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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위조 부품, 원전 안전 어떻게 믿나
또 위조 부품, 원전 안전 어떻게 믿나
  • 연합뉴스
  • 승인 2013.05.28 2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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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고리 원전 1ㆍ2ㆍ3ㆍ4호기와 신월성 1ㆍ2호기 원자로에 시험성적서가 위조된 부품이 사용된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 6개 원자로에 설치된 위조 부품은 제어케이블로 원전 사고가 발생하면 원자로의 냉각 등 안전계통에 동작 신호를 보내는 안전 설비이다. 원전 안전과 직결되는 중요 부품까지 위조 제품이 사용됐다니 충격적이다. 게다가 신고리 1, 2호기와 신월성 1ㆍ2호기에 들어간 부품의 시험그래프와 시험결과도 조작된 사실이 밝혀졌다. 심지어 현재 건설 중인 신고리 3ㆍ4호기에도 시험성적서의 일부가 위조된 부품이 사용된 것으로 확인됐다. 현재 가동 중이거나 정비 중인 원자로는 물론 건설 중인 원자로에까지 위조 부품이 사용됐다니 가히 우리 원전의 안전시스템 전반에 구멍이 뚫렸다고 할 만 하다. 도대체 원전 비리의 끝은 어디까지 일지 불안하고 걱정스럽다.

 원전의 위조부품 문제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해에도 영광 5ㆍ6호기에 12개 품목 총 694개 부품의 시험성적서가 위조된 것으로 드러나 원전 가동이 한동안 중단됐었다. 또 고리 2호기와 영광 1~4호기에 납품된 180개 품목 1천555개 부품의 시험성적서도 위조된 것으로 추가 확인됐다. 최근 10년간 위조된 품질검증서나 시험성적서를 이용해 납품된 원전 부품은 561개 품목 1만 3천794개에 달한다는 조사결과도 나왔다. 이렇게 위조 부품 문제가 진작 드러났으면 다른 원전엔 문제가 없는지 미리 미리 조사를 했어야 한다. 비슷한 납품 비리가 암처럼 퍼질 것이란 전문가의 사전 경고도 있었다. 그런데도 문제를 근절하기는 커녕 안전과 직결되는 중요 부품에까지 위조 제품이 사용됐다니 어이가 없다. 심지어 새로 건설 중인 신고리 3ㆍ4호기에까지 위조 부품이 사용됐다니 소 잃고도 외양간을 안고치고 오히려 더 망가뜨린 격이다.

 이번 사태는 우리 당국이 원전을 정말로 안전하게 관리할 능력이 있는지에 대한 근본적 의문을 던지고 있다. 일본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원자력발전에 대한 신뢰도는 전세계적으로 흔들리는 상황이다. 원전의 100% 안전보장은 더욱 강조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난해와 올해 우리나라 전체의 절반이 넘는 원전에서 위조 부품이 발견됐다면 보통 심각한 문제가 아니다. 안전과 직결된 부품까지 위조품이라면 더욱 그렇다. 이제라도 다른 원전들까지 전수 조사를 벌여 위조 부품 사용 여부를 철저하게 검증해야 한다. 여기에 고질적인 납품비리를 뿌리뽑을 획기적인 대책이 마련되지 않는다면 원전의 안전을 장담하긴 어렵다. 비리 관련자와 책임자 의 일벌백계를 포함한 원전 비리 근절대책을 하루 속히 내놓아야 한다. 당국은 더 이상 원전 안전에 별 문제가 없다고 말로만 되뇔게 아니라 국민이 믿을 수 있는 획기적인 안전대책을 마련해 실행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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