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28 06:34 (일)
특전사 노병은 살아 있다
특전사 노병은 살아 있다
  • 형남현 기자
  • 승인 2013.05.30 21:5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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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형남현 사회부 부장(거창 주재)
 전쟁이 일어나면 후방지역에 침투하는 북한군 특수 부대를 기동 타격하고 수색 및 매복, 탐색해 적을 격멸시키고, 국가의 중요시설 및 병참선을 방호하고 저격수 임무수행 등 기타 부여된 임무수행을 하고 평상시에는 재난이 발생하면 구조 및 구호활동 실종자 수색 및 수중 정화활동 등을 수행하는 것이 대한민국 특전예비군 창설 목적이다.

 거창 특전예비군은 지난해에 이어 지난 11일과 12일 제11공수특전여단에서 1년에 1박 2일 의무적으로 받아야 하는 특전예비군 입영 훈련을 받았다.

 올해 입영훈련에 거창특전예비군 중대원은 13명 중 12명이 참가했다. 참석률이 높았다. 이유는 제8962부대 6대대 김지영 대대장과 김지호 작전과장의 노력. 이들은 입영 전 특전 중대원들을 직접 만나 훈련 참석에 대해 상의하고 문자 메시지도 몇 차례 보내왔다.

 이에 보답이라도 하듯 이번 훈련에서 거창 특전예비군 중대원 한 사람이 제39사단 사단장 표창장을 받았다.

 특전예비군과 같이 현역 후배들의 전투력 또한 대단했다. 특히 훈련을 총 책임지고 지휘하는 제11공수 특전여단 63대대 김종묵 대대장의 암반 타기 등반과 패스트로프 직접 시범은 지휘관의 참모습을 보여줬다.

 그러나 지난해 눈길을 끌었던 남해 정동영 특전예비군이 보이지 않았다. 그는 반신 마비 장애를 앓고 있다. 물론 훈련을 할 수는 없었다. 그저 견학이었다. 하지만 그가 동지와 함께 나누려던 뜻은 그대로 전달됐다. 그런 그가 없었다. 혹여 자신이 부대원과 특전예비군에 피해를 준다고 생각한 탓이다.

 며칠이 지나 마침 그에게서 전화 한 통이 걸려왔다. 그는 재활치료를 열심히 받아 입영훈련에 당당히 참석하겠다고 했다. 가슴이 뭉클했다.

 이 같은 감동도 잠시, 최근 어느 일간지 신문 기사가 눈에 띄었다. ‘병역 특혜 대물림’.

 기사는 박근혜 정부의 장ㆍ차관 등 1급 이상 고위공무원과 국회의원, 군 장성 등 주도층의 2세 63명에 대해 근무지를 추적한 결과 위험지로 분류되는 강원도 지역 군부대 복무자는 10%인 6명에 불과하고 나머지 19명은 충청(10명, 15%), 영남권(6명, 10%) 등 후방에 흩어져 있으며, 일부는 군대 생활과 동떨어진 대학원과 여자고등학교에서 업무를 지원하거나 군 외부 숙소에서 관리병으로 일하고 있다는 내용이었다.

 기사를 읽는 순간 갑자기 정동영 특전 예비군의 각오에 찬 목소리와 고된 천 리 행군, 생명을 담보로 하는 낙하산 강하 훈련 등 힘든 훈련을 하는 현역 특전사 후배들의 모습이 뇌리를 스쳤다.

 그도 그럴 것이 특전예비군들은 전역 후 이미 예비군으로 의무 기간을 다한 인원들로 전쟁이 일어나도 징집 대상이 아니기 때문이다.

 외국 지도층은 우리나라 지도층과는 너무나 대조적이다. 올해 초 영국 왕실의 해리 윈저 왕자는 넉 달간 아프가니스탄 파병 임무를 마치고 영국으로 귀국했다. 또 미국의 존 케리 국무장관은 베트남전에 참전했고, 그의 아버지는 2차 대전에 참전했다. 조지 H W 부시 전 대통령은 최연소 조종사로 2차 대전에 참전했다가 격추당해 미군 잠수함에 구조되기도 했다. 아들인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도 전투기 조종사로 복무했다.

 미국과 영국은 모병제 국가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모병제가 아니고 징병제다. 대한민국의 건강한 남성이라면 누구나 국방의 의무를 져야 한다고 법으로 규정해 놓고 있다.

 자기 자식 귀하지 않은 사람은 이 세상에 아무도 없다. 내 자식이 귀하면 남의 자식도 귀하다는 간단한 이치를 모르는 것은 아닐 터.

 이럴 때면 더욱 거창 특전중대원들의 나라 사랑에 감사의 말을 전하고 싶다.

 그리고 예비군 노병들의 건승과 남해의 정동영 특전예비군의 빠른 재활을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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