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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ㆍ중외교 산실, 우포늪과 따오기
한ㆍ중외교 산실, 우포늪과 따오기
  • 박재근 기자
  • 승인 2013.06.30 22:2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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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 재 근 본사 전무이사
 경남도와 창녕군이 한중 친선교류의 산파(産婆)이자 한중 ‘따오기 보호협력’의 산실로 새삼 주목받고 있다. 그 따오기가 1억 4천만 년 역사와 태고의 신비를 간직한 우포늪에 안겨 새 생명의 둥지를 튼지 5년, 복원을 위한 양국 간 협력은 한중외교의 또 다른 장을 열게 됐다. 이를 위해 박근혜 대통령과 시진핑 주석 등 한중 양국 정상은 지난달 27일 정상회담에서 ‘한중 따오기 보호ㆍ협력에 관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고 한국 측에 따오기 2마리(수컷)를 기증하고, 멸종위기종 복원을 위한 양국 간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경남도는 이를 계기로 2018년까지 따오기 개체수를 100마리 이상으로 늘린 후 자연 방사를 시작한다는 방침이다. 우포늪 하늘을 누비는 따오기는 자연과 인간의 공존을 통한 생태계보전의 상징이 될 것이다. 또 한중외교의 또 다른 현장으로 자리 잡게 될 것이다.

 따오기가 한중 친선 사절단으로서 ‘귀하신 몸’이 되기까지는 5년 전 MB정부로 역사가 거슬러 올라가야 한다. MB정부는 후진타오 당시 중국 국가주석과 한중 정상 간 협의를 거쳐 2008년 1월 중국에서 따오기 한 쌍을 기증받아 국내로 반입한 것이 계기가 됐다.

 이를 계기로 국내에서는 국가 프로젝트로 환경부와 경남도ㆍ창녕군이 유일하게 따오기 복원사업을 진행 중에 있다. 창녕군 유어면 세진리 ‘우포따오기복원센터’가 바로 그 산실이며 이번에 기증받은 수컷 2마리는 우포따오기복원센터로 오는 10월 17일 장가를 온다.

 복원센터에서는 그동안 따오기 한 쌍으로 복원 사업을 진행해 현재는 개체수를 27마리로 늘렸다. 하지만, 근친교배에 따른 ‘열성 유전자 종’을 극복해야 하는 숙제를 안게 됐다.

 그 고민을 박 대통령이 이번 방중을 통해 해결해준 셈이다. 경남도와 복원센터 측은 “따오기 수컷 2마리를 추가로 기증받게 돼 다양한 유전자 확보는 물론, 암수 성비까지 맞출 수 있게 됐다”며 크게 반색하는 분위기다.

 현재 창녕 따오기복원센터에는 수컷 4마리, 암컷 15마리 등 어미 19마리와 아직 성 감별이 되지 않은 새끼 8마리 등 27마리의 따오기가 있다. 센터는 중국에서 수컷 2마리가 새로 들어오면 암컷과 합사시킬 계획이다. 이를 통해 센터는 2018년까지 따오기 개체수를 100마리 이상으로 늘리고, 이때부터 자연 방사도 시작할 방침이다.

 센터는 자연 상태에서 날아다니며 먹이를 잡는 것을 익힐 수 있도록 할 공간인 야생적응 케이지도 만들고 있다. 따오기는 판다처럼 소중히 여기는 중국의 국조(國鳥)다. 중국 정부의 승인을 받아야 국내 반입이 가능하다. 현재 따오기는 국내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도 멸종위기 1급 보호조류로 지정될 만큼 보존이 시급한 실정이다.

 따오기는 1968년 천연기념물 제198호로 지정됐으나, 1979년 1월 판문점 비무장지대에서 확인된 것이 마지막으로, 국내에서는 34년째 관찰기록이 없다.

 경남도와 창녕군이 2018년까지 따오기 개체수를 100마리 이상으로 늘려 방사할 예정인 우포늪은 담수면적만 231㏊, 생태경관 보전지역은 854㏊에 달하고 살아 숨 쉬는 생태계의 보고다. 가시연과 자운영, 물 닭과 고방오리 날아다니는 것보다는 뛰어다니기를 좋아한다는 뜸부기 등 350여 종의 희귀한 동식물들이 보금자리를 틀고 있다.

 하늘의 팬텀기로 불리는 쇠 제비가 있고 밤의 황제로 불리는 수리부엉이, 겨울 진객 고니도 활개 친다. 여름밤이면 수많은 반딧불이가 우포늪을 환하게 밝히며 날아다녀 장관 그 자체다. 큰 기러기와 수천, 수만의 가창오리 군무(群舞) 또한 마찬가지다.

 우포늪은 희귀동식물의 생명한계선이자 먹이사슬의 마지막 보루다. 또 인간과 자연이 공존할 수 있는 마지막 보루다. 그 우포늪에 안긴 따오기가 한중외교의 중심에 섰고 중국 외교의 전통적인 상징으로 여겨져 온 ‘판다외교’의 새로운 버전으로 따오기가 자리했다. ‘보일 듯이 보일 듯이 보이지 않는 따옥따옥 따옥 소리 처량한 소리…’라는 동요로도 유명한 따오기가 우포늪의 또 다른 상징으로 우뚝 설 그날을 기대한다.

 이를 계기로 우포늪과 함께하는 따오기를 경남의 도조(道鳥)로 지정하는 것도 검토해볼 사안이다. 잃어버린 생태IMF를 되찾은 경남의, 대한민국의 대표 브랜드를 위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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