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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승의 날을 맞이하여
스승의 날을 맞이하여
  • 박중식
  • 승인 2013.05.07 21:3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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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중식 김해외고 교장
 5월 15일은 스승의 날이다. 교육을 중요하게 생각하고 스승을 존경하는 풍토를 만들기 위해 제정된 날이다. 필자(筆者)는 1972년 20대 초반의 적은 나이에 교사가 됐다. 젊은 나이였던지라 교사가 돼 처음으로 스승의 날을 맞이했던 날 너무나 쑥스러워서 운동장의 행사장에 나가지 못했던 기억이 지금도 생생하다. 당시는 ‘할 일 없으면 선생 한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교사의 월급이 적었기에, 사명감이 없으면 교사 생활을 할 수 없던 시기였다. 그러나 선생님에 대한 예우는 정말 깍듯했으며, 학생들에게 교사는 부모님 이상이며, 구세주와 같은 존재였다.

 역사적으로 보면 동서양을 막론하고 수많은 나라가 세워졌다가 자취도 없이 사라졌는데 그 이유는 교육이 부족했기 때문이라 생각한다. 우리나라는 역사적으로 교육을 중시해 왔으며 위대한 스승이 많았다. 신라에는 세속오계의 윤리를 역설한 원광법사, 고려시대에 왕족으로 승려가 된 대각국사, 조선시대에 도산서원을 세워 영재를 양성한 퇴계와 구국제민(救國濟民)의 경륜을 펼친 율곡 이이가 있었다. 대한제국 말기에 무실역행(務實力行)을 주장하고 민족혼(民族魂)을 일깨운 도산 안창호 선생님이 있었다. 오늘도 선생님들은 페스탈로찌나 소크라테스와 같은 위대한 스승이 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우리나라가 최근에 전쟁의 폐허 속에서 근대화된 독립국가로 우뚝 서게 된 것은 교육과 선생님의 덕택이라고 생각한다.

 오늘날 교실붕괴와 학교폭력을 바라보면서 안타까운 심정을 금할 길이 없다. 극소수의 일부 학생들이 문제를 일으키지만 약육강식의 폭력이 학생들 세계를 지배하면서 고의적으로 학교 규칙을 어기는 행동을 저지르니 감당하기 어렵고 그 해악(害惡)은 많다. 최근에 처음 교사 발령을 받은 선생님들은 적어도 10번은 울어야 학교생활에 적응한다고 하니 교사 생활이 얼마나 어려운지 짐작이 갈 것이다. 교권이 추락(墜落)한 만큼 학교 폭력의 경우도 심각해지고 있는 것 같다. 폭력을 예방하고 근절함으로 교육현장이 건전해지고 교권이 바로 설 수 있을 것이다. 사제간에 근본 윤리는 상경하애(上敬下愛)이며 군사부일체(君師父一體)라는 말에서 보듯이 스승을 존경하는 가운데서 교사와 학생이 서로 발전하는 교학상장(敎學相長)이 이뤄질 수 있다. 교권의 추락은 결과로 국가의 위기로 연결될 수 있다는 생각을 할 때가 가끔 있다.

 스승의 날을 맞이해 ‘스승의 날’에 대해 그 의미를 다시 한 번 더 생각해 보자. 그리고 학문의 즐거움을 깨우쳐 주시고, 바른 길로 인도해 주시는 선생님의 은덕을 생각해 보자. 평생 잊지 못할 선생님을 생각하면서 행복한 순간을 갖게 될 것이다.

 필자는 오늘도 교사로 살아온 것을 행복하게 생각한다. 그리고 스승의 날을 맞이해 매년 하는 일이지만 또 다시 ‘무명교사 예찬’과 ‘어느 무명교사의 기도’를 읽으면서 더 좋은 선생님이 되려고 마음의 다짐을 하며 어제 있었던 일을 돌이켜본다.

 교사와 학생으로 만난 것이 깊은 인연인 줄도 모르고 무심히 지나칩니다.

 사람되라고 훈계한다는 것이 마음의 상처를 주지 않았는지 걱정이 됩니다.

 학생 개개인의 사정을 잘 알지도 못하고 생각 없이 말할 때가 많습니다.

 그냥 넘어가도 될 일을 원칙이 무너진다고 처벌을 고집합니다.

 편애하지 않아야 한다는 생각에 다정하게 이야기 하지도 못했습니다.

 오늘은 이렇게 반성하지만 내일은 또 일상으로 되돌아 갈 수밖에 없음을 이해하기 바라면서 오늘은 말하고 싶다.

 “ 학생 여러분! 사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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