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반야바라밀다경 600권으로 구성
이 가운데 대반야바라밀다경은 600권 1만 5천28면의 방대한 양으로 이뤄져 있다.
대반야바라밀다심경(약칭 반야심경)은 260자 경판 한 장으로 구성돼 있기도 하다.
반야심경에는 ‘색(色)이 공(空)과 다르지 않고 공이 색과 다르지 않으며 색이 곧 공이요, 공이 곧 색’이란 유명한 구절이 나온다. 증일아함경이란 경판에는 통치자의 10가지 덕목을 언급해 놓았다.
임금이 자리를 오래 보존하려면 먼저 재물에 집착하지 않고, 성내지 않으며, 작은 일로 해치는 마음을 일으키지 말라고 충고하고 있다.
신하가 간하는 말을 받아들일 것, 늘 베푸는 것을 좋아하고 백성과 동락할 것, 도리에 맞게 물질을 취하고 도리 아닌 방법을 쓰지 않을 것 등도 권하고 있다.
장아함경에는 제자와 스승, 아내와 남편, 친척을 대하는 태도 등까지 적었다.
남편은 아내를 예의로서 대접하고 위엄을 지키는 것은 물론 때를 따라 장엄하고 집안일을 맡기는 것이라고 밝혔다.
아내는 남편을 대할 때 먼저 일어나 나중에 앉고 부드러운 말을 쓸 것, 공경하고 순종하며 남편 뜻을 먼저 알아 받드는 것이라 적어 당시 시대상을 보여주고 있다.
친척을 대할 때는 베풀고 착한 말을 쓰며, 이익을 한 가지로 하고 속이지 않는 것이라고 도리를 설명했다.
고려대장경은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동아시아 전역, 중국과 거란ㆍ여진ㆍ일본의 불교 경전까지 두루 모아 정리했기 때문에 더욱 대표성을 인정받고 있다.
이처럼 방대하고 다양한 내용을 어떻게 정리해 인쇄할 수 있는 목판으로 만들었는지에 대해선 현대에 이르기까지 찬사가 이어지고 있다.
세계적인 불교학자 로버트 버스웰 미국 로스앤젤레스 캘리포니아주립대 교수는 최근 서울에서 열린 대장경축전 국제학술심포지엄에서 고려대장경 제작 총 책임자인 수기(守其) 대사를 ‘근대 문헌비평의 아버지’로 불리는 에라스뮈스(1466∼1536)보다 200년 앞선 탁월한 문헌학자라고 극찬했다.
수기 대사가 남겨놓은 ‘고려국신조대장교정별록(高麗國新雕大藏校正別錄)’에는 그가 이끌던 교감단이 수천 개 경전의 다양한 판본들을 어떻게 수집, 교감해 결과물을 낼 수 있었는지에 대한 전 과정과 대장경 편집에서 어떠한 작업들을 수행했는지 등이 상세하게 적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