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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주를 밝히는 시/ 밤과 외로움
한 주를 밝히는 시/ 밤과 외로움
  • 우아지
  • 승인 2013.08.11 21:2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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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과 외로움
 - 우아지 (1959~) -

     기다릴 게

     아무 것도

     딱히 없는 그믐날 밤

     잠 설치고

     우두커니

     밖을 보는 흔들의자

     저 남자

     오래된 등짝

     그늘이 피고 있다.

 약력
 경남 함양 출생
 1993년 <현대시조> 신인상
 2008년 <문학도시> 수필 신인상
 시조집 : ‘히포크라테스 선서’ ‘꿈꾸는 유목민’ ‘염낭거미’
 제12회 실상문학상 수상
 2012년 현대시조 좋은작품상 수상

 남자들은 가장이라는 책임 때문에 식구들을 먹여 살리기 위해 정신없이 젊은 날을 보내기 마련이다. 그러다가 문득 돌아보면 흘러간 시간이 보이고 주름 잡힌 자신을 보면서 허전한 기분에 젖게 된다.

 산다는 건 그런 것이거니 하지만 그래도 쓸쓸하고 허망한 것은 어쩔 수 없다.

 누구에게도 말할 수 없는 혼자만의 내밀한 허허로움.

 이런 허허로움 때문에 가장들은 식구들이 잠든 밤 혼자 일어나 그늘진 등을 보이며 앉아 있기도 한다.

 아내들 역시 마찬가지일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이 시인은 남편의 오래된 등짝에 지고 있는 그늘을 자신에 경험에 비추어 읽고 있다.

 중년일 듯한 한 가장의 그늘진 뒷모습을 읽고 있는 아내의 눈길이 은근하고 따뜻하다.

 중년은 외롭고 쓸쓸한 때다. 서로들 등에 지고 있는 그늘을 보면서 너그럽게 토닥이며 살아갈 일이라 싶다. <천성수 시조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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