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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일 마스크 속 울고 있는 감정노동자
스마일 마스크 속 울고 있는 감정노동자
  • 신은희
  • 승인 2013.05.08 21:5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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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은희 경영학박사ㆍ인경연구소장
 “내가 웃어도 웃는 게 아니야!”, “웃고 있지만 울고 있다” 라는 말이 있다.

 겉으로 표현하는 감정이 실제 속마음과 다른 경우 하소연처럼 내뱉는 말이다. 최근 모 대기업 임원이 항공사 여승무원을 기내에서 폭행한 사건을 계기로 사회적으로 큰 이슈가 되고 있기도 한 감정노동 종사자들이 겪는 가장 큰 직무 스트레스를 표현한 말이기도 하다.

 이러한 감정노동자들의 직무 스트레스는 의욕상실, 우울증 등 정신적 건강에 위험 요소로 발전하기 쉽고, 장기적으로 이러한 상황이 지속되면 식욕부진ㆍ소화불량ㆍ두통 등 신체적 건강을 해치게 된다. 더 나아가서는 개인이 맡은 역할수행을 잘 할 수 있다는 자기효능감마저 떨어뜨리게 돼 업무능력 감소라는 결과를 가져오게 되며 이는 곧 이직의도로 이어져 사회적 건강까지 위협하게 되는 것이다.

 감정노동이란 고객을 대할 때 얼굴표정과 목소리ㆍ자세나 동작 등의 신체표출을 하기 위해 자신의 감정을 관리할 때 받게 되는 스트레스이며, 감정표현을 수정하기 위해서 강화하거나 위장, 혹은 억제하게 돼 정신적 고통을 겪게 된다.

 이렇듯 감정노동은 고객과 직접 대면하거나 목소리로 업무를 수행하는 서비스 접점 업무 종사자들에게는 그들의 핵심 업무 외에 반드시 겪어야만 하는 부가적이고, 필수적인 업무 요소가 될 수밖에 없다.

 필자는 의료기관에서 오랜 기간 근무하면서 의료서비스를 제공하는 현장실무 수행도중 환자나 보호자들을 좀 더 만족시키기 위해 고객서비스의 다양한 측면에서 노력을 기울였었다. 그 업무 중의 하나가 ‘불만고객’을 응대해 서비스 회복을 위한 업무와, 직원들에 대한 서비스 교육을 담당했었다. 그런데 교육을 할 때마다 항상 고민하게 되는 것은 ‘직원들의 불만은 누가, 어떻게 처리해주고, 언제까지 이들에게 친절을 강조하며 희생을 요구해야만 할까?’ 였다. 왜냐하면 필자 자신도 그러한 감정노동을 해오는 동안 그것이 얼마나 에너지를 소진시키고 자아존중감을 저하시키는지를 겪어서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서비스 제공자에 대한 고객의 눈높이는 자꾸만 높아져 가고, 기업은 그 눈높이를 맞추기 위해 한 발 더 앞서나가는 노력으로 생존과 성장을 이루려 한다. 하지만, 기업의 이러한 약점을 이용하려는 불량고객들도 갈수록 더 늘어나는 추세이다. 이는 기업이 서비스 제공시의 문제점을 개선하고, 이용자의 불편을 최소화하려는 노력에 별 도움이 되지 않고, 오히려 기업의 생산성을 떨어뜨리게 될 뿐만 아니라, 동시에 이용하고 있는 다른 고객에게도 피해를 주게 될 가능성이 높다.

 그러므로 이제 더 이상 이대로는 안 되겠다. 감정노동자들이 셀프 힐링 하도록 모른 척 내버려 두거나 인내만을 강요해서는 더 더욱 안 된다.

 사회는 사회구성원들이 서비스 이용자의 입장에서 적어도 불량고객은 되지 않으며, 고객의식을 높이도록 스스로 분위기 조성과 문화가 형성되고, 습득돼야 하며, 상황에 맞지 않는 과도한 서비스 요구에서 비롯되는 폭언ㆍ폭행 등의 사건발생 시에는 서비스 이용자에게도 그 책임을 묻도록 법적ㆍ제도적 장치를 확실하게 마련하고 시행해야 할 때다.

 또한 기업에서는 외부고객만족에만 초점을 맞출 것이 아니라, 기업의 가장 소중한 자산인 내부고객, 즉 업무종사자들을 먼저 만족시켜야 한다. 그들의 상처를 어루만져주고, 편안하고 즐거운 마음으로 일할 수 있도록 배려하고 존중해줘야 한다. 그래야만 효율적으로 지속가능한 성장과 발전이 이뤄져 기업이 존재하는 참된 가치가 실현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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