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주를 밝히는 시 / 유실물을 찾습니다
한 주를 밝히는 시 / 유실물을 찾습니다
  • 이말라
  • 승인 2013.08.25 22:2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유실물을 찾습니다
 
- 이말라(1950~) - 

  내 이름 하나로 살았던 유년을 지나

  새 이름 달고서 낯선 시간을 견뎠지

  그 이름 벼슬인 듯싶게

  때 묻히지 않고자 했네

  누구의 무엇무엇

  아무개의 그 무엇

  내 이름 석 자보다 더 나였던 명칭들

  되찾아 곁에 두고 싶다 내 이름 하나로 살고 싶다

  나 아니면 거들떠보지 않을 추억 속에

  내가 웃고 있다 내가 울고 있다

  그 어느 울림도 되지 못한

  세월이 거기 있다

  내가 그린 그림들 원처럼 완벽한가

  불가피한 여정 속 잃어버린 푸른 어제

  실명失名의 강을 거슬러

  물빛 기억 찾고 싶다

 <약력>
부산 출생
1984년 현대시조 지상백일장 장원
1988년 시조문학 천료
2007년 제24회 성파시조문학상 수상
시조집 : 그리움이 낯설다. 외 2권
부산 연제문화원 예술인협의회 사무국장

 여자는 남자와 달리 시집을 가게 나면 자기의 이름을 불러주는 일이 시간이 갈수록 적어진다. 이름 대신 부여된 다른 호칭에 맞추어 자신의 주관적 삶보다 호칭에 맞는 희생적이고 헌신적인 삶을 살게 된다.
 새댁, 새 아가, 누구 엄마, 누구 며느리, 무슨 댁 등 여러 가지 호칭이 자기의 이름을 대신하게 된다.
 시인은 시집을 간 뒤 새로 얻게 된 호칭들을 벼슬처럼 생각하며 열심히 살다가 문득 자신을 돌아보는 시간과 만난다.
 나란 실체의 주인이 누구일까? 란 물음 앞에 다른 호칭으로 살았던 삶을 자각하는 시인은 자신의 이름을 찾아 자기답게 살고 싶다는 바람을 말하고 있다. 그리고 자신의 이름을 잊고 사는 다른 여성들에게도 자신의 이름으로 자기답게 살라는 메시지를 던져주고 있다.
 여성들의 삶은 남자들과 달리 이타적이다.

한평생 남편과 자식 그리고 주변을 위해 자신을 버리고 살아야 하는 삶은 희생과 헌신이다. 그러한 아내와 엄마를 위해 따뜻한 손으로 등을 토닥여 줄 일이다. 진정으로 고마운 마음을 가져야 할 일이다.
 불가피한 여정 속 잃어버린 푸른 어제
 실명失名의 강을 거슬러
 물빛 기억 찾고 싶다
 모든 여성이 하고 싶은 말을 대신한 것 같아
 이 구절이 오랫동안 마음을 붙잡는다. <천성수 시조시인>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