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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요 있는 한 짝퉁 소비 안 줄어
수요 있는 한 짝퉁 소비 안 줄어
  • 신영희
  • 승인 2013.05.30 21:5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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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영희 (사)한국소비생활연구원 부산지부 지부장
 최근의 위조상품은 정품과 구별을 할 수 없을 정도로 똑같고 정교하게 제작돼 전문가들도 이를 식별해내기가 쉽지 않다고 한다. 위조상품의 종류도 우리가 흔히 길거리에서 볼 수 있는 가방은 물론이고 의류ㆍ벨트ㆍ액세서리ㆍ휴대폰케이스 등 일상 생활용품 외에 식품류ㆍ의약품류까지 다양하다.

 대중교통을 이용할 때면 여성들의 가방이나 옷을 유심히 보게 되는데 많은 여성들이 명품 혹은 명품을 위장한 소위 짝퉁 가방ㆍ옷을 착용하고 다니는 것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그만큼 많은 사람들이 명품 스타일을 추구하고 있으며, 그러다보니 남들이 하니까 나도 하지 않으면 안 될 것 같이 느끼게 되고, 능력이 되지 않는 경우 남들에게 보여주기 위해서라도 위조상품을 구매하게 되는 것이다.

 이렇다보니 일부 소비자들은 2ㆍ3개월 월급을 모아 400만 원이 넘는 유명 명품가방을 구매하거나 명품 구매를 위해 대출을 받는가 하면, 심지어 외국에 명품 위조상품을 구매하기 위해 여행을 가는 지경에까지 이르렀다. 일부 소비자 사이에서는 “어느 나라의 위조상품이 정품과 같다, 어디에 가면 정말 정품과 똑같은 가품을 판매한다” 등의 정보를 서로 공유하고, 심지어는 계를 모아서 외국으로 짝퉁을 구매하러 가는 경우도 있다고 하니 정말 심각한 실정이다.

 그렇다고 해서 국내 제품의 품질이 떨어지는 것이 결코 아니다. 요즈음 한국에서 생산되고 있는 제품들은 명품이라고 해도 무방할 정도로 품질과 디자인이 우수하다. 외국 사람들도 이점을 알고 ‘메이드 인 코리아(Made in Korea)’ 제품을 인정하고 있으며 또한 얼마나 좋아 하는지 모른다. 일본인 관광객들은 한국 물건이 품질이 좋고 가격도 저렴하다며 많은 물량을 구매해 간다고 한다. 하지만 정작 한국 사람들은 이를 잘 모르고 있는 듯하다.

 그렇다면 과연 해외 유명 명품을 고집하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것은 바로 남에게 보여주기 위한 과시욕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명품을 구매하지 못하니까 짝퉁이라도 구매를 해서 기 죽지 않겠다는 그릇된 소비인식으로 인해 짝퉁의 판매가 계속 늘어나고, 불법 생산을 하는 곳도 덩달아 늘고 있는 것이다. 명품이라 불리는 사치품만 찾다 보니 위조상품들이 판을 치고 상거래 질서가 무너지는 것이 아닌가.

 최근에 짝퉁을 몰래 수입해 오다 세관에 적발되는 경우가 늘고 있다는 뉴스를 본적이 있다. 뉴스를 통해 세관에 적발된 짝퉁 물품들이 소각돼 대량으로 폐기되는 모습을 보며 많이 씁쓸했다. 이처럼 한줌의 재로 사라져버리는 돈이 상상을 초월한다고 하니 위조상품으로 인한 국가적 손해가 얼마인지 가히 짐작이 간다. 이제는 국민들이 생각을 바꿔 우리나라 정품에 자부심을 가지고 애용해 줬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유통업자들도 손쉬운 돈벌이 유혹에 넘어가지 말고 짝퉁을 만들거나 판매하는 행위가 범죄행위라는 사실을 명확히 인식해 위조상품 유통근절을 위한 노력에 동참해야 할 것이다. 우리 모두가 조금만 생각을 바꾸면 필요 없는 낭비도 줄이고, 국가 브랜드 가치도 높임으로써 국가적으로도 많은 도움이 되리라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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