는 한적한 구석만 골라 놀고, 미끄럼을 타러 가서도 제 차례인데도 다른 아이가 오면 몸을 비켜 뒤로 물러나고 만다. 유치원 버스를 탈 때도 맨날 보는 친구들에게 아는 척을 하면 좋으련만 아예 등을 돌리고 눈도 안마주친다. 그러면서도 유치원에서 돌아오면 "친구들이 자기와 안놀아준다", "친구들과 놀고 싶다"라고 푸념을 늘어놓는다.

 민범이 어머니는 그런 모습이 안쓰럽기도 하지만 또래들이 있는 자리를 마련해줘도 제대로 끼지 못하는 걸 볼 때면 답답하고 속이 터져 자신도 모르게 "놀고 싶다며?! 그러면 친구한테 가야지! 이러고만 있으면 친구가 놀아줘?"라고 소리를 지르며 아이 등을 밀쳐내게 된다.

 요즈음은 자녀가 한둘로 적다보니 과거의 부모들에 비해 자녀의 사회성 문제가 훨씬 크게 다가온다. 부모가 채워줄 수 없는 즐거움과 소속감을 제공해 줄 또래를 갖는 것은 아이들에게는 정말로 중요한 일이다.

 소정이와 민범이처럼 친구를 원하면서도 다가서지 못하고, 또한 그로 인해 스트레스를 받는 아이들 중 상당수는 쉽게 긴장하고 불안을 느끼는 성향을 지녀 낯가림이 많고 수줍음이 많아 또래에게 다가가지 못하는 경우들이다.

 이들은 상황을 긍정적으로 보기보다는 안 되거나 나쁜 경우에 더욱 몰두하고 염려하기 때문에 친구에게 다가가고 싶어도 미리 거절당하면 어떻게 하나, 나쁜 친구이면 어떡하나를 걱정해 아예 포기하거나 피하게 된다. 이런 아이에게 부정적인 말을 하게 되면 아이는 자신의 긍정적인 능력보다 못하는 부분에 초점을 둬 스스로를 `난 친구를 못 사귀는 아이`, `난 친구에게 다가서지 못하는 아이`, `난 친구들이 싫어하는 아이`라고 규정짓게 되고 더 이상 아무 노력도 하지 않게 되므로 주의해야 한다.

 그렇다면 우리 아이에게 또래관계에 대한 관심을 키워주고 싶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아이가 길을 가다 친구를 만났을 때, 언어적으로만 방법을 제시하거나 지시를 내리기보다 부모가 먼저 손을 흔들어 보이면서 모델을 제시하고 아이가 쉽고 편안하게 옆에서 모방할 수 있도록 도와 스스로 친구를 사귈 수 있는 능력이 있음을 경험하도록 한다. 만약 따라 인사하지 못하고 그냥 지나쳤더라도 이를 다그치기보다 친구에 대한 이야기를 나눠 관심을 가지도록 도와주는 것이 좋다.

 소정이처럼 친구와 사귀고 싶지만 어떻게 다가서야 할지를 몰라 도서관이나 어떠한 장소로 피하려 할 때 부모는 아이에게 할 수만 있다면 친구에게 어떻게 하고 싶었는지, 친구가 있다면 같이 하고 싶은 일은 무엇인지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면서 아이의 마음을 살펴주고 친구에 대한 욕구를 잃지 않도록 도움을 주는 것이 필요하다.

 왜냐하면 친구에 대한 관심이 있고, 친구를 얻고 싶은 아이는 부모의 조언을 기꺼이 받아들이고 노력하게 되기 때문이다.

 우리 아이가 사회성이 부족하다면 답답해하고 핀잔주는 것이 아니라 아이가 친구에 대한 욕구를 잃지 않고 친구를 사귈 수 있는 자신의 능력을 믿을 수 있게 돕는 것이 우선시 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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